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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흥미돋]한평생 써온 비밀 연애편지를 조카 아들놈이 책으로 묶어 출판해버린 사연

작성자El Tiempo|작성시간04:21|조회수3,240 목록 댓글 7

출처 : 여성시대 디바




때는 17세기 이탈리아


집 정리를 하던 부오나로티는



우연히 자기 조부가 썼던 글들을 찾아냄

(엄밀하게 호칭은 내종조부, 본인 아버지의 삼촌)



오, 어디 한번 읽어볼까?




그대의 이름을 잊는 것은 매일 먹는 음식을 잊는 것과 다름없소. 하지만 나는 몸과 마음에 영양분을 주는 그대의 이름을 잊느니 차라리 불행히도 몸에만 영양분을 주는 음식을 잊겠소이다.

 

 

그대의 아름다운 신체를 감싸는
옷이 되고 싶소.

그대의 이름은 나의 육신과 정신 모두를 부양한다오. 내가 살아 있는 한, 어디를 가든 나는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하겠소.
하루라도 당신을 만나지 못하면 어디에도 평안이 없소.

 


”........“





”와씨 대박. 돌아가신 울 조부님이
그림이랑 조각만 천재인 줄 알았는데
시까지 잘 쓰셨어??

이건 당장 출판해야겠어.
우리 조부님 명성을 더더욱 드높여야지“



소네트를 보고 감명받은 부오나로티는 이 편지들을 묶어 책으로 출판하고자 함




그런데 한가지 걸리는 게 있었음


”그런데...... 이거 그대로 출판했다간 좆될거 같은데.“



소네트의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내가 너만을 사랑한다고, 내 신사여, 흥분하지 말아다오.



...그렇다.

이건 조부가 생전 그의
‘동성 연인’에게 보냈던 소네트들이었음

(당시 동성애는 불법이어서 걸리면 최대 사형임)


”하 씨 그렇다고 이 문학작품들을 썩힐수도 없고....“


고민하던 부오나로티는 간단한 해결책을 냄


”그럼 주어를 여자로 바꾸지 뭐 ㅋ.”


그렇게 부오나로티는 본인의 내종조부가 쓴 소네트 속 모든 남성형 대명사를 여성형으로 바꿔 출간했다.

 

 

 

 

 


👥👤👥뭐야..👤👥👥👤👥👥👤👥 👤👥👥👥👤👥👤👥👤 뭐야..👥👤👥👤👥👥👤👥👤👥👤👥👤👥👤👥👤👥
“대박.. 이 예술가 양반 평생 독신으로 살다 간 줄 알았는데, 지독하게 연애 하다 갔네?”

 


그리고 출판된 소네트는 대중들을 사로잡아
내종조부의 명성을 드높이겠다는 부오나로티의 본래 목적을 달성함

 

 

 

 

 

 

 


그리고 시간이 꽤 흘러 19세기 말 영국


“부오나로티가 출판했던 소네트들의
진실을 밝힌다!“

 

 


미술사학자이자 성소수자 인권운동가인 존 애딩턴 시먼즈는 당시 부오나로티가 출판했던 소네트들의 여성형 대명사를 남성형으로 되돌려 책을 펴냄



그에 대중들은 꽤 충격을 받는데


동성 연인과 이런 열렬한 소네트를 쓴
부오나로티의 내종조부가 바로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였기 때문 (피에타, 다비드, 시스티나 천장화 a.k.a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 등을 탄생시킨 르네상스 3대 거장)


미켈란젤로는 알다시피 가톨릭 교회의 총본부인 성 베드로 성당 수석건축가로 소명을 다하다 죽을 정도로 르네상스 당시 가톨릭을 대표하는 예술가였음



거기에 (당시 문서 왈) 못생긴데다 성격도 괴팍해서 사랑이라곤 평생 몰랐을 것 같은 이 예술가가
평생을 사랑한 연인이 동성이었다는 사실은 세간에 꽤나 화제가 됐음


이런 미켈란젤로의 평생 사랑을 받은 연인은



토마소 데 카발리에리 라는 로마 귀족 청년이었음

토마소는 1532년 미켈란젤로와 첫 만남 이후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했고

토마소는 미켈란젤로의 여럿 작품 속
뮤즈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냄

1564년 미켈란젤로가 사망할 때
임종을 지킨 사람들 중 한명이기도 했


말 그대로 미켈란젤로는 죽음이 둘을 갈라놓는 사랑을 하다 간 예술가였다!









+) 사족

그렇다고 미켈란젤로가 동성애자였다라고
단정짓기에는 애매함. 학자들은 그가 양성애자였을 거라고 추측하고 있음

 

 

 

왜냐하면 미켈란젤로는 1540년대 즈음엔
비토리아 콜론나라는 귀족 부인도 열렬히 사랑했었음



당시 과부였던 비토리아는
지성과 교양이 넘치는 귀부인이었고
미켈란젤로는 비토리아와 수많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비토리아에게 푹 빠졌음

자신이 그린 드로잉, 직접 쓴 애정어린 소네트를 바치며 사랑을 노래함

 

 

 

하지만 슬프게도 비토리아 콜론나는 1547년 세상을 떠났고, 미켈란젤로는 식음을 전폐하며 크게 슬퍼했다고 전해짐

 

 

 

 

 

괴팍하고 고독한 예술가로 평생 혼자 외롭게 살았을거라는 세간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미켈란젤로는 열렬한 사랑의 감정도 품어보고
말년에는 (그나마) 누그러진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과도 즐겁게 지낸 사람이었음.


실제로 주변 사람들도 살뜰하게 챙겼던
일화들을 몇 개 보면




- 자신을 보필해준 하인이
자기보다 먼저 죽었을 때 크게 슬퍼하며
과부가 된 그의 부인과 아이들을 챙겨줌.
그들의 생활비로 자금도 마련해주고
아이 대부도 자처함


- 당시 난장판이었던
성 베드로 성당 일꾼들의 근로 복지를 챙겨줌.
작업 시간을 표준화 하고
공사 현장에 사비로 커다란 종을 설치해서
점심시간과 퇴근시간을 명확하게 해줌




마냥 고약한 천재인 줄로만 알았던 미켈란젤로도 어쨌든 사람이었다는 걸 알 수 있음


진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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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후후학 | 작성시간 1시간 12분 전 new 와 너무 재밌다
  • 작성자저녁없는삶 | 작성시간 1시간 11분 전 new 와 흥미돋ㅋㅋㅋ미켈란젤로한테 동성연인이 있었구나ㅋㅋㅋ근데 중간에 선글라스 벗는 짤 진짜 눈 나와서 놀람ㅋㅋㅋㅋ
  • 작성자끼가철철 | 작성시간 1시간 1분 전 new 저 편지를 책으로 엮어낸거 지금까지도 나오는 책인가?
  • 작성자물기 어린 목소리 | 작성시간 48분 전 new 와 너무 흥미로워!!!!
  • 작성자하부장수리걸 | 작성시간 12분 전 new 19세기에 성소수자인권운동가가 있었다는 사실이 엄청 흥미로워 그럼 1800년대란 소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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