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11시 30분 전남 장흥군 대덕읍 월정리 ‘풀로만목장’. “목초(牧草)만 먹여 소를 키운다”는 목장 안에서 요들송이 울려 퍼졌다. 이날 은퇴하는 암소 3마리를 위해 조영현(70) 풀로만목장 대표 부부가 부르는 축가였다.
조 대표는 “13년 전 귀농할 때 산 암송아지 12마리 중 3마리가 더는 임신이 되지 않아 은퇴식을 갖게 됐다”며 “그간 많은 송아지를 낳아준 소들이 친구·자식들과 어울리며 목장에서 여생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암소 3마리, 도축장 대신 초원서 여생 보내
이날 한우 은퇴식에서는 한 작가의 『사람의 길』 작은 사인회도 열렸다. 한 작가는 자신의 소설 30권을 준비해 행사 참석자들에게 건넨 후 “나도 은퇴하는 소들을 절반 정도 후원하겠다”며 조 대표에게 봉투를 건넸다. 한 작가는 자신이 머무르며 작품 활동 중인 장흥 지역의 한 문인을 통해 조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한우 은퇴식을 전후로 후원자들도 생겼다. 조 대표의 지인인 정철승 변호사와 무영스님 등이다. 이들은 “다롱이와 구피의 남은 여생 풀값을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그간 후원자가 없었던 똑순이도 이날 은퇴식 직전 후원자가 나타났다고 한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