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흥미돋]운동이든 뭐든 몸으로 하는 걸 많이 해봤으면 좋겠어

[colourful]

그러면 자연히 알게 되는 사실이 있는데 몸이 내 맘 같지 않다는 거

뭐야 너무 흔한 말 아닌가? 싶은데 이게 그냥...삶의 진리 같아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말 있잖아

10년을, 평생을 해왔는데도 하다가 안 될 수도 있고 넘어질 수도 있고 그렇더라고

하루 아침에 걷는 법을 까먹은 사람처럼

김연아도 스케이트 타다가 넘어지고 손흥민도 어제까지만 해도 슈팅 되게 잘 되다가 갑자기 헛발질 할 때도 있을 거고 조성진도 어제랑 똑같은 곡 똑같은 부분 연습하는데 어제까지 잘 되던 게 오늘 갑자기 미스터치 연발할 수도 있음

근데 주저앉아서 와 나 프로 은퇴해야겠다 이게 어떻게 안 돼? 하면서 지구 멸망한 것처럼 울지 않아

걍...컨디션 별론가? 하면서 머리 벅벅 긁고 밥 먹고 오고 잠깐 쉬다 오고 눈붙이다 오고 그래

그러면? 귀신같이 또 잘 됨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사람 다 누구나 가끔은 그래

살면서 가끔 어라? 이게 안 돼??? 싶을 때가 있을 거야 그게 뭐든 간에

내가 어제까지만 해도 잘 해오던 건데, 저번에는 내가 잘했었는데 오늘 왜 갑자기 지금 안 되지? 싶을 때가


내가 처음 배워서 하는 거 말고, 이전에 해보지 않은 거 말고, 아주 오랫동안 안 한 거 말고 늘상 해오던 거고 최근까지 했던 건데 갑자기 아주 기본의 기본조차도 안 될 때가 있어

그럴 때 너무 겁먹지 말고 너무 망연자실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냥 그런 날이 있는 거야
그런 몸 상태일 때가 있는 거고

사람이 태어나서 하루 3끼 밥을 먹잖아
너 살면서 몇 끼 먹었는지 세어 봤어?
모르지
근데 1000끼도 넘게 먹었잖아 그치?
근데 지금도 밥 먹을 때 막 너무 급하게 먹은 것도 아니고 말하면서 먹은 것도 아닌데 느닷없이 혀 씹을 때 있지 않아?
느닷없이 볼 안쪽을 씹고, 수저질을 그 어릴 때부터 배웠는데 갑자기 막 흘리고 먹고 젓가락질도 짬이 몇 년인데 갑자기 그 반찬이 너무 안 집어져서 아니;; 이게 왜 이래;; 오늘 왜 이럼?ㅋㅋ;; 하던 때 있지 않아?

근데 잠깐 그랬다고 상심해서 아 오늘 아침밥부터 망했네ㅠ 앞으로 남은 끼니 다 굶는다ㅜㅜ 난 밥 먹을 자격이 없어 ㅠㅠ 수저질을 그렇게 엉망으로 할 줄이야 ㅠㅜㅠ 나한테 너무 실망했어.. 나는 진짜 밥 한 알부터 먹는 거 다시 배워야 돼... 아니야 아니야 이정도로 밥을 못먹으면 그냥 아예 평생 먹지 말아야겠다 지금부터 끼니 은퇴한다 다시는 밥 안 먹을 거야 이러지 않잖아


밥 너무 이상하게 먹어서 아니;; 머임;; 이러고 당황스러워도 같이 먹는 사람이 ㅋㅋ 밥 왜 그렇게 먹어? 오늘 처음 먹는거야? 하면 ㅋㅋ 그러니까 ㅋㅋ 나 무슨 일이야? ㅋㅋ 하고 그냥 씩 웃으면서 넘기고 먹다보면 또 다음에는 안 그래

오늘 혀 좀 씹었다고 내일도 씹고 모레도 씹고 매일마다 씹지 않는다고

혀 씹을까봐 무서워서 밥 안 먹을 것도 아니고
그치?

괜히 또 의식해서 밥 한술 한술 뜰 때마다 아 숟가락... 떨어뜨리지 말아야 하는데... 수저질 잘해야 하는데... 손가락에 힘을 얼만큼 줘야 하지..? 하고 겁먹지 말고 그냥 편안하게 평소처럼 해

그러다 또 떨어뜨리면 오늘 진짜 먼일임ㅋㅋㅋ;; 걍 물 부어서 그릇째 마셔야겠다 웃고 말아버려

몸으로 하는 건 다 그냥 그렇게 왜인지 모르게 이상할 때가 있고 잠깐 텀을 두고 기다리면, 휴식을 좀 가져주면, 그냥 자연히 또 원래 하던대로 기능하게 되어있다는 거 운동 오래 해온 사람이나 몸으로 하는 예술이나 활동 많이 해본 사람은 알 거야 그냥 그런 컨디션의 날이 있다는 거

그러니까 뭐가 하루 아침에 잠깐 안 된다고 ㄱ ㄴ ㄷ 처음 배우던 때처럼 기초도 없이 와장창 무너진 것 같다고 크게 상심하지 말고 아 오늘 그런 날인 갑네~하고 넘기자 너무 초조해 하지 말고



그리고 경험상
뭔가 성장하기 전에 늘 그렇게 넘어지더라

김연아가 프로그램 클린 경기 전 연습할 때 액땜으로 몇 번 넘어지는 것처럼
성공적인 무대 전, 무대 뒤에서 혹은 리허설에서 실수하는 것처럼




성장 그래프는 완만하게 상승하지 않아
계단형처럼 되어있고 심지어 오르기 직전에 그전보다 떨어질 때도 있어


너는 잘하고 있어
잘 살고 있어
그냥 그런 날도 있는 거야

[웃지마 민병관]

글쓴여시 마인드 넘좋다

[불쑥]

위로된다 고마워 어제 저녁엔 풋살 내 맘대로 안되고 오늘 아침엔 수영 잘 안되어서 슬펐는데 걍 요즘 잘 안 되는 날인갑다~~~

[피곤강쥐]

넘좋다 고마워

[냄면]

요즘 새로운 업무 익히고 일 과중되면서 실수 자꾸 나와서 조급+초조해지고 스트레스 많이 받았는데 조성진 검색했다 우연히 들어온 이글에서 위로 제대로 받고 간다 ㅠㅠ 나도 자괴감 좀 덜어내고 성장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야지

[쥔장님]

연어하다 왔는데 글써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