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시장 시절, 성남시에서 이주대책을 만들어 내라고 데모하던 분들이 얼씨구나 하고 쳐들어 온 것이다. 처음에는 오후에 이주대책에서 소외된 대 여섯 명의 사람들이 와서 요청하기에, “법률상 불가능합니다. 안 됩니다.”라고 답했다. 그분들은 저녁에 피켓 들고 다시 찾아와 시장실을 점거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실제로 시장실을 점거했다.
“그래요? 알겠습니다. 제가 매직 갖다 드리고 종이도 갖다 드릴 테니, 대자보 같은 거 쓰시면서 밤새 계십시오.” 그리고 시장실 열쇠를 주고 나왔다. 정말로 직원들도 다 퇴근했다.
그런데 그날 밤 10시쯤 점거농성을 하던 분들이 집으로 돌아가셨다. 사실 농성이라는 것이 상대가 있고,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행사하는 것인데, 시장은 물론 직원들까지 다 퇴근해 버리니 대상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때 나름대로 자신감을 얻었다. ‘그래, 처리할 수 없는 민원을 괜히 맞상대하면서 싸우고 막고 나가라고 밀어붙이고 하는 게 오히려 일을 크게 만드는 거구나.’
"오직 민주주의, 꼬리를 잡아 몸통을 흔들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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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ㄴ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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