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여성시대 (헤이헤이집!중!)
편집자 '노영수'(36)와 소설가 '고영‘(26)의 사랑이야기
철학수업에서 만난 둘
-노영수입니다. 창작합니다.
처음 만난 순간 허락받지도 않은 커피를 뺏어 먹더니 은혜 갚고 싶다며 싫다는 영을 카페에 데려가
-여기 수업 처음 들으시죠?
-네 어떻게 아셨어요?
- 처음 보는 얼굴이길래, 이렇게 귀엽게 생기신 분이면 제가 기억을 못 할 리가 없죠.
다짜고짜 플러팅을 시작함ㅋㅋㅋㅋㅋㅋ
그 뒤로부터 철학수업을 들은 날이면 같이 감자탕을 먹거나 청국 장 고등어 같은 노영수같은 아저씨 음식들을 같이 먹기 시작해
비오는 날이면 우산도 씌워주고
운동 싫어하는 영이가 영수때문에 풋살도 같이 하고
서로 말은 안했지만 썸을 타고 있었어
여느 날과 같이 아저씨 입맛인 영수는 백숙 먹자 시전 영이는 싫다고 치킨!! 치킨 먹어요 하면서 클럽에 데려갔는데
먹는 둥 마는 둥 싫은 티 팍팍 내고있자 영이 삐져서 나감
그 와중에 영수 영이 붙잡고 또 횟집 데려감 ㅋㅋㅋㅋㅋ
-영씨가 먹은 게 뭐라고 생각하세요?
-광어. 아니 우럭인가?
-맞고 틀려요. 당신이 맛보고 있는 건 우럭. 그러나 비단 우럭의 맛이 아닙니다. 혀끝에 감도는 건 우주의 맛이기도 하죠
-그게 무슨 개소리에요 ㅎㅎㅎ
-우리가 먹는 이 우럭도 우주의 일부잖아요? 그러니까 우주가 우주를 맛보는 과정인거죠
.. 더 투명한 쪽이 광어라 보면 돼요 더 쫄깃한 건 우럭
-그럼 저를 우럭이라 부르세요. 쫄깃하게
-아뇨 광어라 부르겠습니다 속이 다 보이거든요ㅎ
- ..좋아해요
-저도 청어 좋아해요!
- 청어 말고 당신이란 우주를요.
이렇게 개소리 아닌 개소리를 하고 받아주며 둘은 사귀게 돼
-깼어요? 무슨 꿈이라도 꿨나 봐요
-아뇨 살짝 잠들었나 봐요
-코 골았는데.
-죄송해요
-귀여웠는데.
-형 얼마 만이에요?
-왜요?
-너무 잘해서요
-ㅎㅎㅎㅎ
-이렇게 방안에 불을 끄고 있으니까요..
우주에 우리 둘만 남겨진 기분이에요
나의 몸은 그와 맞아떨어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았고 내 품에 안긴 그가 마치 우주처럼 거대하게 느껴졌다.
영이는 영수에게 가장 뜨거운 시절을 빼앗길 정도로 빠지게 돼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어요 이 집, 혼자 있을 땐 어둡고 답답했는데 영이씨랑 함께 하니까 집이 우주처럼 느껴져요.
영수의 집에서 만큼은 영이와 영수는 둘도 없는 사랑을 했어
그러던 어느 날 공원에서 둘이 산책을 하다가 영수의 인권운동 선배들에게 게이라는 걸 들킬 뻔 하게 돼
-왜 그랬어요? 도대체 왜 그랬냐구요. 선배들 앞에서 브런치 데이트라니 그럼 내가 뭐가 됩니까?
-뭐가 되긴요 후배가 되지 그 사람들 도대체 누군데요?
- 선배들이요. 나랑 같이 인권운동했었던
-사회운동 한다는 사람들이 수준이 왜 그 모양이래 ㅂㅅ같은 새끼들이
-그딴 식으로 말하지마..!!!
그렇게 둘은 싸우고 연락두절이 되다 영수가 미안하다고 연락이 와. 영이는 또 좋다고 쫄쫄쫄 따라나가 커플티도 사고 파스타도 먹자고 해. 그러나 얼중의 얼 디나이얼 게이인 영수는 남자끼리 무슨 파스타냐며 해물칼국수나 먹자고 ㅈㄹ함.
영수가 아재 입맛인 것도 있겠지만 구수한 음식을 먹었던 건 남자 둘이 예쁜 곳에서 예쁜 음식을 먹는게 게이라는게 티 날 거 같아서
였던거야.
(디나이얼이란? 동성애 성적 지향을 가졌지만 스스로 그런 감정을 인정하지 않는 것)
그렇게 영이가 삐진 채로 둘은 영수의 집으로 옴
-미안해요. 내가 너무 답답하게 굴었죠.
안 더워요? 가방 좀 벗지?
-하지 마세요😡
싫은 척 뿌리쳤다가
또 뿌리쳤다가
받아들임ㅋ
19금이라네요.
몰라..이거 보고 뱅신이 되...😵💫
삐지면 몸으로 풀어주는 영수
노영수 너 미친거야...
둘이 몸으로 잘 화해해놓고 또 싸움 😨
-영씬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알아요?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 는지 그래서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영씨같은 사람은 상상도 못할거예요. 그러니까 이런 티셔츠나 입고 남자 둘이 레스토랑 가서 파스타나 먹자는 소리나 하지
-파스타 먹는 거랑 형 힘든게 무슨 상관인데요 그리고 세상 사람들 아무도 형이랑 나랑 신경 안써요.
-안 쓰기는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데
-내가 부끄럽다는 거죠? 집에서만 보고 싶은거죠?
-…네..
영이 짜증나서 친구들이랑 클럽 갔는데 결국은 또 영수네로 옴
-왜 자꾸 생각나는데. 왜 자꾸 보고 싶은데. 왜 자꾸 나 미치게 하는데.
-미안해요.
이렇게 또 영수와 영이는 화해 하는 듯 했으나 다음날 아침 영수가 자고 있을 때 영이는 영수의 노트북을 보게 돼 영수는 동성애에 대한 연구서를 쓰고 있었고 그 내용은 동성애는 죄악이며 고쳐야 할 정신병이다 뭐 이런 내용이었어.
충격을 먹었지만 영이 엄마에게 소개 시켜주기로 마음먹었고 (엄마도 영이가 게이라는거 알고 정신병원 처넣은적 있음)
아들의 성정체성을 부정하는 엄마와 본인의 성정체성을 부정하는 영수 두명에게 동성애는 잘못이 아니다 인정시키려는 듯해보였 어.
영수는 영이 어머니와의 공원약속에 나가겠다고 말했지만 나오지 않았고 문자로 사정이 있었다며 영이가 그토록 먹고 싶어 하던 파스타집을 예약해놨다고 나오라고 해
-드디어 형이랑 파스타를 먹어보네요. 고마워요.
-영씨는 어머니한테 사랑을 많이 받고 계신 거 같아요
-그래 보여요?
-사랑을 받는 사람의 얼굴은 다르거든요 사랑을 주는 사람도 뭔가 다르고요. 잘해주는 가족이 있다는 건 좋은 거 같아요. 그래서 말인데요 영이씨, 저 미국으로 가게 됐습니다
-미국이요..?
-미국에 누나가 살고 있거든요
-언제 돌아오는데요?
-저 취직했습니다 워싱턴 근처요. 영씨도 이젠 좋은 남자 만 나야죠. 아니면.. 좋은 여자를 만나라고 해야 하나?
-..형..
-우리가 무슨 관계인거 같아요? 설마.. 사랑이라고 생각햇던 건 아니죠? 하.. 그렇게 생각했구나 (파스타먹으며) 제 취향은 아니네요.
-미..친새끼 미친새끼야!!!!!
집에 온 영이는 자살시도를 하고 응급실에 가서 살아남
일년 뒤 노영수가 영이에게 쓴 편지가 와
‘안녕하세요 영씨. 형이에요. 이런 표현이 오랜만이라 어색하네요. 이상하게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거 같습니다. 1년 이 아니라 10년쯤 어쩌면 그보다도 오래.. 사실 그날 그 이후로도 그 공원에 찾아갔습니다. 먼발치에서 어머니와 영씨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너무 사랑하는 모습이었어요. 어쩌면 우리 둘의 모습도 비슷했던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제넘지만 이 해설서가 책 쓸 때 일말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영씨 비겁했던 지난날의 나를 용서하기를..바랍니다..’
END-
보고 싶은 여시들은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을 보시면 됩니다!! 제가 쓴 글은 1-8화중에 3-4화입니다.
다른 회차도 너무 재미있지만 특히 연출이 너무 좋았고 아끼는 회 차라 3-4화만 썼어요.
벨드보다는 퀴어에 가까운 내용이라 현실적인 내용도 많아요!
(다들 제발 한입만 츄라이 해봐..여시소원)
애정으로 쓴 글이니 뭐 잘못된 거 있으면 살포시 말해주세요...🙏
이 밑에는 그냥 개인적인 생각과 해석이니 스루할 사람은 스루~~
처음 봤을 때는 노영수 미친넘 지가 꼬셔놓고 지가 차네 진짜 짜증 난다 생각했는데 영수영에 대해 계속 생각하다 보니 노영수는 미제싫어서 할로윈데이가 악습이라 해놓고선 아이폰을 쓰고 아메리카노를 먹고 미국으로 일하러 간다는, 디나이얼 게이 라 밖에서 누가 게이로 생각할까봐 스킨십과 티내는 거 싫어하면서 꼬실 때는 포차에서 키스도 잘만 하는 ㅋㅋㅋ 진짜 인지부조화가 심하면서도 본인이 본인을 인정 못하는 모순과 자기혐오로 가득찬 사람같단 말이지. 그래서 항상 우주를 운운하면서 개똥철학 같은걸로 본인을 합리화하려고 했던거 같은데 자기와는 너무도 다른, 자신을 너무나도 잘 알며 인정하는 영이를 보면서 느꼈던 거 같아.
이 사람을 여기서 더 사랑하면 안되겠구나.
같이 있을 때면 본인의 우주가 가득 찬거 같다 했으면서도 영이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자신을 보며 더 자기혐오가 강해졌을 거 라 생각하게 됐어.
마지막 헤어질때 설마 사랑이라 생각한건 아니죠? 이것도 자기 자 신한테 묻는거 같았음..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고.. 띠발!! 😭
어찌 됐든간에 노영수 잘못이긴 하지.. 아무튼 난 영수가 영이를 많이 사랑했다고 생각해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뿐.
언젠간 인간 노영수도 본인을 인정하는 날이 오길 바라며
영수영 너네 때문에 내가 미쳐..
내가 뭔가를 잘못 생각 했을수도 버석망사를 좋아해서 미화된걸 지도 그래도 좋은걸 어떡해
*작가님 피셜 영이가 영수의 첫사랑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도라이가 되… 그 전남자들은 다 하룻밤의 남자들이었을거라고😭
진짜 사랑을 겪었으니 제발 디나이얼좀 벗어나줄래 영수야..
마지막 노영수와 고영 본체들 화보로 진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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