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지난 53년간 세월을 함께 한 남편을 떠나보낸 A씨는 남편이 사망하기 전 아파트를 증여 받았다. A씨는 이 아파트로 주택연금을 지급받으며 생활했지만 남편 사망 후 자식들은 어머니인 A씨에게 아파트 지분을 요구하며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걸었다. 배우자가 살아 생전 증여한 재산도 유류분 반환 대상이 될까.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는 19일 “배우자가 받은 재산은 상속재산으로서의 성격과 동시에 그들의 기여와 생계유지를 위한 보상 성격이 강하다”며 “이러한 사안에서 법원은 유류분청구 소송을 권리남용으로 판단해 기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법원에서 자녀들이 제기한 유류분반환 청구를 기각한 판례도 있다.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은 지난 2022년 10월 △53년간의 혼인생활 동안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이라는 점 △배우자의 생계 유지를 위한 필요성 △자녀들이 부모를 특별히 부양하거나 재산 유지에 기여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배우자가 받은 증여가 유류분반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법원은 자녀들이 유류분청구를 하는 것이 배우자의 생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이를 통해 자녀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아 자녀들의 유류분청구를 권리남용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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