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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돋][The Chef] 불꽃같은 열정으로 살다_ 터치더스카이 수석셰프, 조은주

작성자돈까스햄버거치킨|작성시간24.09.27|조회수11,199 목록 댓글 21

출처: 여성시대 돈까스햄버거치킨



한화그룹을 대표해 2018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주자로 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63빌딩 터치더스카이의 수석 셰프, 조은주 셰프를 만났다. 조 셰프는 워킹온더클라우드에서 부책임자로 근무하다가 올 6월 터치더스카이의 수석 셰프로 발령받았다. 30년 만에 탄생한 최초의 여성 수석셰프이기에 혹자는 유리천장을 뚫었다고 표현하지만 여성이기 전에 실력으로 자리에 오른 조은주 셰프는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는 천생 셰프이다. 하나에 꽂히면 직진만 한다는 셰프의 성격이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세월을 설명한다. 꼼꼼하고 섬세한 요리에는 팀과 함께 걷고자 하는 리더의 카리스마도 더해졌다.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조은주 셰프의 열정이 성화의 불꽃만큼이나 특별하다.



터치더스카이로 수석 셰프로 임명되신 것을 축하드려요.
그것도 최초의 여성 셰프라는 점에 의미가 깊네요.
고맙습니다. 어깨가 무겁네요. 이곳까지 올라온 게 다 좋은 선후배들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인복이 좋은 편이죠. 워킹온더클라우드에서 근무하다가 터치더스카이에 발령 난 지는 3개월 됐고요. 앞으로 해 나가야 할 것도 익혀야할 것도 많아요. 차차 익숙해지겠죠.


(중략)

특별히 조 셰프님은 세계 3대 요리대회라는 FHA Culinary Challenge 2016에서 연달아 금메달 두 개를 획득한 최초의 여성 셰프라는 수식어도 얻으셨어요.
독일, 싱가폴, 룩셈부르크 대회를 세계 3대 요리대회라고 하는데요. 저는 이중에서 싱가폴 대회에 출전하게 됐어요. 사실 저에게까지 기회가 올 줄 몰랐기 때문에 기회를 잡고 나니 이것만 보였어요. 다신 오지 않을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거든요. 며칠 동안 잠도 못자고 준비했는데 대회 당일에 세팅이 무너져버리면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에 대회 당일까지도 스트레스가 극심했어요. 보통 피가 마른다는 표현을 쓰죠. 각국의 대표선수들이 모이는 이 대회에서는 요리가 좋지 않으면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나오지 않을 만큼 실력을 다투는 대회예요. 그렇기 때문에 보통은 한 종목에 전력을 쏟지요. 저는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했기 때문에 보험 하나 드는 셈 치고 두 종목에 도전한 거예요. 타파스 앤 핑거푸드와 각기 다른 4가지 메인 요리였죠. 그런데 금메달을 두 개나 목에 걸고 나니 그간의 피로가 싹 씻기는 느낌이랄까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뿌듯했어요. 저의 삶을 통 털어 올인한 단 하나의 순간을 꼽자면 주저 없이 이 대회를 꼽을 겁니다.



주방에서 굳이 성비를 따져보면 남자가 월등히 많아요. 왜 그렇다고 생각하세요?
이것은 비단 주방에만 국한 된 일은 아니라고 봐요. 제가 있는 곳에서는 여성의 비율이 전체의 10%정도로 남성이 많은 게 사실이에요. 주방은 기본적으로 체력이 뒷받침돼야 버틸 수 있는 곳이에요. 처음 들어오면 설거지나 물건 받아오기 등 허드렛일부터 시작하지요. 주말, 밤낮 할 것 없이 하루 종일 8~9시간을 서 있어야 하고요. 가장 먼저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히게 되죠. 여기에서 버티지 못하면 2~3년 안에 그만두고 말아요. 한 고비를 넘고 5~6년쯤 지나 이제야 적응할 만하면 이번엔 출산과 육아의 벽에 부딪히게 되는데, 저는 이 부분이 가장 큰 산이라고 생각해요. 대부분 이 시기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지요. 저도 처음에는 선배들이 제 손목을 보고 이런 손으로 무슨 요리를 하겠냐. 다시 한 번 생각해봐라. 어렵다. 힘들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저는 강철 체력인데다가 무엇보다도 요리가 적성에 맞았어요. 극복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어요.



셰프님도 결혼과 출산, 육아까지 경험하셨잖아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선배로서 조언을 하신다면요?
저는 9살짜리 딸이 있는데, 무엇보다도 부지런해지려고 노력해요. 제가 함께하지 못한 시간과 공간을 채워주려고 아이와 함께 있는 동안에는 최선을 다해 아이에게 집중하죠. 다행히 아침시간은 여유가 있어서 함께 식사를 해요. 퇴근하고 나서 숙제도 봐주고 자기 전에 하루 일과에 대해 이야기하지요. 쉬는 날이면 아이들을 동반하고 엄마들끼리 모여 정보도 공유하고 아이와 함께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기도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아이가 “우리 엄마도 다른 엄마들처럼 집에 빨리 퇴근했으면 좋겠어.”라고 하는데 마음이 짠하더라고요. 다행히 남편이 육아를 많이 도와주고 근처에 친정식구들이 모여 살아서 안심하고 일을 할 수 있어요. 지금은 결혼 적령도 늦어지고 사회적 인식이나 육아환경, 시스템화 된 주방 환경 등 이전과 비교해 많이 나아졌잖아요. 앞으로는 주방에 여성 셰프도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고비가 있게 마련인데요. 조 셰프님에게도 고비가 있었을까요?
물론 있었어요. 누구나 고민했을 육아와 출산 때문에요. 병원에서 아기가 위험하다면서 아이와 일 중에 하나를 포기하라는 선택의 순간이 있었어요. 그 때 저는 할 수 있을 거야. 딱 한 달만 쉬어보자고 생각했죠. 아이가 이런 저의 마음을 알았는지 다행히 무사했었고 저는 회사에 복귀할 수 있었어요. 돌이켜보면 제 일생에 병가는 딱 이 때 뿐 이네요. 아이를 낳고 나니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들었어요. 일을 놓을까도 생각했지만 답답해서 집에만 못 있겠더라고요. 내 인생이 너무 허무해지는 것 같아 자아를 포기하는 쪽보다 실현하는 쪽을 선택해 3개월 만에 주방으로 돌아왔어요. 복귀하고 나니 그제야 그릴을 맡겨주시더라고요. 이후부터는 좋은 일만 있었어요. 요리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도 내고 인정도 받아 부주방장까지 승진했으니 만약 그 때 포기했다면 지금의 저는 여기 없을 거예요.

한 번은 퍼스트 쿡(1급 조리사)을 달았을 때 선배에게 더 이상 소원이 없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제가 입사할 때만해도 세컨 쿡(2급 조리사)이 최고 선배였거든요. 그랬더니 대뜸 선배가 “너 정말 실망이다. 꿈이 왜 그것밖에 안되니?”라고 말하더라고요. 워킹온더클라우드의 수석 셰프로 있는 김태규 셰프님이죠. 그 때 느꼈어요. 아 나는 꿈이 작았구나. 나는 더 이룰 수 있는 사람이구나. 저를 믿어주고 응원해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저는 더 큰 꿈에 다가설 수 있었어요.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성화봉송 주자로 발탁되셨는데 어떻게 기회를 얻게 되셨나요?
여성을 대표할 특별한 사례를 찾다보니 운이 좋게 제가 발탁된 것 같아요. 한화그룹 전체에서 총 8명을 추천했는데 호텔부문에서만 2명이 선발됐고 그 중 한 명이 저예요. 정말 특별한 기회인데 회사를 대표해야 한다는 긴장감에 너무 많은 것을 생각 하느라 정신없이 뛰기만 한 것 같아요.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면 옆에서 뛰어준 가족과 함께 의미를 나누고 싶어요.

출처 :
http://www.hotelrestaurant.co.kr/mobile/article.html?no=5637


흑백요리사 보고 찾아보다 좋은 인터뷰같아서 퍼옴 전문 다 좋으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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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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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정썸무 | 작성시간 24.09.27 은주 셰프님 첨에 팀장하시고는 좀 갈팡질팡 하시는거 같다가 후반엔 딱 잘하시더라 그래도 머싯슴
  • 작성자큐피드블루 | 작성시간 24.09.27 너무 멋있다...
  • 작성자안가리고르마구머거스 | 작성시간 24.09.27 멋잇다 근데 인복도 정말 좋으셕덩거같아
  • 작성자들개비 | 작성시간 24.09.27 진짜멋지다
  • 작성자뛰어보장퐁짝 | 작성시간 24.09.29 출산 육아 때문에 경력이 단절되는건 언제나 여성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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