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fmkorea.com/6069755420
ㅎㅇ
이번 글의 주인공은, 경제학자 맨슈어 올슨이다.
왜 정치학 썰이라고 해 놓고 경제학자를 소개하느냐고?
그의 저서 <집단행동의 논리>를 설명하기 위해서이다.
<집단행동의 논리>를 설명하기 전에...
이보게 학생, '공공재'라는 게 뭔지 알고 있나?
액면가는 도저히 그렇게 안 보이지만, 신입생 박명수
네 교수님!
공공재라는 건 국가에서 국민에게 제공하는 재화를 말합니다.
지하철이나 고속도로, 수도나 가스 시설 등이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자네 경제학 수업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나?
넹!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하니 봐주겠네.
경제학에서 공공재는 '비경합성'과 '비배제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재화를 말하는 거야.
그렇다. 여러분이 경제학개론이나 경제원론을 들어 본 적 있다면,
교재에서 이런 표를 봤을 것이다. 만약 박명수처럼 들어본 적이 없다면,
비경합성은 '한 사람의 소비가 다른 사람의 소비를 방해하지 않는' 상황,
비배제성은 '소비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고 해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해하자.
쉽게 말하자면, 표에도 나와 있듯, 무료 공원은
내가 있는다고 해서 박명수가 들어오지 못하는 게 아니고,
돈을 내지 않아도 들어올 수 있는 곳이지.
하지만 지하철이나 수도, 가스는 어떻지?
돈을 안 내면 이용할 수 없는(배제되는) 서비스야.
그런 건 경제학적으로 공공재가 아니란 말일세.
이를 짚고 넘어가는 이유는,
민주주의 역시 비경합성과 비배제성이 충족되는,
공공재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내가 민주주의를 누린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민주주의를 빼앗는 게 아니고,
민주주의의 유지에 기여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서
배제할 수 없어. 배제하는 순간 이미 그건 민주주의가 아니야.
그리고 모든 공공재는 본질적으로 '무임승차' 문제를 겪지.
모두가 누릴 수 있고, 값을 주지 않는다고 해서 배제하지 않으니,
대가를 치르지 않고 공공재를 쓰려는 얌체가 생기거든.
얌체가 많아지면 시장에서는 공공재가 생산될 수 없겠지.
모범생(대역 안유진)
그래서 대부분의 공공재는 정부가 생산&공급하고,
세금을 통해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아주 잘 알고 있군.
그렇다면 1만 명이 있는 그룹과
10명이 있는 그룹이 있다고 가정하세.
어떤 그룹에 무임승차자가 나올 확률이 적겠나?
10명이 있는 집단이 무임승차자가 나올 확률이 적습니다.
집단의 크기가 작을수록 무임승차자를 식별하는 것과,
찾은 후 조지... 아니, 처벌하는 것이 쉽거든요.
훌륭하군! 그래. 집단이 작을수록 공공재가 잘 공급되고,
반대로 집단이 커질수록 공공재는 만들어지기 어려워.
내 당시(1960년대)의 통설은 집단의 크기에 상관없이
공통의 목표를 가지면 모두 다 함께 노력한다는 것이었는데,
그걸 내가 <집단행동의 논리>를 통해 반박한 것이지.
아무리 죽창이 너도 한 방 나도 한 방이라도, 여럿이 모여야 민주주의는 완성된다.
이제 왜 '아래로부터의 민주화'를 이루기 어려운지 알겠지?
민주화는 다수의 국민들이 참여해야 달성가능한 목표인데,
일국의 국민은 그 집단의 크기가 어마어마하게 크기 때문에,
그리고 위험부담이 엄청나게 크기에,
투쟁에 참여하지 않고 민주주의만 누리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야.
하지만 지금은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잖아요.
교수님의 말씀대로라면, 어떻게 우리는 왕정과 독재에서 벗어나
민주주의를 손에 쥘 수 있었던 거죠?
좋은 질문이군, 그것은...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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