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fmkorea.com/7347780980
미국은 최근까지도 태양에너지 등 신재생 에너지를 마구 늘리고 있고 IRA 법도 만들고 있으면서 ESG 때문에 투자자들이 기피하였고 환경운동가들의 영향에 정부에서도 새로운 유전개발 프로젝트도 허가를 거의 안해준 상황임. 추가로 실제 활동 유정수도 급감했는데 어떻게 석유 생산량이 날이갈수록 늘어나는걸까?
1. 유정은 왜 줄었는가?(Feat. 2014년 사우디에게 밟힌 미국의 셰일)
아래 그래프는 미국의 활동 유정 수로, 2022년 619개인데 이건 셰일 혁명이 일어난 2010년초에 무려 2천개 유정이 있었던 것에 비교하면 25%임. 셰일도 다른 석유 기업이랑 같이 유가가 올라가면 유정이 점점 늘어나고, 경제 위기나 유가가 내려가면 유정 수가 내려감
2015년 부근을 자세히 보면 유정 수가 급격하게 하락하는게 보이는데, 저게 바로 '제 1차 오일전쟁'임. 저 당시 셰일업체에게 위기를 느낀 OPEC의 대장인 사우디에서 셰일 업체를 말려죽이기로, 기름을 마구잡이로 생산하기 시작함. 이 당시 셰일 업체들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50달러 수준으로 물량으로 때려박아서 배럴당 30달러대까지 끌어내림. 물론 미국의 모든 유정 수가 셰일에 해당하지는 않겠지만 유정 4개 중 3개가 닫은만큼 얼마나 타격이 컸는지는 예상 가능함
2. 미 정부도 예상하지 못한 원유 생산량 증가
그런데 2016년부터는 원유 생산량이 겨우 6% 줄어들더니, 2018년에는 미국이 사우디와 러시아를 넘어섬
이때 위기를 느낀 사우디는 러시아를 끌어들여서 OPEC+를 만들지만 이걸로는 미국의 질주를 막지 못함
결국 2020년부터는 미국은 자국의 필요한 수요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국가가 됨
이건 생각보다 엄청난 변화인데, 이 전에는 미국이 산유국이였지만 항상 소비량이 생산량을 압도하기에 원유 생산량이 많은 중동 정세에 민감할 수 밖에 없었고 그 결과는 이전에 미국이 중동에서 벌인 행동들을 보면 충분히 납득이 감. 하지만 요즘은? 아프가니스탄을 시작으로 중동에서 조금씩 발을 빼는 추세임. 이제는 석유때문에 중동 국가의 눈치를 전혀 볼 필요가 없음
근데 위 그래프를 보면 이상하게 유가가 오르는데도 활동 유정수는 더 줄어듬. 모두 알다시피 바이든 행정부는 민주당으로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 표면적으로는 유정을 허용해주지 않았음. 그런데도 생산량은 줄지 않고 점차 늘고 있음. 우리가 모르는 뭔가가 새로운게 생겼다는 건데...
IEA의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마지막 분기 일평균 원유 생산량을 1250만 배럴로 예상했고 2019년보다 60만배럴 정도 적게 예상함. 물론 이 당시에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행정부에서 석유업체들에게 증산해달라고 한 것도 있겠지만 유정수가 줄어드는데도 생산량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는건 기술적인 변화가 있었다는 것임
4. 재수압파쇄법과 프래킹 공법
왼쪽은 기존의 전통적인 기름을 캐내는 수직 시추임. 직관적으로 수직 시추는 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음. 기름이 한곳에 웅덩이같이 이쁘게 모여있는 경우는 많이 없을테니까. 오른쪽은 1차 셰일 혁명을 주도한 수평시추 + 수압 파쇄법임. 고압의 물을 쏴서 바위에 균열을 만들고 세라믹 모래를 넣어서 균열을 지지하는데 거기서 기름과 천연가스가 나오게 되고 이것을 뽑아올림. 이것도 혁명적인 방법이였지만 생각보다 효율이 높진 않았음(매장량이 100이면 10정도 뽑아낼 수 있었다고 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1차 셰일 혁명이 기존 방법보다 괜찮다고 했던 이유는 시추에서 생산까지 단 6개월이면 가능하면서 기존의 유정과 비교해도 꽤 싸다고 함. 전통 유전은 평균적으로 5~10년에 수십억달러가 들어가니깐 가성비적으로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음
이번에는 1차 셰일 혁명만큼의 기술은 나오지 않았고 기존 공법의 효율화를 높임. 대표적인게 재수압파쇄법
위에서 10%의 효율만 나온다고 했으니 기존에 10%만 쓴 유정이 많이 있을 건데, 기존에 있던 균열에서 다시 또 뽑아내는 거임.
미국 포트워스 분지에 있는 바넷 셰일 사례를 살펴보자. 재수압파쇄법 도입 이후, 생산량이 살아나는데 이전에 뽑던 양보다 더 늘어남. 그러니 유정의 수명도 늘어나고 당연하게 생산량이 2배~3배까지 늘어남
재수압파쇄법만으로 이정도의 생산량 증가가 일어나지는 않았다고 함. 실제 재수압파쇄 건수도 8900여건 중 200여건 정도라고 함.
그냥 혁명적이지는 않지만 효율성이 증가하는 기술 개선들이 겹겹히 쌓여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임. 예를 들면 수평 시추관 길이는 1.5km였는데 3km로 늘렸다던가, 유정 하나당 수평 시추관을 늘린다던가 등등 조금씩 효율성이나 규모를 늘리면서 생산량이 극대화 된 것으로 보임
실제 결과를 봐도, 뮤본오일이나 엔데버에너지 같은 우리에게 생소한 미국셰일 업체가 2019년 이후 증산량이 미국 1위 엑손모빌보다 많다고 함. 뒤늦게 엑손모빌도 이런 혁명적 변화를 알아차리고 2023년에 CEO가 직접 뛰어들겠다고 선언하기도 했고 최근에 600억달러(78조)을 PXD 회사(퍼미안 분지 셰일업체)를 인수함(1990년대 엑손과 모빌이 합병할때 쓴 돈이 750억달러라고 함)
5. 사우디는 더 이상 석유로 미국을 못이긴다
2014년처럼 제2차 오일전쟁을 벌여서 물량으로 유가를 때려박아서 또 셰일업체를 말려죽일 수 있을까?
이제는 손익분기점이 차원이 달라서 오히려 사우디나 OPEC+가 와해될 수도 있는 상황임. 이미 카타르, 에콰도르, 앙골라가 탈퇴했고 억지로 사우디 마음대로 끌고 가려고 하기 힘듦.
미연준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데이터 바탕으로 추산해볼때, 미국에서 기존에 있던 셰일 유정의 운영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평균 23~38달러라고함. 첫번째 그림 제일 왼쪽 지역인 이글 포드는 무려 23달러. 기존의 전통 유정과 손익분기점이 차원이 다름을 알 수 있음. 그리고 두번째 그림은 새 유정을 팠을 때의 손익분기점인데 새로 파도 비용이 꽤 낮음. 즉, 셰일이 아닌 유정에서 손익분기 가격이 60달러임을 감안하면 경쟁력이 엄청남
물론 사우디에서 공격적인 증산으로 2014년에 30달러대까지 낮춘다고 가정해도, 살아남을 업체들이 기존보다 훨씬 잘 버틸 수 있다는 것을 뜻함
심지어 사우디나 러시아는 재정적으로 그리 좋은 상황도 아님. 미국을 제외하고 대부분 국가에서 국영기업이 원유를 생산함. 그래서 균형재정유가(나라의 재정을 축내지 않는 정도의 유가)를 계산해보자
IMF가 계산한 수치를 바탕으로 보면 2021년 기준 사우디 예산 계정의 적자를 0으로 만드는 균형재정유가는 배럴당 57.1달러인데, 기존 사우디가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는 수많은 프로젝트들을 감안하면 배럴당 적어도 30달러 이상 더 치고 팔아야 하는데 이젠 거의 불가능할 거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임
러시아는 더 상황이 안좋은게, 펨붕이들도 알다시피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간신히 인도나 다른 국가들에게 돌려서 가스나 오일을 팔아서 재정을 충당하고 있는데 과연 가격이 더 떨어지면 그걸 감당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지만 힘들 것으로 보임.
이제는 OPEC+가 아닌 국가들에서도 증산을 가속화시키고 있는데, 브라질에서는 지난해 평균 40만 배럴 이상 늘리고 있고 베네수엘라 옆의 가이아나에서도 초대형 유전 발견 및 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
이렇게 되니 OPEC+의 힘이 점차 빠지고 있는데 실제 데이터를 보면 2022년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60% 가량을 감당했지만 현재 거의 50%까지 떨어지고 있음.
6. 과연 화석연료의 증가가 긍정적인가
화석연료를 전적으로 수입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다양한 공급처가 생기고 유가가 떨어지는건 매우 긍정적인 요소임. 이전에 중동정세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얼마나 휘청거리는지를 기억하시는 분들은 이제는 그런 걱정이 다소 떨어졌다는 것이 체감될 것으로 보임. 물론 환경적으로는 부정적인 상황이긴 한데 이걸 제어할 수 있는 국제협력기구가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한다고 해서 영향력이 유효하게 발생할 것 같지는 않음
출처
https://contents.premium.naver.com/backbriefing/news/contents/240102160641010w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