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네이트판 어릴때 버리고 간 친모의 자식에게 저의 존재를 알리고 싶네요. | 네이트 판 (nate.com)
안녕하세요.
사회부적응자로 살고있는 30대 초반 여자입니다.
어쩌다 30년 만에 친엄마를 만나고부터 마음에 분노가 생겨
친엄마의 가정을 깨뜨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이 나이먹고 철없는 생각한다 싶으면서도 친엄마를 만나고부터
마음이 자꾸 혼란스럽고 억울하고 복잡한 감정이 들어
여기에 털어내듯 글을 쓰려고 합니다.
친엄마는 저를 낳고 백일도 안됐을 무렵
아버지의 폭력으로 이혼 후 저를 친할머니집에 맡겨놓고 떠나셨습니다.
아빠는 재혼해서 저를 할머니 집에 맡기고 다른 가정을 꾸리고 살았구요.
중학생 때 왕따를 당해 전학을 가게되어 어쩔 수 없이 아빠집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계모에게 학대받은 기억과 아빠의 무관심으로 인해 성인이 되어 돈벌기 시작하면서
아빠와도 연을 끊고 약 10년째 혼자 살고 있습니다.
차마 키워준 할머니와는 연을 끊을 수 없어 아빠 몰래 왕래하고 있던 중
우연히 할머니집에서 고모를 만났고 2년 전 고모의 강요로 원치않게 친모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고모가 저와 친모와의 만남을 주선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제가 친엄마에 대한 호기심으로 인터넷에 엄마의 이름을 검색했고
친엄마가 한 인터넷 카페에 사업상의 이유로 핸드폰 번호를 적은 것을 발견하여 연락처를 알고 있었는데
그 사실을 고모에게 말했더니 고모는 친엄마 연락처를 제게서 받아가셨습니다.)
엄마를 만나기 전 고모는 저에게 너희 엄마는 똑똑하고 좋은사람이고
이혼 당시 아버지의 폭행으로 엄마가 떠난 것이고 모성애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고,
너희 아빠와 살 수 있는 여자는 이 세상에 없다며 부모 자식은 천륜이니 꼭 만나야한다는 말을
계속 해왔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엄마 얼굴도 기억나지 않고 엄마에 대한 정이 없어서 보고싶은 마음이 딱히 없었고
엄마가 어떤 태도로 나올지 몰라 두려운 마음이 들어 여러번 고모에게 거절의사를 표했지만
고모가 완강하게 만나야한다고 하셔서 고모의 태도에 흔들렸습니다.
그래서 고모가 굳이 엄마에게 연락을 하겠다면
먼저 저를 보고싶은지부터 물어봐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고모는 친엄마에게 연락하여 친엄마와 약속을 잡았고
제 의사와 상관없이 무작정 친엄마와 저와의 만남을 주선하였습니다.
그렇게 얼떨결에 30년만에 친모와 만났는데 그 후 2년째 마음에 악이 받칩니다..
친엄마는 저를 처음 보고 너가 ㅇㅇ이야? 하면서 그동안 수고했다 하면서 절 안아주셨고
안아주실때부터 눈물이 터져나왔는데 친엄마도 눈에 약간 눈물이 맺힌 듯 했지만
금방 닦아내며 쿨한 어조로 우리 과거는 돌아보지 말자, 앞으로 행복할 일만 생각하자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사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건지를 얘기하는데
뭔가 제 불행했던 과거 30년은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로 퉁쳐지고 없어진 느낌이고
갑자기 첫날 만나서 자기한테 엄마 사랑해요 라고 말을 해보라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러면서 자기 아들은 매일 자기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준다며 너도 해보라고 말하시고
큰아들과 통화하는 내용 들려주시면서 뿌듯한 표정 지으시는데 뭐 자랑하는건가 싶고..
"내가 모아놓은 돈은 없다. 네가 알아들을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이러시더라구요.
당시에는 이 말을 이해 못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아 내가 돈달라고 할까봐
미리 저렇게 말한거구나 싶어 뒤늦게 화가 났었습니다.
그리고 이 나이에 왜 차도 없냐고 하면서 하나 사라고 하셔서 중고차 알아보겠다 했더니
중고차 사면 그걸 엄마에게 달라고, 너는 초보운전이니 내가 몰던 차를 네가 당분간 모는게
낫지 않겠냐 하셔서 당황했는데 너무 황당해서 그 말엔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다 서러웠던 기억들이 생각나서 엄마에게 힘들었던 일을 말하면
너는 엄마한테 진작 연락 했어야지 뭐했냐며 오히려 저를 나무라셨구요.
엄마로서 너무 속상해서 저렇게 표현한거겠거니 최대한 좋게 생각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지금 키우는 아들 두명이 어릴때 제가 사는 동네에 있는 놀이공원에
아들 둘을 데리고 왔었다길래 그때 혹시 제 생각 했었냐고 물어봤더니
"애 키우느라 바쁜데 네 생각할 시간이 어딨어." 이러시더라구요.
생각해보니 엄마는 저에게 한번도 보고싶었다고 말씀 하신 적이 없으셨습니다.
과하게 솔직한 분 같아서 악의는 없었을거라고 생각하고 싶어도
친자식 입장에서 너무 제 처지를 공감 못받는거 같고
제 직장이나 현재 환경 등을 마음에 안들어하시는게 은연중에 티가 나고
연락해도 답장도 빠른 편은 아니셔서 서운한 마음에 그냥 문자로 모진말 하고
제 쪽에서 연락을 끊은지 2년이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몰랐으면 좋았을텐데 괜히 다 커서 친엄마를 만나 어떻게 사는지 대충 알게되니
저는 버려져서 힘들게 겨우 사는데 친엄마 가정은 너무 행복하고
이제 친엄마에게는 저에 대한 조금의 궁금함마저 남아있지 않을거라 생각하니
엄마가 잘 사시는 것에 대한 안심보다는 억울한 마음이 듭니다.
나도 처음부터 엄마와 살았으면 저 집 아들들처럼 행복했겠지 하는 피해의식만 들고
친엄마의 행복을 깨뜨리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친엄마가 절 만났을 때 지금 아들들은 자기가 재혼인지 모른다고 비밀로 해달라고 했는데
그것이 엄마의 유일한 약점이라 그런거 같습니다..
근데 이미 아들들도 대학생이라 타격도 없을 거 같고 이런 생각하는 제 자신도 못나보이고..
제가 실행에 옮긴다한들 그 아들들은 무슨죄인가 싶어 이런저런 생각 다하다보니
마음이 심란하고 외롭습니다.
친엄마가 만나서 잘해준 부분도 물론 있었습니다.
연락하는동안은 반찬거리를 싸와주거나, 운전연습을 시켜주거나,
겨울 패딩 한벌을 사주시기도 하셨었어요.
선물 중에는 재고처리나 유통기한이 지나있는 식품도 껴있긴 했지만요..
그래도 만약 사회에서 제3자로 친엄마를 알았다면 현명해서 친구하고 싶은 사람일거란 생각은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헷갈립니다.
저에 대한 모성이 있는지, 연락하고 사는게 나을지, 그냥 잊고사는게 나을지요..
속사정 아는 가까운 지인에게 물어보면 너무 혼자 동떨어져있으니
도움받을땐 받을 수 있게 연락 정도는 해라는 의견과, 없다고 생각하고 살라는 의견으로 나뉩니다.
조언해준 지인들도 이혼가정이 아니라 잘 모르겠다는 의견입니다.
다 잊고 없는사람으로 치고 혼자 꿋꿋이 살려고 노력하는데 한번씩 외로움이 몰려올때면
왜 나만 이렇게 힘든가 싶고 그 집 아들들 sns에 모든걸 폭로하고 싶고
엄마에게 복수하고 싶은 감정이 올라오는데
그냥 누르고 지금처럼 사는게 맞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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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톡선이 되어 부담스러운데 글을 지울까하다가
위로와 조언이 되는 댓글들이 많아 보면서 힘을 내고 살아가려고
지우지 않고 그대로 놔두려고 합니다.
종종 댓글에 아빠는 왜 원망안하냐는 글이 있어서 덧붙이면,
0세~7세까지는 아빠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고
굳이 따지자면 아빠가 초등학생때 재혼을 하시면서 사이가 멀어졌는데
정신적인 사랑은 받지 못했지만 아빠가 3교대 근무를 20년 넘게 하시면서
물질적으로 지원 해주신 것도 있고,
계모의 학대는 또 한 가정이 파탄날까 두려워 제가 굳이 아빠에게 얘기하지 않아서
아빠가 몰랐던 부분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아빠를 두둔하는 것이 아니고 그만큼 얼굴 본 세월이 길어
볼꼴 못볼꼴 다 봤고 애증의 감정도 뒤섞여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리고 아빠는 재혼가정에서도 매일같이 계모와 다투어
저도 머리가 큰 이후로 아빠,새엄마와 지겹게 싸웠고
아빠는 이미 알콜중독, 가정폭력 등으로 가족들을 힘들게 해
제가 아빠를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고 그 이후로 아빠가 제게 실망하셔서
저는 아빠 집에서 쫓겨났고요.
제가 아빠에게 복수라는 마음을 품기도 전에
아빠는 스스로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계시던 분입니다.
현재는 가지고 있던 집도 파시고 직장도 잃고 새엄마와 이혼하여 혼자 사시는걸로 압니다.
고모와는 2년전 친엄마와 연락을 끊으면서 함께 끊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베플]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어의업내 작성시간 24.11.22 글쓴사람이 제일 안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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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후이즈유얼누나 작성시간 24.11.22 주변에 어른들이 다 저게뭐야.. 눈물난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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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고종 작성시간 24.11.22 고모는 왜 나대누
엄마는 딱히 딸한테 애정이나 죄책감도 없어보이고 걍 옆집 아줌마 더 사궜다고 생각하셈 -
작성자쫀득쫀득펄 작성시간 24.11.22 글쓴이 딱하다 저 마음 나도 알아 같이 이야기라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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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직러 작성시간 24.11.23 중고차 사면 그 차를 자기를 달라니...진짜 너무하다 아들자랑은 또 뭐야...;;;진짜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