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여성시대 (내닉읽은여시허리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73회
이번 계엄문건에 4.3사건을 "제주폭동"이라고 명명한 데에 화가 나는 한편 커다란 틀에 대해서만 알고 있고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는 부끄러움에 이런저런 매체들 통해서 소개된 4.3 사건에 대해 찾아보다가 꼬꼬무에서도 다룬 내용이 있어서 캡쳐해왔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73회_백골시신과 시멘트>
1947년 3월 1일, 삼일절 기념행사가 열린 제주도
기념행사에는 3만명에 달하는 인파가 모였음
그런데 길모퉁이를 돌던 기마경찰의 말발굽에 어린아이가 치여버림
근데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아이가 치였다고 외치는데도...그냥 감..
화난 사람들...항의하면서 경찰을 막 따라감
그런데 따라오는 도민들을 향해 경찰이 망설임 없이 발포해버림;
이 총에 맞고 6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음..
당시 제주는 분위기가 굉장히 험악했는데,
광복 이후 얼마 되지 않았을 시기이고 북한은 러시아가, 우리나라는 미국이 통치하던 미소군정기였음
해방되고 일본인이 물러나면 ㄱㅊ을줄 알았는데 미군정이 친일경찰을 다시 고용함.
왜냐면 행정편의를 위해서.
일본 경찰들이 그동안의 행정과 치안을 담당했으니까 걔네를 다시 쓰는게 가장 편하니까 그렇게 한거임
그래서 제주도민들은 경찰에게 더욱 분노했고
경찰은 사과 말고 성명문을 냄
"치안을 위한 정당방위였음ㅇㅇ"
개빡친 제주도민들 바로 항의함.
"사람을 죽인 경찰은 사과하라"
"책임자를 처벌하라"
항의의 일환으로 제주 내 기관, 학교, 회사가 총파업에 들어감.
총 95%가 동참한 대규모 파업이었음
근데 제주도 내에 소문이 돌기 시작함
"가둬서 밟고 지지고"
험악한 분위기 속 파업 참가자 등 2,500여 명이 검거됨
그리고 1948년 4월 3일 새벽,
제주도 산과 오름에 봉화가 켜지기 시작함
"탄압이면 항쟁이다!"
사망자가 발생했음.
사망자가 발생하다 보니 이 소식이 서울까지 퍼지게 되는데, 당시 그 소식에 매우 불편해하던 인물이 있었으니
제주도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당시 유력한 대통령 후보였던 이승만 박사.
당시 이승만 박사의 목표는 대선에서 당선되는 것.
그런데 왜 제주도를 왜 못마땅하게 여겼을까?
1948년 5월 10일 총선거 일주일 전의 사진임.
제주도민들이 짐을 싣고 산으로 올라가는 모습인데, 당시 이승만은 미군정의 지원을 받고 남한의 단독 정부를 수립하고자 했고 백범 김구 선생 등 민족 지도자들은 남북 통일 정부를 수립하자고 주장했음.
그래서 민족 지도자들은 5.10 총선거에는 아예 출마조차 하지 않았는데, 제주도민들도 통일정부를 원했음.
그래서 5.10 총선을 반대했고 "그 투표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투표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산으로 올라가버린 거임
그리고 치뤄진 5.10 총선에서 과반 투표율을 넘지 못한 선거구는 단 2곳이 있는데
둘 다 제주도임.
그리고 이 결과 때문에 이승만과 미군정이 아주 탐탁치 않아했고 그런 제주도를 가만히 두고 싶지 않아했음
그래서
이렇게 선언하고,
미 군정은 곧장 구축함을 보내서 해안을 봉쇄하고, 이 뿐만 아니라 육지에서 응원경찰 수백명을 파견함
제주에 군대와 경찰이 들어오면서부터 피바람이 몰아치기 시작...
오늘의 이야기를 함께해 줄
당시 6살의 복순이 (함복순)
신나게 놀고 집에 와서 엄마를 찾던 평범했던 어느 날, 집안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
창고에서 우당탕 소리가 나서 슬쩍 가보니 오빠가 사다리를 타고 다락위로 올라가고 있고,
엄마가 밑에서 사다리를 잡고 있었음
복순이의 오빠는 스무살, 복순이랑 14살 차이가 나는 오빠였고
오빠가 유독 복순이를 예뻐해줬다고 함.. ("날 그렇게 사랑해줘" 라고 표현하심)
아무튼, 다락으로 올라가는 오빠를 본 복순이에게 엄마가 "쉿, 속솜하래이(조용히 해라)" 라고 말씀하시면서
"오빠 어딨냐고 묻거든 숨었다고 하지도 말고 봤다고 하지도 말라"고 말함
영문도 모르는 복순이는 그냥 고개만 끄덕였는데, 그 날 이후로 이상한 일들이 생기기 시작함
해녀였던 엄마가 매일 가던 물질을 안 나가시고, 대신 밥을 지어서 남들 몰래 다락에 있는 오빠에게 전달해 주심
천장이 낮아서 허리도 못 펴는 다락에 있는 오빠와,
그런 오빠를 위해 몰래 밥을 지어 갖다주는 엄마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의 복순이.
그러던 어느날, 엄마가 집에서 눈물 범벅이 된 얼굴로 집에서 뛰쳐나옴
다락에 있던 오빠가 사라졌다.
엄마는 "분명히 네 오빠 누가 데려갔다" 면서 오열하심
복순이네 다락은 높아서 사다리를 잡아줄 사람이 없으면 혼자서 오르내릴 수 없는 위치라,
누군가가 데려갔다는 의심을 하고 있는 것인데
근데 이상한 일은 복순이네서만 생긴 게 아님.
마을의 청년들이 속속들이 사라지기 시작함
당시 남자 청년들은 걸핏하면 죄다 빨갱이, 폭도라고 이유없이 잡혀가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다고..
그런 와중에 오빠가 사라지니 복순이 엄마는 매일매일 아들을 기다리며 문 밖을 내다보심
그러던 어느 날...
마을 이웃들이 복순이네 집 문을 두드림
그리고 곧 누군가를 업고 오는데
오빠가 아닌 아버지였음.
아버지는 경찰서로 끌려가서 사라진 오빠의 행방을 추궁 당했는데,
위에 적었다시피 복순이 가족들도 아들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는 상황..
그래서 어디로 갔는지 "나도 모르는 새에 나갔다" 라고 대답하는 아버지를 경찰이 폭행한 거였음.
뼈를 맞아서 걷지도 못 하고 화장실도 못 갈 정도로 거동이 불편해지신 아버지...
근데 오빠가 사라졌는데 왜 아버지를 폭행했느냐면
당시 제주도에 내려진 송요찬 연대장의 명령인데,
마을에 없는, 산에 올라간 사람들을 "산폭도"로 규정하고 그들을 총살할 명분을 만듦
이른바 "초토화 작전"
그렇다면 그 초토화 작전의 범위는?
거기에 이승만 박사는 결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는데, 되자마자
계엄령을 선포함.
군경이 들이닥치면서 제주도는 완전히 포위됨.
제주도민들은 제주도에 갇혀 아무도, 아무데도 나갈 수가 없게 됨
근데 군경만 있는 게 아니라, 이승만의 지시로 제주도에 투입된 사람들이 있어
서북청년단.
한반도의 서북지방(이북 출신) 청년들.
공산당에 쫓겨 내려온 사람들. 반공 그자체
이런 서북청년단에게 이승만이 한 말은
"저기 남쪽 끝 외딴 섬에"
"빨갱이들이 있다."
장현성 : "대통령이 민간인에게 테러를 지시한 거야."
서북청년단은 군경보다도 훨씬 잔인하고 악독했음. 지켜야 할 규율이 없으니까.
집 문 밖에는 총칼을 찬 사람들이 걸어다니고,
무서웠던 복순이는 매일 가던 바닷가에도 가지 않고 집안에 있었음.
그러던 어느날,
엄마가 집에 오지 않음...
밤이 늦었는데도 돌아오지 않는 엄마를 기다리면서,
아버지 소변도 치워드리고, 밭에서 쑥을 캐서 아버지 상처에 발라드림.. (다시 적지만 복순이 이 때 여섯살 ㅠㅠ)
근데 며칠이 지나도 엄마는 집에 돌아오지 않음ㅜㅜ
그러던 어느 날 새벽, 바깥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서 깬 복순이가 밖으로 나갔음.
엄마와 오빠가 돌아온 줄 알았는데 집 밖엔 아무도 없고, 소리가 난 곳을 찾아보니 저 멀리 도로변이었고, 그 쪽을 가보니
모래사장 위에 사람들이 일렬로.. 자는 듯이 누워있음.
집으로 달려간 복순이는 아버지에게 모래사장에 사람들이 누워있다고 말하고,
아버지는 복순이를 다그치셨음
"우리 어머니를 누가 죽여, 우리 어머니는 오라방 찾으러 나갔는데"
어머니는 오빠를 찾으러 나간 게 맞음.
그리고 오빠를 찾으러 다니다가 누군가를 마주쳤는데
토벌대.
무고한 복순이 엄마를 죽인 이유
대살.
도피자의 가족이니까, 도피자 대신 네가 죽어라.
그렇게 엄마는 살해당했고, 오빠는 사라졌음.
믿을 수 없는 현실에 울며 잠든 복순이,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집에 불이 남...
어린 복순이는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구하려고 혼신의 힘을 다하지만 역부족이었고, 결국 복순이도 정신을 잃었는데
다행히 마을 사람들이 아버지와 복순이를 구했음
마을에 난 불은 "토벌대"가 낸 불이었음. 도피자, 빨갱이의 가족이 사는 곳이라는 이유로...
쓰다보니 내용이 길어져서 나눠서 올릴게!!
문제시 삭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