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에이리로우
바로 퇴폐적이고 심란한+왠지 모르게
쓸쓸한 도시 너낌 드는 사진...
졸라 심란한데 뭔가 아련함...
세상에 나밖에 없는 너낌...
옛날 홍콩영화에 자주 나오는 뒷골목 너낌...
숯불냄새+물비린내+담배냄새 사이로
가느다란 가을 밤냄새 한줄기 지나갈 것 같은 너낌
별 사연 없는데
사연있는 사람 된 것 같은 너낌...
일반적인 사람들 생활에서 빗겨난 듯한...
사회에 홀로 동떨어진 너낌...
쓸쓸하고 외로운데 묘하게 향수 느껴짐..
퇴폐적인 일이 일상처럼 일어나지만
들여다보면 사람사는 냄새 날 것같은 너낌..
실제론 무서워서 안가겠지만
전생에 어느 한 순간에는 이런 공간에
머물렀을 것 같음..
외롭고 쓸쓸한 도시의 밤☆
하지만 이곳이 나의 유일한 보금자리일 너낌...
외로워서 주파수 잘 안맞는 라디오
밤새 틀어놓고 스르륵 잠들 것 같은 너낌
아침에 일어나면 라디오 소리 대신
희미한 전자음만 간간히 내뿜고 있을 듯한 너낌
줴렝샹홍샹~ 하는 옛날 홍콩영화 오스트
들려올것 같은 너낌
+희뿌연 담배연기
지나다니는 사람은 쥐뿔도 없는데
저멀리서 오토바이 부아아앙 하는 소리만
아련하게 들려올 것 같은 너낌
일끝나고 집에와서 방 불 켜면
치지지직 하는 소리랑 같이
창백한 백열등 깜빡거리면서 켜질 것 같은 너낌
불켜지면 방안엔 어지럽게 펼쳐진 이불,
한쪽 구석엔 꽁초 수북히 쌓인 깡통 놓여있을 듯
+
어디서 샀는지 모를 아기자기한 장식용품
창틀에 쪼르르 세워져있을 것 같은
근데 그게 더럽거나 짜증나지 않고
오히려 포근하게 느껴질 것 같은 너낌
(이 집이 그렇다는 거 아님
걍 그런 장면이 떠오른다는 뜻)
치를 떨고 떠나왔는데
어느 순간 나도모르게 그리워하고 있을 동네 너낌
이어폰 끼고 멍하니 창문에 머리 대고 있다가
아무도 안 내리는 정류장에
터벅터벅 혼자 내릴 것 같은 너낌
캄캄한 밤
+
어딘지모르게 색바랜 듯한 쨍한 네온사인
+
낡은 건물 조합
비까지 오면 더 심란함
네온사인만 덩그러니 밝혀진
문닫은 상점
특별할 거 하나 없는데
지나가다 가만히 서서 들여다보고 있을 것 같음
네온빛 스며든 물건들이
나보다 반짝이는 것 같아서
씁쓸하면서도 시선 못 뗄 것 같음
주운 동전으로 큰맘먹고 자판기 음료 뽑았는데
캔 입구 녹슬어있을 것 같음
먹지도 못하고 버리지도 못하고
그대로 집에 가져와서 창틀에 올려둘 것 같음
외로울 때마다
낡은 침대에 멍때리고 누워서
녹슨 캔음료 쳐다보고 있을듯
지나가는 이웃 마주친 적 없어서
사람이 살긴 하는건가 싶은데
겨우 잠들 새벽무렵에
나지막히 들리는 발소리에 위안 얻을 너낌
계단 올라갈 때마다
치이익 하면서 불빛 파르르 떨릴 것 같음
걸음 멈춰서 불 다시 켜질 때까지
잠깐 쳐다보다가
묵묵히 계단 마저 오를 것 같음
언제 망해도 이상할 것 같지 않은 상점에서
이따금 오래된 샴푸 하나 사들고
주인 아주머니랑 스몰톡 나눌 너낌..
사진 출처= 핀터레스트
나만 이런 거면 조용히 짜짐
문제시 글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