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시대 사월생
출처 : https://n.news.naver.com/article/310/0000109219?cds=news_my
이 곳은 10년간의 원정 끝에 제국을 건설한 영웅이자 백성들을 위해 밤낮 없이 일하는 능력 있는 군주 '쎄시아'가 통치하고 있다.
하지만 최고 권력자인데도 불구하고, 쎄시아는 업적이 아닌 성별로 평가받는 일이 허다하며 매일 허리를 옥죄는 코르셋과 무거운 파팅게일에 괴로워한다. 남성의 눈에 매력적인 여성성을 위해 여성의 건강과 선택권을 희생하는 문화에 의의를 제기하는 쎄시아 앞에, 현대 한국에서 패턴사로 일하다 환생한 '유리'가 등장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재겸 작가의 웹소설을 새들 작가가 각색한 웹툰 '여왕 쎄시아의 반바지'는 쎄시아와 유리가 남녀 모두에게 불편한 복식 문화를 바꾸는 과정을 몰입도 높은 서사와 황홀한 작화로 풀어낸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성과는 의복 문화에 내재한 인위적인 성 역할과 여성혐오적 시선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는 데 있다.
옷은 그 시대의 젠더 규범을 반영한다. 하지만 기존의 관념을 허무는 옷 역시 늘 등장해 왔다. 이것을 아는 유리는 쎄시아의 영향력을 빌어 코르셋을 뺀 드레스를 유행시킨다.
이에 점차 많은 여성이 여왕을 따라 코르셋을 벗기 시작한다.
물질로 존재하는 코르셋 자체가 여성의 주체성을 반드시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다. 쎄시아는 코르셋을 입고도 제국을 만들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옷에는 의도가 담기기에, 욕망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낼 새로운 옷이 필요하다. 그런 쎄시아를 위해 유리는 우아하면서도 절도 있는 백색의 와이드 팬츠 수트를 만든다. 당당하게 바지를 입고 걸어오는 쎄시아를 보며 독자들은 옷으로 나뉘어져 있던 성 역할 이분법의 해체에 다가서는 발걸음을 확인한다.
물론 이들의 도전은 앞으로도 헤쳐 나갈 난관이 많다. 하지만 작품은 현명하고 기발한 대답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풀어나가며, 현대적 사고방식을 가진 유리와 치열하고 신중하게 여권 신장을 고민하는 쎄시아의 호흡으로 독자를 설득한다.
'여왕 쎄시아의 반바지'는 단순히 코르셋을 벗느냐 마느냐의 이분법이 아니라, 자신만의 취향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어 여성을 대상화하는 폭력적인 시선을 걷어내어 보다 자유로운 선택을 할 방법을 고심하는 작품이다.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때와 장소에 맞춰 스스로를 단장하는 일은 여전히 필요하다. 하지만 성적 매력을 위해 소화 불량과 허리 통증, 심하게는 기절의 위험까지 감수할 필요가 있는지 숙고해 볼 기회가 생겼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런 기회를 얻은 것이 작품 속 사람들뿐만은 아닐 것이다. 탈코르셋을 고민하는 현대 한국의 독자들에게 '여왕 쎄시아의 반바지'는 젠더 규범보다 자신만의 취향과 필요를 우선시하는 자유롭고 주체적인 사유를 하기 위한 즐거운 계기가 돼 줄 것이다.
일부 생략한 채로 가져왔습니다.
출처 통해 전문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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