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m.pann.nate.com/talk/373196661
안녕하세요.
제목 그대로 시누들이 태아보험을 강요하였고, 제가 거절하여 이혼하게 생겼습니다.
최대한 제 위주로 적지 않고, 객관적으로 작성하려 노력하였습니다.
저는 만 29세 7주차 산모이며, 올해 초 결혼하였습니다. 현재까지도 직장을 다니고 있으며,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해 대학병원 외래 중에 있습니다.
9월 초 6주차 쯤(심장소리 듣기 전) 남편은 시댁에, 저는 친정에 임신 소식을 알렸습니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형님들께서 축하한다고 전화를 주셨습니다. 필요한게 있으면 말하고, 궁금한거나 물어볼게 있으면 편하게 말하라며 챙겨주셨습니다.
그래서 ‘안그래도 태아보험을 들어야하나 고민중에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작은형님께서는 가입하는것을 추천한다고 하시면서 아는 사람이 없다면 보험하는 친구를 소개시켜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아는사람이 없기도 했고, 좋은게 좋은거니 소개시켜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9월 5일 작은형님의 친구분이신 설계사분이 연락오셔서 카톡으로 개인정보를 보내드렸습니다. 그리고 9월 10일, 제 지병으로 인해 가입 거절된곳이 많다며 K사와 H사 두 곳에 승인을 받았다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가입제안서를 같이 보내주셨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K사] 20년납 100세만기, 출생 전 66,296원 / 출생 후 184,850원
[H사] 20년납 30세만기, 출생 전 121,000원 / 출생 후 121,000원
그리고 그날 저녁 아래와 같이 통화를 하였습니다.
서로 존댓말로 대화했으나, 의미만 전달되도록 축약하여 적겠습니다.
저: 보내주신 제안서를 확인했는데, 보험료가 너무 비싸서 유지할 수 없을 것 같다. 불필요한 담보도 너무 많이 보인다.
설계사: 그건 풀담보로 설정한 제안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100세 만기를 기준으로 했다.
저: 왜 풀담보로 하신건지? 보험 설계는 필요한 것 넣고, 불필요한것은 빼는 것 아닌지.
설계사: 원하는 금액대가 있는지?
저: 찾아보니 보통 실비 포함 4-5만원대로 가입한다고 한다. 훗날 화폐 가치를 모르기에 보통 30세 만기로 가입하고, 추후 어린이 보험으로 다시 구성하는것으로 알고있다. 그리고 H사의 경우 30세 만기임에도 불필요한 특약이 많고 비용이 비싸다.
설계사: 두 곳 모두 100세 만기로 보냈다.
저: 아니다. 다시 확인해보시라.
설계사: 그럼 원하는 금액대로 설계해서 다시 보내주도록 하겠다.
이렇게 9월 10일 통화하고 난 후 9월 13일에 휴대폰이 고장났다는 연락을 주셨습니다.
그때까지 추가 설계서는 보내주지 않으셨고, 저는 그 사이 인터넷으로 찾은 보험설계사에게 설계를 받았습니다. 제 지병으로 인해 태아 부정맥 확률이 있음을 주치의 교수님께 들었기 때문에 심장쪽 담보를 올렸고, 20년납 30세 만기로 출생 전 70,720원 / 출생 후 47,710원 이었습니다.
그러고 9월 14일 밤 10시 경, 자고있는데 작은형님에게 전화가 계속 와서 깼습니다. 자는 줄 몰랐다며, 남편이 전화를 안받는데 뭐하는지 알고 있냐고 물어보셨습니다. 남편은 퇴근 후 놀다온다고 했고, 아직 안 온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남편한테 바로 전화해서 형님께 전화주라고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알겠다고 하고 남편에게 전달했는데,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형님께서 다시 제게 전화를 하셨습니다.
이때부터 보험 이야기를 꺼내시면서 태아 기간동안 보험료를 형님들께서 납입해줄테니, 이전에 설계받은 보험으로 가입하라고 하셨습니다. 계약자를 큰형님으로 하고, 출생 후 해지하거나 보험을 가져가라고 하시면서요. 출생 후 보험료는 제가 내던가, 보험을 버리던가라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계속 거절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설계사에게 풀담보로 구성하라고 형님들께서 요청하신거라며, 제 지병도 있고 기형아 출생 위험도 생각해서 부적삼아 가입해주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가지 치기’라고 이미 가입한 담보를 추후에 뺄 수 있다는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설계 자체가 되어 있지 않은 부담스러운 비용의 보험을 가입하고 싶지 않았고, 추후에 아이가 태어나서 아프게 되어, 어린이 보험을 다시 가입하기 힘든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원하는 내용도 담지 않았구요.
몇번이고 계속 거절을 거듭하는데, 작은형님께서 ‘너 우리랑 잘 지내고 싶지? 추석인데 껄끄럽지 않게 그냥 가입하자’는 식으로 말씀하셨습니다. 통화는 녹음하지 못해서 워딩이 정확하진 않지만, 대충 곧 명절인데 분위기 안좋게 만들지 말고 가입하라는 뜻으로 받아드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건 협박하시는거 아닌가요?’라고 말했고, 그때부터 언성이 높아졌습니다. 그러자 강한 어조로 추석 지나고 가입하는걸로 알고 있으라는 작은형님의 말에, ‘산모인 제가 거절하면 가입이 불가 하다’고 말씀드렸고, 작은형님의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듣고 계시던 큰형님이 욕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확실하게 기억에 남는 발언들은 ‘ㅁㅊ년, 낭창한 년, 돌았나, 내 저년 저럴 줄 알았다, 너 지금 딱 기다려라. 지금 너네집으로 갈거니까.’ 정도가 확실하게 들렸습니다. 아이폰이라 통화 녹음을 하지 못한게 천추의 한이네요. 산모인 제가 거절하면 가입이 불가하다는말에 ‘빡쳐서’ 그런거라고 하십니다.
그러고 작은형님이 ‘그러게 니가 순순히 가입했으면 됐잖아’ 라고 하시며 전화를 끊으셨고, 저는 바로 남편에게 전화를 해서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태아기간 보험료를 내주신다고 출생 후 18만원인 보험에 가입하라고 하시는데, 내가 가입해야 하는거냐. 안하겠다고 계속 거절했는데 ㅁㅊ년, 낭창한년, 지금 집으로 갈테니 딱 기다리라고 하신다. 내가 가입했어야 했냐고 말했습니다. 남편은 미안하다며 자기가 얘기해보겠다고 했지만, 얼마 안가 남편에게 온 카톡은 ‘3자 대면한다고 지베 온단다’ 였습니다.
형님들(같이 살고계심)과는 차로 10-15분 거리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과 함께 집으로 찾아왔습니다. 이때 시간이 밤 11시 20분경. 그로부터 한시간 가까이 이야기하고 돌아가셨습니다. 큰형님께서 초반에 ‘너는 니가 아픈걸 알면서 임신했냐, 너는 임신했으면 안됐다.’ 라며 망언을 하시길래, 그때부터 녹음을 해두었습니다.
녹음본을 다시 들어봐도 녹음 초반에는 형님들께서 보험을 가입해주려는 호의를 제가 무시했다, 보험가입의 필요성, 돈을 내주겠다는데 왜 거절하냐 등의 내용입니다. 논리도 기형아 출산이 걱정되고, 부적삼아 돈 버린다 생각해도 가입하는게 보험이라는 논리로요.
녹음 중반부엔 계속 가만히 듣던 제가 말할 기회를 받아서 제 의사를 전달드렸습니다. 그래도 산모인 제가, 제 태아 알아서 하겠다고 계속해서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그 18만원 자기가 내고, 자기가 가입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큰형님은 ‘얘(작은형님) 친구한테 안해도 된다. 그런데 가입하고 가입한 내용 나한테 보내라. 풀담보로 가입해라.’고 하셨고, 작은형님은 ‘아니, 내 친구한테 가입해, 니 연락처 전달할테니까.’ 라고 하셨습니다. 거기에 남편은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남편에게 할말이 참 많았지만, 하지 않았습니다.
후반부엔 큰형님께서 제게 ‘너는 우리를 얼마나 만만하게 봤으면 이렇게 무시하냐’며 언성을 높이셨습니다. 본인이 신기가 있다며 ‘쟤(저를 가리키며) 답없다.’ 라며 남편에게 저와의 이혼을 종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니가 장가를 세번을 가던 네번을 가던, 내가 책임질게’, ‘어차피 쟤가 기형아를 낳던 뭘 낳아도 낳으면 니 아이고, 그 아이까지 내가 책임지겠다.’. 이때는 정말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하더라구요. 밤늦게 집에 찾아 온 것도, 제가 오해했다며 사과하길 바라고 오셨다구요.
녹음된 대화 내용에도 있지만.. 대화 중간중간에 저의 가정환경을 모욕하고, 눈 깔으라는 등 발언, 통화할 때 제게 욕설하지 않았다는 거짓말까지 있었기에 저는 더더욱 좋게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 유산과 기형아도 오히려 이런 상황의 스트레스로 생긴다고도 말씀드렸구요.
그런데 그 상황에서 남편은 제가 잘못했다고 말을 합니다. 제가 어른에게 대꾸했기 때문에. 제 의사를 피력하는것이 아닌, 제가 한것들이 다 말대답이라는 겁니다.
저는 제 아이와 가정에 대한 시댁의 참견이 이제 시작된거라고 생각합니다.
태아보험가지고 이럴 정도면, 앞으로도 계속 이런식으로 참견할 것들이 안 봐도 비디오거든요.
제가 오히려 좋게좋게 넘어가지 못하고 말대답 하며 대든거라고, 그러면서 또 저희 집안을 거론하며 저를 모욕하는 남편에게도 정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7주 넘은 아이를 지우고 이혼 할 각오로, 처음으로 집을 나왔습니다. 오늘 새벽의 일이라 아직 시댁 어른들께는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문제인건지, 시누들이 문제인건지 객관적으로 댓글을 부탁드립니다.
글이 길고, 글솜씨가 없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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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15 22:40분경 추가 작성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글쓴 본인 입니다. 많은 관심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제가 너무 고집을 피운건지 라이팅 되려던 찰나에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댓글 중 중간에 빠진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는 댓글을 보았는데.. 시누들 복날에 백숙 해주시고, 반찬도 해주시고,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고 해주신 음식 먹는 사진찍어서 연락드리고, 저 또한 감사한 마음에 출장 다녀오면 지역 특산물 전해 드릴 정도로 잘 지냈습니다. 태아보험으로 이런 상황이 생기고, 이혼해라 마라 하는 상황이된 것도 당황스럽습니다.
새벽 1시 쯤 집을 나와서 아직 들어가지 않은 상태이고, 남편에게는
1. 다시는 이런 일 없게 시누들 참견 일절 끊어 낸다.
2. 애 지우고 이혼한다.
생각할 시간을 줄 테니 선택해서 답장 달라고 한 상태입니다.
친정 어머니께는 말씀드렸고, 아직 아버지와 오빠에게는 알리지 않은 상태입니다. 어머니께서 아침에 많이 상담해주셨고, 댓글 남겨주신 모든 분들 덕분에 조금은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풍성한 한가위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