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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돋]19세기 조선 실학자가 말하는 '세계 4대 종교'

작성자흥미돋는글|작성시간24.09.26|조회수1,431 목록 댓글 3

출처: https://www.fmkorea.com/7511147505

 

 

'조선 최초의 근대 과학자'라고 불리는

혜강 최한기(1803~1877)

 

용감하게도 당시 주류 성리학을 탈피해 

우주 본질은 '이(理)'가 아니라 '기(氣)'라고 강조하며

'기학'이란 고유한 학문 체계를 확립했다

 



틈날 때마다 중국에서 새 책을 구해 읽었으며

그 자신 또한 평생 1000권이 넘는 책을 쓴 

한국 역사상 최대 저술가라고도 알려져 있다

 

 



그가 1836년 펴낸 책 <기측체의>에는 흥미롭게도

당시 '세계 4대 종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현재 우리가 아는 바와는 사뭇 다른 내용도 있고

정보 접근이 어려운 상황상 틀린 정보도 많다

 

 

일단 있는 그대로 옮겨 보고자 한다



"무릇 천하에는 교(敎)가 넷이 있다"

 

 



"중ㆍ남ㆍ동(中南東) 인도(印度)로부터 

면전(緬甸 미얀마)ㆍ섬라(暹羅 태국)와 

서장(西藏 티베트)과 청해(靑海 중국 칭하이)ㆍ

막남(漠南 내몽골)과 북몽고(北蒙古 외몽골)는 

모두 불교(佛敎)이다."

 

 



"서인도(西印度 파키스탄)에서 포사(包社 페르샤)와 

아단(阿丹 아라비아) 그리고 서쪽으로 이미아주(利未亞洲 아프리카)와 동으로 총령(蔥嶺 파미르 고원)의 좌우와 

합살극(哈薩克 카자흐스탄) 포로특(布魯特 키르기스스탄)의 여러 유목 지대는 모두 천방교(天方敎 이슬람)이다."

 

 



"대서양(大西洋)의 구라파(歐羅巴 유럽) 여러 나라와 

대서양(大西洋) 밖의 미리견(彌利堅 아메리카)의 각국은 모두 천주교(天主敎)이다."

 

 



"중국과 안남(安南 베트남), 조선과 일본은 유교(儒敎)인데

그 햇수를 헤아려보면 모두 3000년을 넘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유교를 뺀 나머지 삼교(三敎)는 

분열돼서 지파(支派)의 문호를 열었다."



 

 

"불교(佛敎)는 나뉘어 셋이 되었는데, 

하나는 묵나교(墨那敎)니 바로 인도의 구교(舊敎)로 

흥두교(興杜敎 힌두교)라고도 한다"

 



"하나는 대라마교(大剌麻敎)니 바로 서장(西藏)의 황교(黃敎 티베트불교 겔룩파. 달라이 라마가 있는 곳)"

 

 



"또 하나는 묵로혁교(墨魯赫敎)니 서장(西藏)의 홍교

(紅敎 티베트불교 닝마파)라고도 한다."

 

 

 



"천방회교(天方回敎 이슬람)도 으로 나뉘니

하나는 유사교(由斯敎 유대교)니 바로 바라문구교(婆羅門舊敎 브라만교)요" 

 

 



"하나는 마합묵교(馬哈墨敎)니 바로 목한묵덕(穆罕黙德 무함마드)이 창립해 아단(阿丹 아라비아)에서 행한 것이다"

 

 



"하나는 비아리교(比阿厘敎 이슬람 시아파)니 그의 형의 아들(주: 알리)이 전하여 파사(巴社 페르시아) 도로기(都魯機 튀르키예)에서 행하여진다."

 

 



"천주교(天主敎)의 총명(總名)은 극력사돈교(克力斯頓敎 그리스도교)인데 셋으로 나뉘니, 

 

하나는 가특력교(加特力敎 가톨릭)로 의대리아(意大里亞 이탈리아)에서 행하여지는 천주구교(天主舊敎)이고"

 

 



                   "하나는 액리교(額利敎 정교회)요"

(주: 액리는 그리스, 즉 헬라스의 음차)

 

 



"하나는 파라특사돈교(波羅特士頓敎 프로테스탄트; 

개신교)니 여러 나라에서 뒤에 일어난 것이다." 

 

 

 



"저 네 교(敎)에는 각기 받들고 섬기는 것이 있으니

유교의 상제(上帝)와 불교의 제천(諸天)과 회회교의 사천(事天)과 서양의 신천(神天)이 이것인데

 

 

 



 "비록 그 이름은 다르나 실은 모두 하늘이다.

다들 모를 뿐이다."

 

 

 

 



최한기가 말한 것과 거의 똑같은 내용이 

1842년 청나라에서 발간된 <해국도지>에 나오는데,

아마 인용한 소스가 같은 모양이다

 

 



여튼 현대와 비교해 그가 말한 천하의 네 교에 대한 내용은 다소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 중 일부를 꼽자면

 

1. 힌두교가 불교에서 유래했다고 본 것

- 따지고 보면 그 반대에 가깝다

힌두교 원형이 브라만교이기 때문이다

 

티베트불교 외 다른 불교 종파에 대한

언급이 전무한 까닭도 궁금하다

 

2. 유대교와 브라만교를 동일하다고 본 것

- 물론 사실이 아니다

<해국도지>에선 브라만교에서 불교와

그리스도교, 이슬람 모두 나왔다고 써놓았다

 

3. 시아파를 비아리라고 표기한 것

- 시아파 원명이 '시아 알리(알리의 당파)'인 걸 생각하면

오히려 본래 뜻을 잘 살린 셈이다. 

비아리는 '친아리(알리)'와 같은 뜻이다

본문과 달리 알리는 무함마드의 조카가 아니라

사촌동생이자 사위;;이며

튀르키예는 시아파가 아닌 수니파 국가다

 

4. 천주교를 그리스도교 전체 의미로 쓴 것

-  일찍이 16세기부터 가톨릭 선교가 이뤄졌기 때문이리라

 

5. 모든 종교가 같은 대상을 숭배한다고 본 것

- 마테오 리치가 <천주실의>에서

 "유교의 상제가 그리스도교의 천주"라고 말한 영향 아닐까

리치의 이 전략은 중국과 조선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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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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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고내기 | 작성시간 24.09.26 모두 같은 하늘인데 서로 모를뿐이다 이 부분에서 소름돋았어
  • 작성자넌먹고자면서미묘한농담만하지 | 작성시간 24.09.26 진짜 흥미롭다....
  • 작성자출소핑 | 작성시간 24.09.26 맞아 종교학에 대학 책 읽어보면 결국 다 하늘을 말하고있음 그래서 연관되서 궁금한게 왜 하늘일까? 바다도 아니고 산도 아니고 왜 하늘일까 졸라 궁금함
    바다였다면 용궁과 같은게 천국인건지
    산이였다면 도인같은 사람이 천사가 되는게 아닌지
    혼자 이렇게 끊임없는 질문이 생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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