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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돋][야구] 꼴지팀을 홀로 지킨 에이스, 요코하마의 영원한 번장

작성자KBO 개그콘서트|작성시간24.11.04|조회수8,611 목록 댓글 55

출처: 여성시대 KBO 개그콘서트




1991년, 미우라 다이스케라는 투수가 요코하마 타이요 훼일즈에 전체 70번으로 지명됨.


미우라는 학창 시절 내내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투수였음. 애초에 투수가 된 것도 중학교 시절 같은 팀 에이스 투수가 야구를 그만두는 바람에 억지로 투수를 한 거였고, 고교 시절에도 고시엔 무대조차 못 밟아봄. 지금도 그때도 전체 70번은 혹시나 하고 뽑아보는 픽이라 큰 기대를 받는 자원은 아니었음.










하지만 미우라는 엄청난 노력가였고, 1993-1994 2년간 기회가 올 때마다 임시 선발로 뛰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첫 완봉승까지 기록함.

이후 1995년부터 정식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함. 1997년 커리어 첫 10승과 승률왕을 달성하고, 1998년엔 우완 에이스의 상징인 18번으로 등번호를 변경해서









12승 7패 ERA 3.18의 활약을 보여주며 요코하마의 우승을 이끔. 자그마치 38년 만의 우승이었음.

















그러나 이 우승이 요코하마의 마지막 우승이었음ㅠㅋㅋㅋ

새 감독이랑 팀이 안 맞아서 이런저런 불협화음을 빚기 시작하더니


당시 요코하마의 마무리이자 정신적 지주였던 사사키 가즈히로가 99시즌이 끝나자마자 메이저리그로 진출함.

(역대 신인 최다 세이브 기록 세우고 신인왕 탐. 본인한테는 잘 된 일)





이후 다른 선수들도 하나둘 이적or은퇴하면서 미우라는 무너져가는 요코하마에 홀로 남게 됨. 이후 2002년 FA 자격을 취득하자 요코하마와 계약하며 베이스타즈인데 스타가 없는 요코하마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됨.
















암흑기 당시의 요코하마가 얼마나 막장 팀이었냐면,,,요코하마 팬의 십계명이란 게 있을 정도였음.


1. 시합은 원래 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관전한다.

2. 경기 도중 단 1군데라도 희망이나 좋은 점을 찾아낸다.

3. 시합에 이기든 지든, 감독의 수수께끼같은 선수기용이나 작전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4. 이긴 날은, 오늘이 야구 뉴스를 즐거운 기분으로 볼 수 있는 마지막 날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행복하게 본다.

5. 언젠가는, 언젠가는 초 거물 용병선수가 입단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6. 상대팀의 에이스 투수가 선발로 나서는 날은 쓸데없는 희망을 버리고 패배를 확신한다.

7. 팀 내 루키의 성장을 가장 큰 즐거움으로 삼는다.

8. 도저히, 정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괴로울 때면 1998 시즌 우승했을 때의 비디오를 몇 번이고 돌려본다.

9. 경기가 없는 매주 월요일은 오늘은 절대 지지 않는 날이라며 마음 편히 하루를 보낸다.

10. 팀이 지고 있을 때면,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연패기록을 보며 마음을 달랜다.




이거 완전 개롯데















미우라의 커하 시즌인 2005 시즌을 살펴보자면


12승 9패 214.2 이닝 ERA 2.52 177 탈삼진 52 사사구 10완투 2완봉



200+이닝을 던지면서 평자가 2점 중반인데 12승밖에 못한 것만 봐도 얼마나 ㅇㅖ....괜찮은 팀이면 20승 찍고도 남을 성적....














그리고 2008년, 미우라는 다시 한 번 FA 자격을 취득함. 미우라는 커리어 내내 한신의 천적이었는데, 우승을 노리던 한신이 3년 13억엔의 계약을 제시함.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노장 투수에게 내미는 계약인 걸 감안하면 꽤 큰 금액 ㅇㅇ

사실 미우라의 가족은 전부 한신 팬이었고, 미우라도 어릴 때부터 한신의 팬이었음. 요코하마의 상황이 워낙 막장이니 아무래도 이적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매년 연말마다 구단 차원에서 해오던 팬 감사 이벤트에 참여하고 온 미우라가 기자회견을 열더니


미우라 다이스케란 투수의 원점을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것은 강한 팀을 물리치고 승리하는 투수입니다. 저는 강한 팀을 이기고 우승하고 싶습니다.





라는 멘트와 함께 다시 한 번 요코하마 잔류를 선언함.












물론 미우라가 남는다고 해서 요코하마의 상황이 미라클하게 바뀌는 건 아니었음. 매년 3할대 승률 찍으며 꼴찌를 도맡아했고, 모든 야구 팬들의 조롱 대상이었음. 자연히 미우라의 기록도 승보다 패가 더 많아짐. 과장 좀 보태서 완봉 못하면 패전투수였으니ㅇㅇ,,,

모 세이버메트리션이 계산한 바에 따르면 미우라의 누적 WAR은 300승 투수들과 비교할 수준이라고 하지만...300승은 커녕 200승도 못했고, 150승보다 150패를 먼저 찍음.












그럼에도 미우라는 묵묵히 요코하마의 1선발 노릇을 하며 공을 던졌고, 마침내 150승을 달성함. 해당 경기 인터뷰에서 150승 소감을 말하길

“무엇보다 요코하마에 남아서 다행입니다”















이렇듯 미우라는 암흑기 요코하마의 유일한 희망이자 프차였지만 나이를 이길 순 없었음.

2015년, 43살의 미우라는 23시즌 연속 승리투수라는 대기록을 이룸. 이후 2016년 9월, “현역 은퇴를 하지만 앞으로도 미우라 다이스케는 계속 요코하마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라는 멘트와 함께 요코하마의 영구결번이 됨.

















그리고 2021년, 미우라는 요코하마의 감독이 되어 다시 한 번 그라운드로 돌아옴.



솔직하게 말하자면 경기 운영이 좋진 않아서 욕 많이 드셨지만 어쨌든 22, 23시즌 연달아 A 클래스 (한국 식으로 말하면 가을야구)에 진출하면서 역대 요코하마 감독 중에서는 나름 손 꼽히게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음.

그도 그럴 게 요쿄하마는 70년간 가을야구를 20번 밖에 못 나가봤다














그리고 2024년, 미우라의 경기 운영 능력은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많았음. 8월 31일 당시 A 클래스 진출 확률은 한 자리수로 아무래도 올해는 실패하지 않을까 했는데











같은 센트럴리그 팀인 히로시마 도요 카프가 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역대급 DTD를 기록함.



9월 1일 당시 62승 5무 48패로 센트럴리그 1위였는데

한 달간 5승 20패를(...) 처박으며

9월 30일 당시 리그 4위로 A 클래스 실패....






이리 하여 요코하마는 어부지리(?)로 센트럴리그 3위에 안착함.














일본 야구의 플레이오프는




각 리그의 2,3위가 3전 2선승제 매치를 치르고, 거기서 이긴 팀이 1위팀이랑 파이널 스테이지를 치름.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정규 1위팀은 1승 어드벤티지를 먹고 시작하는 데다 모든 경기를 1위 팀 홈 구장에서 진행하는, 정규 1위에게 엄청 유리한 구조이기 때문에 업셋이 나오기 힘든 구조임.






요코하마는

퍼스트 스테이지에서 2위 한신을 승승으로 이기고,

파이널 스테이지에서1위 요미우리를 (패)승승승패패승 풀꽉으로 이기며


역대 최저 승률 재팬시리즈 진출 팀이란 기록을 씀.















요쿄하마의 재팬시리즈 상대는




퍼시픽리그의 제왕 소프트뱅크


소뱅은 21세기에 재팬시리즈에 8번 진출해서 8번 전부 우승한 초강팀임. 24시즌 정규 성적도 91승 49패 승률 0.650으로, 간신히 5할 승률을 달성한 요코하마랑 1할 4푼이 넘는 차이였음. 크보로 치면 기아-롯데의 정규 승률 차이 ㅇㅇ



플옵에서도 소뱅은 퍼스트 스테이지 건너뛰고 파이널스테이지에서 1승 어드밴티지 받은 후 승승승으로 가뿐하게 올라왔고, 요코하마는 퍼스트 스테이지 2경기 + 6경기 해서 총 8경기 혈투 끝에 겨우 올라옴.
















요코하마의 홈에서 열리는 첫 두 경기를 소뱅에게 전부 내주며 그럼 그렇지 싶었으나...







소뱅 홈에서 열린 3, 4, 5차전을 모두 잡더니













6차전에서 11대 2로 대승을 거두며 패패승승승승으로 기적의 업셋을 달성하며 26년 만에 우승함!!


역대 최저 승률 재팬시리즈 우승, 센트럴리그 최초로 정규 3위가 재팬시리즈 우승, 역대 최다 승률차이 업셋 등등 온갖 기록은 다 씀.



















이리하여 미우라는 1998년 선수 시절 요코하마의 V2를 달성한데 이어, 감독으로 V3를 달성하며 요코하마의 영원한 레전드가 되었다고 한다.








미우라의시150승 달성 기념 인터뷰로 마무리



Q. 다른 팀에서 뛰었다면 더 많은 승수를 기록하지 않았을까?

A. 그런건 없다. 나는 요코하마의 미우라 다이스케다.




















- 끗 -




여담 : 작성자는 골수 카프 팬이며, 요코하마가 우승함에 따라 카프는 유일하게 21세기에 우승을 달성해보지 못한 팀이 되었다.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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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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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비찌지개 | 작성시간 24.11.04 여담ㅋㅋㅋㅋ
  • 작성자코코코입코 | 작성시간 24.11.05 낭만 미쳤다
  • 작성자롯데 힘내 | 작성시간 24.11.05 미쳤다ㅠㅠ
  • 작성자갈야는언제갈야 | 작성시간 24.11.05 ㄹㄷ팬이라 뭐 서치하다가 우연히 보게됐는데 진심눈물흘리는중,,,,,ㅠㅠ낭만야구 미쳤다 우리팀생각도 많이나고
  • 작성자Code:U | 작성시간 24.12.03 미친서사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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