CAFE

[흥미돋]콜롬비아에는 왜 이렇게 무장 게릴라가 많을까? (하)

작성자흥미돋는글|작성시간24.08.13|조회수1,068 목록 댓글 1

출처: https://www.fmkorea.com/6380637461

 

 

이전편

콜롬비아에는 왜 이렇게 무장 게릴라가 많을까? (상)

 



 

 콜롬비아 내에서 정치 폭력의 시대(La Violencia)가 계속 이어지면서 인명피해가 이어지자, 자유당과 보수당은 슬슬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화해의 제스쳐를 취하더니 결국 1958년에 정식 협약을 체결하면서 국민전선(Frente Nacional)이라는 동맹을 맺었다. 

 

 조약의 핵심은 이거였다. 자유당과 보수당 간 서로 폭력을 사용하는 걸 멈추고, 나머지 정치 세력을 배제한 채 둘이서만 권력을 평화적인 방법으로 번갈아가면서 독점하자는 내용이었다. 이로써 콜롬비아 내부의 당쟁은 멈추었지만, 당연히 다른 정치적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이 조약의 내용은 새로운 형태의 반체제 폭력을 일으켰다.

 

 결국 다른 정치적 뜻을 가지고 있던 세력들은 이제 더 이상 정부의 강압적인 태도를 지켜보지만 않았다. 그들은 총을 비롯한 화기들로 무장한 채로 무장혁명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콜롬비아 무장 게릴라의 탄생이었다.

 



 사회주의 사상을 기반으로 활동한 한때 콜롬비아 최대 게릴라 세력 FARC(콜롬비아 혁명군)는 시골 지역에서 주로 활약했고

 



 현재 콜롬비아 최대 게릴라 세력 ELN(민족해방군)은 사회개혁의 뜻이 있었던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뭉쳤으며

 

 



 1970년 부정선거를 비판하기 위해 만들었고, 나르코스에서 대표적 게릴라로 얼굴을 비춘 M-19까지 크고 작은 게릴라 집단이 일어났다. (현 콜롬비아 대통령인 구스타보 페트로도 M-19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그러나 초기 게릴라 세력들은 자본이 풍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에 크게 타격을 주는 수준은 아니었다. 그렇게 쉽게 진압되나 싶었던 게릴라에 활기를 불어 넣어준 인물은 바로 그 유명한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였다. 물론 처음에 에스코바르는 마약 사업을 확장하고 정계에 진출하기 위해 게릴라를 때려잡기도 했었으나, 흑화한 뒤로는 게릴라에게 무기와 자본을 지원하여 콜롬비아 정부를 향한 테러를 하도록 자신의 칼처럼 사용했다. 이렇게 생존한 게릴라들은 파블로 에스코바르 사후에도 마약 카르텔과 협업하여 계속 무장활동을 이어갔다.

 

 



2000년대가 들어서도 이 내전은 끝이 나지 않았다. 심지어 2001년 9.11 테러 이후에 미국이 '마약과 테러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면서 콜롬비아의 군사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플랜 콜롬비아"를 실행했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 오히려 이 내전에 게릴라 또는 마약 카르텔의 테러에 희생자들의 가족들이 민병대를 조직하여 참전하면서 콜롬비아의 내전은 끝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2016년 이 오랜 내전을 끝내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수십 년이 걸친 내전에 콜롬비아 시민들도, 정부도, 2012년 9월 한때 국방부 장관 시절 게릴라 탄압을 앞장섰던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은 당시 최대 게릴라였던 FARC와 길고 긴 평화 협상을 시작했다. 결국 이 협상은 2016년 8월 24일 쿠바 아바나에서 합의에 이르게 되었다. 그리고 이어서 9월 26일 콜롬비아의 까르따헤나에서 중남미 12개국 정상과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산토스 대통령과 FARC의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가 내전에 사용된 총알 탄피를 녹여 만든 펜을 들고 협정문에 서명하며 이 내전에 끝이 오는 듯 했다. 

 

 



 

 그러나 예상 외의 암초를 만나게 되었다. 그해 11월에 열린 국민 투표에서 최종 협의안이 부결된 것이다. 국민투표는 ‘분쟁을 끝내고 안정적이고 지속하는 평화를 건설하기 위한 최종 합의안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찬반투표였다. 국민투표에 참가한 1306만6047명의 콜롬비아 국민 중 637만7487명(49.79%)이 ‘예’라고 대답했고 643만1376명(50.21%)은 ‘아니오’로 대답하며 간발의 차로 부결되었다. 하지만 전체 유권자 3489만9945명 중 37.44%만이 투표에 나섰던 것을 고려했을 때 생각보다 평화 협정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국민들도 평화를 원하긴 했지만, 평화 조약이 너무 게릴라 친화적이라는게 문제가 되었다. 그동안 민병대를 비롯해서 게릴라 군의 테러로 가족들이 목숨을 잃은 국민들이 많은데, FARC 인원들에 대한 사면 조항이 심기를 거스른 것이다. 

 

 하지만 산토스 대통령은 평화를 위한 협상을 멈추지 않았다. 국민들의 싸늘한 반응을 고려해서 평화 협정 수정안을 만들어 2016년 11월 12일 협정문을 수정했고, 11월 24일 양측 대표가 수정안에 서명했다. 상원에서도 총 102명중 찬성 75명, 반대 0명으로 통과했고, 하원에서도 총 166명 중 찬성 130표, 반대 0표로 통과되어 비준 절차를 마쳤다. 이렇게 1948년부터 2016년까지 약 45만 명, 1964년으로 기준을 좁혀도 무려 25만 명의 사망자를 만들고, 인구의 약 15%에 해당하는 700만 명에 가까운 주민들이 전쟁을 피해 고향 땅을 등진 국내 난민(IDP) 신세를 만든 내전의 종식이었다. 

 

 

 

 아직도 완전한 평화는 오지 않았다. FARC 대원들 중 7,000명이 넘는 인원은 무장을 해제하고, 시민으로 돌아가거나 평화 협정으로 마련된 고정 의석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쪽으로 노선을 바꾸었다. 그러나 평화 협정 당시에도 이를 거부한 1,200명의 인원들은 여전히 밀림 속에 남아 무장 투쟁을 계속 진행하였으며, FARC가 거의 해체하고 나서 최대 게릴라 단체가 된 ELN도 여전히 건재했다. 그래서 산토스 대통령 이후 정권을 잡은 이반 두께 대통령은 다시 게릴라에 대한 강경대응을 하며 평화가 깨지는 듯 했다.

 

 

 

 하지만 과거 게릴라 집단인 M-19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는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이 2022년에 정권을 잡은 뒤에는 다시 게릴라들과 평화 협정을 하는 노선을 택하며 내전의 완전한 종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권을 잡은 페트로는 FARC 잔당들과 평화 협상을 시작했고, 올해 6월에는 ELN과 6개월 정도의 휴전에 합의하면서 평화를 위해 전진해 나가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2016년 평화 협정 때 맺은 조약들을 이행하고 있다. 여전히 콜롬비아에 완전한 평화는 오지 않았다. 그러나 무장 게릴라들의 수들이 과거에 비해 대폭 줄었고, 2016년 맺었던 평화 협정의 내용도 느리지만 천천히 이행되고 있다. 언젠가 피로 얼룩진 콜롬비아의 거리에도 평화의 아침이 오는 날이 오지 않을까.  

 

 

2016년 맺었던 평화 협정의 진행도는 콜롬비아 정부와 FARC가 협의하여 선정한 미국 노트르담 대학의 크록 평화 연구소에서 매해 조사하여 보고서가 나오고 있습니다. 관심이 있으시다면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잘모르니 댓펌


'분쟁을 끝내고 안정적이고 지속하는 평화를 건설하기 위한 최종 합의안을 지지하느냐'

평화 협정의 필요성과는 별개로 투표 용지의 내용이 전형적인 독재국가식(콜롬비아는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투표처럼 너무 한 쪽의 의도가 노골적으로 보이네요...

반대로

'게릴라들에게 가족을 잃은 국민들이 있음에도, 게릴라들과의 최종 합의안을 지지하느냐'

이런 식으로 투표 용지가 작성되었다면:::

 

사실 그 때 산토스 대통령이 그만큼 다급했던 점도 있습니다. 애초에 재선을 하게 된 것이 꼭 평화 협정을 성공시키겠다는 공약이 컸으니까요.

평화 협정을 제외하면 딱히 성공한 정책이 없었고, 평화 협정으로 노벨 평화상 후보까지 들게 되니까(결국 2016년에 수상했습니다) 무조건 성사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에 저렇게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근데 저거 진짜로 소탕 못함? 미군같은 군사력이여도 힘들려나?

 

미국 정부도 콜롬비아 게릴라와 마약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서 콜롬비아 정부에 수많은 자본을 쏟아부었지만, 완전히 소탕하지는 못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마약 조직의 자본이 엄청나기 때문에 게릴라치곤 군사력이 상당히 좋고, 밀림을 끼고 있기 때문에 지형적인 제한도 있죠.

따라서 근본적으로 게릴라를 소탕하려면 자금 줄인 마약을 근절시켜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코카를 재배하는 농부들이 다른 작물을 재배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콜롬비아가 게릴라를 소탕하기 위한 군사력에만 예산을 몰빵했기 때문에 대체 작물로 넘어가는 지원이 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이전보다 코카 재배는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2016년 평화 협정에는 대체 작물을 재배하도록 농업 지원을 하는 조항도 존재하고, 이행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하나만 물어봐도 되나요?
멕시코 그리고 예전의 메데인 카르텔 (에스코바르) 처럼 쟤들이 그 지역의 시장,군수 급인가요?
뭐 주변 시민들을 위해서 돈을 주거나 그런걸 하나요 아니면 그냥 오히려 착취하나요

 

밀림 지역에서 하나의 사회를 만들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주변 지역에 가끔씩 피해가 나오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생이 가능하다고 보시면 좋습니다


왜긴 왜겠어 X신들이니깐 그렇지. 나라꼬라지 보면 모르겠냐 .

 

콜롬비아에 대한 어떤 분노가 있으신지는 모르겠으나, 나름대로 마약으로 얼룩진 이미지도 쇄신하고, 평화를 지켜 더 좋은 나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는 나라를 무작정 비난하시는건 이해가 잘 안가네요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비잔정 | 작성시간 24.08.13 신기하다 아는 콜롬비아사람 있어서 더 관심있게 읽었어! 마약이 진짜 여기저기 문제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