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vop.co.kr/A00001620935.html
7일 저녁, 성남시 야탑역 광장에 300여개의 촛불이 켜졌다. 국민의힘 소속 신상진 성남시장과 국민의힘 성남시의원들이 추진 중인 성남시의료원 민간위탁에 반대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다. 성남 지역 내 1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진보당 정치인들이 참석했고 지나가던 시민들도 발길을 멈추고 유심히 집회를 지켜봤다.
성남시에서 35여년간 거주 중인 이영숙(59) 씨는 개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렇지 않아도 성남시의료원 논란에 우려가 컸는데 우연히 촛불집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퇴근 후 찾았다고 한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다른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던 이씨는 이렇게 말했다.
"성남시의료원은 공공의료를 위해 시민들이 만든 거 아닌가요? 개원 후에도 코로나19 치료에 집중했는데 적자를 봤다며 민간위탁을 해야 한다니, 그럼 당초 취지와 달리 공공의료 서비스가 줄어드는 거 아닌가요. 국민의힘은 성남시의료원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려 하지 말고, 공공병원으로 남겨 두세요!"
설립하는 데까지 20년, 허무는 데는 1개월?
시민이 만든 병원, 민간에 주겠다는 국민의힘
최근 성남시가 성남시의료원 민간위탁 문제로 시끄럽다. 지난 4일부터 민간위탁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성남시의회 1층에서 연좌 농성을 시작했다. 시의회 앞에서는 날마다 민간위탁에 반대하는 단체들의 기자회견이 이어지고 있다. 성남시의료원의 운명이 결정되는 1차 고비인 11일 상임위 회의를 앞두고 반발 움직임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발단은 국민의힘 소속 신상진 시장의 위탁 발언이었다. 신 시장은 의사 출신이자 국민의힘 4선 국회의원(성남 중원구)을 지낸 인물로, 국회의원 시절부터 성남시의료원을 대학병원에 위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성남시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도 기자간담회,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성남시의료원을 대학병원에 위탁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시민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적자 폭을 줄여야 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
신 시장이 앞장서자 국민의힘 시의원도 적극 나섰다. 성남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인 정용한 시의원은 지난달 21일 '성남시의료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발의했고, 정 시의원을 비롯한 14명의 국민의힘 성남시의원이 개정안 발의에 서명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성남시의료원을 '대학병원 등에 위탁 운영할 수 있다'는 현재 규정을 "위탁해야 한다"는 강제 조항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특히 위탁 주체도 기존 대학병원만이 아니라 ▲의료법에 따라 설립된 의료법인 ▲다른 법률에 따라 의학·약학 등에 관한 교육·연구와 진료를 위해 설립된 법인 ▲병원을 운영할 능력이 있는 비영리법인으로 대폭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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