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fmkorea.com/7746090430
1403년, 웨일스의 독립을 선언하고 웨일스 대공을 자칭한 오와인 글린두르의 반란군을 제압하기 위해 17살의 잉글랜드 왕세자 헨리가 전장에 뛰어들었다.
슈루즈버리 전투는 잉글랜드 왕실의 승리로 끝나고 적군의 사령관 헨리 퍼시는 사망했으나, 최전선에서 돌격하던 왕세자 헨리 역시 끔찍한 부상을 입었다.
적이 쏜 화살이 헨리의 얼굴에 클린히트, 안면을 15cm나 파고들어 박힌 것이다.
물론 우리의 상남자 헨리 행님께서는 화살대만 대충 부러뜨리고 그대로 전투로 복귀해서 부하들을 지휘하여 큰 공을 세웠으나 적군을 물리친다고 부상이 치료되지는 않는다.
화살촉은 도저히 뽑을 수 없는 위치까지 파고들었고, 광대뼈를 깨부수고 박혀 섣불리 제거를 시도했다가는 광대뼈를 두 조각으로 쪼개버릴 지경이었다.
곧 패혈증이 찾아와 왕세자는 사경을 헤맸으며 의사들은 손도 쓰지 못했다. 결국 국왕 헨리 4세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지하 감옥에 투옥되어 있던 궁정 의사 겸 대장장이 존 브래드모어를 석방한 것이다.
(지하 감옥에 투옥되어 있던 궁정 의사 겸 대장장이 존 브래드모어 이하 문도로 표기)
문도! 해방이다!
*롤캐릭터라고 검색하니 나옴 문도박사에 대한 설명 :
완전히 미쳐버린 비참한 살인마이자 오싹한 보라색 괴물로 변한 문도 박사는 많은 자운 시민이 특히나 어두운 밤에 외출을 피하는 이유이다. 현재 의사를 자처하는 그는 한때 자운에서 가장 악명 높은 정신 병원에 수용된 환자였다. 모든 의료진을 '치료'하고 나서, 문도 박사는 자신이 치료받았던 빈 병원에서 의사가 된 뒤 본인이 수없이 당한 몹시 부도덕한 치료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의약품은 많지만 의학 지식은 전혀 없는 문도 박사는 약물을 주사할 때마다 더욱더 괴물처럼 변해 그의 진료실 주변을 헤매는 불운한 '환자'들을 두려움에 빠트린다.
그냥 죽을게 칷;;
문도! 엄살부리는 환자 싫어한다!
헨리에게는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존 브래드모어는 무슨 무허가 인체실험을 하다가 감옥에 갇힌 건 아니었다.
뛰어난 외과의였던 그는 동시에 외과 수술을 위한 기구를 만드는 훌륭한 금속세공인이었고 이 재능을 "고수익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사회의 다른 분야"에 창의적으로 접목하다가 덜미를 잡히고 체포당했다.
그렇다, 위조화폐다.
궁정 의사로 일하면서 번 수익을 투자해서 금화 위조 사업을 확장하다가 왕한테 딱 걸린 브래드모어는 그대로 지하감옥에 쳐박혔으나 왕세자를 살려내라는 특명을 받고 가석방되었다.
목숨을 걸고 왕세자를 치료하게 된 브래드모어는 일단 왕세자의 상처를 면밀히 살핀 뒤 한 가지 명령을 내렸다.
문도! 꿀 필요하다! 달콤한 꿀 잔뜩 가져와라!
이 aaaㅁ친 SHAKE IT 가 하라는 치료는 안하고 지 간식부터 챙기네
치료에 쓸거다! 우선 상처에 꿀을 잔뜩 바른다!
사과할테니까 그냥 간식으로 먹으면 안될까
꿀은 삼투압 현상을 일으켜서 세균의 수분을 빨아들여 죽인다! 문도 의대 나온 남자다!
아니 다른 살균제는 없어? 페니실린이라든가...
중세에 페니실린이 어딨냐?
폭풍같은 반론에 꿀 먹은 벙어리(진짜임)이 된 헨리를 뒤로 하고 브래드모어는 다음 작업에 착수했다.
환부를 보니 평범한 도구로 수술하기는 글렀다! 문도가 맞춤용 기구를 만드는 동안 사형수들을 데려와라!
아니 사형수는 또 왜 필요한건데
문도! 처음 쓰는 도구를 실험해볼 자원자를 발견했다!
데려올테니까 제발 살려다오
시간은 흘러 마침내 운명의 날이 다가왔고, 브래드모어가 고안한 수술 도구 역시 완성되었다.
침묵과 긴장으로 가득 찬 방에서 브랜드모어는 팔을 걷어붙이고 마침내 왕세자의 얼굴에 박힌 화살촉을 향해 기구를...
잠깐만여 마취는
중세에 마취가 어딨어
강제로 -관우-하게 된 헨리는 의식을 유지한 채로 자신의 얼굴이 해집어지는 끔찍한 경험을 겪었으나 화살촉은 성공적으로 제거되었고 상처에 와인을 부어 살균도 마쳤다.
비록 큰 흉터가 남았지만 왕세자는 완전히 회복하여 훗날 헨리 5세로 즉위해 신나게 프랑스를 두들겼고, 브래드모어는 논문 소재와 명성, 든든한 연금을 얻었다.
이 사례는 중세 유럽의 의학 발전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로 자주 언급된다.
이후 브래드모어는 복부에 칼을 찔러 자살을 시도한 사람 역시 살려내며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였고, 후대인들은 이 과정을 다룬 브래드모어의 논문을 읽으며 중세의 의학 수준을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이 논문은 라틴어판과 영문판이 따로 있다는 특성상 중세 영어의 변화 과정을 파악하는데도 도움이 되니, 문도 박사님께서 후대에 남긴 유산이 참으로 크다고 할 수 있겠다.
흥미돋 댓
“비록 큰 흉터가 남았지만 왕세자는 완전히 회복하여”
저래서 측면 초상화가 많았죠. 흉터자국을 안 보여주려고… 아마 더 킹 헨리 5세에서도 작게나마 그 흉터를 묘사했을 거예요.
수술은 몇 시간 동안 진행되었는데, 헨리는 수술을 받는 내내 의식이 있었고 끔찍한 고통에 시달렸는데도 끝까지 인내했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