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흥미돋]INTP에 대하여

[햄부기쥑쥑]

 출처 : 싸이월드

아주 오래 전 글이라서 원출처 삭제 됨

미방

---

저는 몇 달에 한 번씩 마음이 좋지 않을 때 가서 읽는데, 예전에 읽었던 것 같은 글도 다시 읽고도 기뻐요. 댓글을 보면 집단독백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자기 하고 싶은 말을 적는 것이지요. 그건 저도 마찬가지인데 나중에 내가 단 댓글을 보면 엉뚱한 소리를 써 놨더라고요.
아는 건 꼭 말을 해야 해요. 아는 것이지만 상대가 언급하지 않고 내가 생각했을 때 식상하지 않고 탐구할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동문서답이 되더라도 말이에요.

나는 잘난 척하려는 것이 아니고 본능적으로 말을 해야 해서 하는 것인데, 남들은 그것을 잘난 척하는 것으로 느낀다고 하더군요.

사실 INTP는 과시욕이 별로 없지만 논리의 합치에 매우 집착하기 때문에 그걸 바로 잡으려고 말을 계속하다보면 상대는 오해하게 돼요.

카페에서 댓글을 보면 다른 곳과 비교했을 때 많이 비판적이에요. 원래 INTP는 논쟁을 좋아해요. 거의 싸움이 되더라도 논쟁은 계속되어야 해요.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이미 논점에 몰입해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감정적인 부분이란 중요치 않아요. 카페는 온라인 상이라서 드러나지 않는데 INTP 서로 간의 관계는 개인적인 경험인지는 모르겠지만 충돌하는 부분이 있어요. 논쟁이라면 논쟁에서 끝나고 서로 만족하지만 친구나 연인인 경우 문제가 돼요. 둘다 감정적으로 열등하다보니까 서로 감정을 이해해주지 못해요. 상대의 감정을 고려하는 것에 미숙하고 그런 과정에 쉽게 피곤해 하죠. 그리고 이미 오해로 다른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많이 받고 살아왔기 때문에 둘다 서로를 잘 신뢰하지 않아요. 이런 부정적인 면이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포기하고 있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아도 이해한다는 점이 좋아요.

INTP라면 사회성에 관한 고민을 항상 가지고 있을텐데 제 생각이지만 방법이 없어요. 정말 방법이 없는 거죠. 기질은 바뀌지 않아요. 노력으로 일시적으로 바꿀 수 있을는지는 모르지만 결국 용수철같이 원점으로 되돌아오려는 반발력을 이겨낼 수가 없어요. 보통 INTP는 일대일의 대화에서는 말을 많이 하고 편안해하지만 상대가 두 명만 있어도 불편해 해요. 결국 3명이 모이면 서로 간의 세가지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데 이런 고려에 정신력을 과도하게 쏟게 돼요. 친목모임에 나가고 TV프로 이야기를 하고 그냥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서 사교성을 늘리고 조직에서 살아남을 수 있어요. 하지만 본인이 굉장히 힘들어요. 다른 사람은 그냥 하는 것을 노력 해야 할 수 있다는 것은 실패한 것이죠. 그렇다고 타인들을 신경쓰지 않고 살면 역시나 사회생활에서 실패한 것이구요. 결국 둘 다를 선택할 수는 없어요. 그러니 포기하세요. 둘 중에 하나를 말이에요. 저는 대강 절충점을 찾았다고 생각하지만, 항상 어려워요. INTP가 IQ가 높다, 위대한 학자들이 많다, 어쩌고 저쩌고 해도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보통 실천력이 없다는 것이에요. 게을러 사람들을 상대하는 것이 피곤해서 행동하지 않아요. 그리고 인내심이 없어요. 관심사에 몰입해서 해야할 것을 놓치구요. 관심사는 준전문가 정도에서 그만 두어요. 왜냐하면 또 다른 탐구할 것이 유혹하기 때문이죠. 이거 저거 안 건들인 게 없어요. 지적 바람둥이랄까요. 그러니 사회적으로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요. 집중, 인내, 실천 이렇게 세가지는 항상 마음 속에 품고 살아야 하는 것 같아요.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는 정반대의 성격유형 ESFJ(seller)를 만나서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선택일 듯 해요. ENFJ(교사형)도 좋다더군요.

INTP는 TV와 책과 컴퓨터 정도만 있으면 무인도에서도 혼자 행복하게 잘 살 수가 있어요. '행복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방문 열기 전까지 행복' 이라는 댓글은 '사실'이지만 실로 심각한 것이에요. 저도 그렇지만 대부분 음악을 많이 들으시더군요.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TV를 보거나 컴퓨터를 하거나 이렇게 뭔가에 항상 빠져있어요. 자폐 성향이 있는 거죠. 프로그래머들 1/4 이상이 INTP 로 알고 있는데 실리콘벨리의 아이들 중에 자폐아가 많다고 해요. INTP가 자폐성향을 유전적으로 타고 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자폐라는 장애는 환경론보다는 유전론이 우세거든요.

INTP는 남들에게 싫은 소리 듣고 맞받아치지 못해요. 순간 대응력이 떨어진다랄까요. 순간 여러가지를 생각해서일까요. 어쨌거나 결과적으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멍청이가 된 후 멀쩡하다가 집에가서 자려고 누우면 슬슬 열이 받기 시작해요. 그렇게 생각에 생각을 하다보면 죽일 놈이 되는 거구요. 그래도 보통 참아요. 껄끄러운 관계을 유지할 때 내가 쏟는 신경이 날 피곤하게 하는 것이 싫기 때문에 참는 거에요. 그래도 계속 상대가 자극하면 한 번 신나게 터져요. 터지면 인정사정 없이 상대를 바보 만들어버리는데 이러고 나면 인간 관계가 파탄나요. 그러면 또 혼자 후회해요. 내가 참아야 하는 건데 왜 하고 싶은 말을 다 해버렸을까. 그 인간하고 관계 쫑이니까 신경 끄자. 신경을 끄게 될 경우 상대는 인격체에서 하나의 무생물로 격하되어요. 자폐아들이 인간들을 보는 눈과 같은 방식으로 그들을 보는 것이죠. 이런 것이 인간관계를 망치게 해요. 이 부분은 아주 중요해서 나름의 노하우로 필히 개선해나가야 하는 부분이에요.

INTP의 내적 세계는 매우 복잡하지만 생활은 극도의 심플함을 추구해요. 식사를 2시간 넘게하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거죠. 그런 감흥없는 일을 그렇게 오래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해요. 제 경우 대학 다닐 때 사람들과 같이 식사를 하기 위해 기다리고 만나서 밥먹고 이야기하고 커피 사고... 등등의 과정들이 귀찮고 소모적으로 보여서 혼자 밥을 먹었어요. 사회에서는 모르겠지만 대학에서 혼자 밥 먹는 건 사실 보통 내공으로는 힘든 일인데 처음에 힘들다가 몇번 하다보니까 할만 하더군요. 지금은 신의 경지에 이르러 그런 시선으로부터 자유를 만끽하고 있어요.
INTP 아니신 분이 읽으신다면 제발 INTP에게 너무 뻔한, 익히 알고 있을 것 같은 이야기를 하지 말아주세요. 짧게 들으면 참을만한데 길게 듣고 있으면 미칠 것 같아요. 글도 단 한 줄로 요약되는 이야기를 몇 페이지로 늘여서 쓰는 스타일도 미칠 것 같아요. 중언부언도 마찬가지구요. 그 모든 것이 낭비라는 생각이 먼저들고, 이야기를 듣거나 글을 읽을 때는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를 하기 마련인데 그런 기대를 깨버리는 것이라 스트레스가 쌓여요. INTP는 이런 까다로운 구석이 있긴 하지만 객관적으로 따져볼 때 그리 나쁜 인간들은 아니에요. 비교적 정직해요. 도덕적 문제에서가 아니라 자기 내부의 부조화를 참지 못해서 거짓말을 하지 않으려고 해요. 그리고 거짓말을 그럴듯하게 하는 능력도 없어요. 감정이 얼굴에 그대로 다 나타나거든요. 자신은 알지 못하지만 그걸 딴 사람들은 다 알아차려요. 속으로는 성질이 나는데 얼굴은 아닌 척하지 못해요. 페르소나를 만드는 능력이 떨어지는 거죠.

INTP는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요. 그건 가족이나 연인이나 어떤 관계든지 INTP의 24시간을 소유하려 해서는 안된다는 거예요. 그렇지 않다면 INTP는 돌출행동을 하고 사라져서 한동안 잠수를 타버려요. 이런 문제는 INTP가 세계의 부조화를 끊임없이 분석하려고 하기 때문이고, 그러한 자극을 계속 INTP에게 줄 경우 INTP의 신경은 쇠약해지고 스트레스는 자꾸 쌓여가는 거죠. INTP에게 고독은 약이에요.

INTP와의 대화 소재는 '공감'되는 내용이나 INTP가 모르며 흥미를 가질만한 (탐구할 가치가 있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어야 해요. 드라마, 연예인, 스포츠 이야기는 보통의 INTP들이 무관심한 부분이에요. 왜냐하면 그런 것들은 아주 평면적이라서 탐구할 가치가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에요. 또 INTP는 사람 이름을 잘 못 외워요. 중요하다고 판단하면 외우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관심에서 완전히 무시되어요. 그러니 잘 외울 수가 없어요. 그리고 계통이나 서열같은 것을 신경써서 행동 하는 것 자체에 부담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 것들은 분석할 것이 매우 많은데 그러면 신경이 피곤해지므로 외면하게 되어요. 그리고 어떤 권위도 INTP를 설득할 수 없어요. 논쟁에서 권위에 호소해서 주장하려는 것을 경멸하거든요. 아주 비겁한 짓이라고 생각해요. INTP를 설득하려면 논리적인 이유를 설명해가며 설득해야 해요.

INTP의 감정처리는 특이해요. 우울하면 우울함을 즐겨요. 우울하다고 밝은 음악을 듣지 않아요. 우울함에 맞는 음악을 즐겨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밝음보다는 우울함, 어두움을 추구해요. 고통스러움과 우울함은 동의어가 아니거든요. INTP가 항상 쳐박혀있기 때문에 햇빛을 별로 못봐서 호르몬의 문제로 우울한지도 모르겠네요.

---

공감되서 퍼온 글임
본문과 상관없는, 맥락에 벗어나는 댓글 금지

원문이 지독한 죠죠화법이라서 읽기 불편할까봐
문체 일일이 다 수정함

[긘카]

고독이 약이다

[느괴뷔]

제발 너무 뻔하고 당연한 소리 좀 하지마 미칠것같아

[지대뽕빨나]

모든 내용이 나잖아? 이것저것 관심가지는건많은데 꾸준히 못해서 집에 처박히는 각종 취미용품,,,여러명모이면 신경쓸거 많아서 1대1아니면 걍 혼자밥먹고ㅋㅋ

[노아레이칼튼]

어 맞어...이상한사람있음 그렇게 살다 디지쇼...이런 생각으로 무생물취급함

[거믄괴]

나 인프피인데 다른 점도 있지만 대체로 공감가는 게 너무 많다ㅠ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