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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돋]안아키국(독일)에서 바르톨린 낭종 수술한 후기

작성자하의실종푸|작성시간25.03.01|조회수53,503 목록 댓글 643

 

출처: 여성시대 하의실종푸
 

 
 
매우 길고 적나라함 주의,,,
 
 
 
 
 
발단
어느날 샤워하다 짬쓰에 콩알만한 무언가가 만져졌다
당황하지 않고 가볍게 넘김
가끔 생리가 가까워질 때 이런 적 있었으니..
놔두면 없어지겠지? 시간의 흐름에 맡겨보았으나
이새끼는 시간 지난다고 알아서 사라지지도 않고 짜도 뭐 나오지도 않고
그렇게 콩알인 상태로 몇달째 있었어요?
계속 있을거면 월세 내시든가...
 
 
 


전개
정확히 이틀전
씻고 잠시 짬쓰 점검의 시간 갖다가 그 새끼가 아직도 거주하고 있는 걸 발견
아니 이새끼는 뭔데 몇달째 무료로 여기 자리잡고 있는지?
강제 퇴거 결정
그러나 거듭된 실패로 분한 마음에 평소의 두배 악력으로 냅다 쥐어짜버렸다
우드득! 소리와 함께 뭔가 배출됨 우드득? 이게 사람 짬쓰에서 날 수 있는 소린가? 싶었지만 어쨌든 결과물이 있었으니 되었다
 

 
후 이제 끝인가보군,, 잘 닦아주고 해산
 
 
 


위기
다음날
아침부터 잔잔한 고통을 느끼며 기상
뭔가 불길해서 볼까말까 하다가 용기내서 한 번 확인해봤다


 
...이것 뭐예요?
 


짬쓰가.. 농담이 아니라 주먹만해진것이 아닌가
심지어 겁나 땅땅하게 붓고 개아픔
자세히 보려고 살짝 눌렀는데 고름이 나와요? ㅅㅂ...
뭔가 잘못됐음을 직감했으나 당장 어찌할 도리 없어서 걍 일하러 갔다
 


거실로... 재택근무임 히히
 
 

어라라...
그리고 별다른 반전 없이 통증은 점점 더 심해졌다


 
카메라 켜고 미팅하는데 짬쓰가 불편해서 이렇게 앉았다가 저렇게 앉았다가 카메라 아래서 난리남
그래도 얼굴만은 평온하게 유지했다 그것이 직장인이니까
 
 
그렇게 일하다가 오후에 화장실 갔는데 짬쓰뿐 아니라 연결된 아랫배까지도 퉁퉁 부어있고 살짝만 눌러도 통증이 대단했다
하루아침에 고간이 두둑해졌어요?
 
 
그 꼴을 보고있자니 불현듯 아니 ㅅㅂ 이게 고름 때문에 부은거면 원인을 제거해주면 되지 않나? 싶어서 눌러서 고름 한번 빼줌
(주: 함부로 눌러서 빼는 행위 비추합니다 - 개아파서 진심 주먹으로 벽치고 싶었음)

 
그러지 말았어야 했을지도...


 
다시 돌아와서 일하는데 정말 순식간에 몸살처럼 온몸이 두드려 맞은듯 아프고 열나기 시작

 
또 미팅이라 꾹 참아봤지만 실시간으로 얼굴이 창백해져갔다


 
결국 미팅 끝나자마자 드러누웠는데 열때문인지 나도 모르게 눈물나고 덜덜 떨리고 아프고 하튼 난리남


 
멍하니 누워서 눈물만 좍좍 흘리는 중 문득 쩌리에서 봤던 바르톨린 낭종 놔뒀다가 패혈증까지 올뻔 했던 한 미국 여성의 사연이 떠올랐고 바로 동네 산부인과에 차례대로 전화 돌림


새 환자는 안받아요?
제일 빠른 예약이 5월 말이에요?
그안에 죽으면 뭐 영혼 보내기 하란 말인지?
 


팁: 이런 경우 독일에서 116117로 전화하면 사는곳 가까운곳에 급하게 병원 예약을 잡아준다


 
독일어 못함 이슈로 서투르게 얘기했더니 여성 직원이 잠깐만! 하더니 말릴새도 없이 영어 잘하는 직원으로 바꿔줬는데 남성이에요?

별안간 외간 게르만남에게 바르톨린 낭종 같다고 자세히 설명하는 기분이란....

 
어쨌든 게르만남이 고맙게도 바로 다음날 아침 7시 15분 병원 예약 잡아줬다 문제는 병원이 졸라 먼 옆지역
 
 
 
 


절정
바로 오늘
새벽 5시 50분부터 일어나서 어기적 거리며 운전해갔다
카니발 때문에 리셉션 간호사분들이 이상한 꿀벌&마녀&뱀파이어 분장을 하고 계셔서 나 조금...


 
 

이 상태로 접수하고 웨이팅룸에서 기다림


특히 꿀벌.. 정말 인간꿀벌이 아닐리x
옷도 무슨 꿀벌 궁뎅이까지 구현하셨음
 

기다리는 동안 병원 리뷰 좀 잠깐 봤는데 최악도 이런 최악이 없어요?
살짝 불안한 마음을 안고... 1시간 동안(^^) 기다린 후 드디어 진료 시작
 

가랭이 오픈하자마자 닥터가 이건 수술해야 된단다
바르톨린 낭종이 아니라 농양이라면서

ㅇㅇ알레스 클라

이미 여시에 바르톨린 낭종 후기 졸라 검색해봤기 때문에
주사기로 고름 뺀다는 것 쯤은 알고 있었음
 
 
근데 여기서는 수술 못하고 더 큰 병원에 가서 수술해야된다고
소견서?를 써줄테니 가져가면 예약할 필요없이 오늘 수술할 수 있다고 지금 바로 가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수술인지 알려주는데 내가 예상했던 거랑 달라도 너무 달라요?
 
 
 
주사기는 무슨 걍 냅다 칼로 열고 고름 빼낸 다음에 꼬매주지도 않는단다
 
 
 

그게 무슨 말이어요
그럼 지금 살이 열린 상태로 살아가란 말이에요?
ㅇㅇ그렇게 살아가시면 되겠습니다
 
 
 
이때 쌍방간의 오해가 있었는데
닥터가 설명하면서 제스처를 걍 일자로 쫙 가르고 뭔 내장 꺼내듯이 고름 꺼낸다는 모션을 취해서
난 정말 내 짬쓰를 뭔 명란젓마냥 쫙 가르는 줄 알고 심각해짐
게다가 안꼬매준다잖아... 명란젓 다 터져서 왔다구요

 
혼란스러웠지만 이렇게 패혈증으로 죽느니(?) 뭐라도 해보는게 나을 것 같아서 바로 근처 큰 병원으로 갔다
 
 
한시간 반의 또다른 기다림 시작
 
웨이팅 룸에는 내 앞으로 6명 정도 있었는데
다들 기나긴 기다림에 지친 것인지 걍 한숨 중창단이었음
그렇게 쉬면 땅 꺼져요?
 
 
 
어쨌든 내 차례 와서 들어가니 아주 친절한 닥터가 바지 벗고 오란다


다른 나라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독일은 여성의학과 진찰 받을 때
치마? 없습니다
가운? 역시 없고요
 
 
 


걍 구석에 가서 바지빤스 홀딱 벗고 하의실종으로 저벅저벅 진찰의자까지 가면 되어요
휑한 아랫도리에 흰 양말만 신고 나타나는데 뭔가 정중한 변태가 된 느낌

 
 
수술시작
웨이팅룸에서 기다리는 동안 나 한가지 결심한게 있다
이 병원은 시계초침소리가 크게 들릴 정도로 정숙한 곳이니 나도 오바육바떨지 말고 점잖게
 



 
으아아아아악!!!!!!!!!
 


마취주사선에서 이미 한번 정리됨
따끔해요~ 하고 들어오는데 걍 노빠꾸 불화살 들어옴 왜 거기다 쏴요?
 
데미지 컨트롤할 새도 없이 바로 메스
 
아니 마취주사 빼자마자 이렇게 바로 가르는거 맞아요?
마취가 안된건지 생살을 까득까득 칼로 여는 그 느낌이 너무 생생우동이었다


 
나 다시 한번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께 존경을 표하는 바이다

 
 
 
닥터가 아이구 저런.. 많이 아프세요? 하는데 그럼ㅅㅂ 지금 마취될 새도 없이 썰리는데 아프지 안아파요? 하고 대답도 못하고 그냥 턱이 ㅈㄴ뻐근한 것이 그제서야 내가 이를 너무 악 물고 있다는걸 깨달았다

잠깐 힘을 풀었더니 이가 딱딱 부딪혔다
 
 
그렇게 4번 정도 갈렸다
 

 
썰릴 때는 눈 깍 감고 인내하다가

안 썰릴 때는 굳이 고개 들어서 아랫집 상황을 관찰했는데
워워 고통을 즐기는 변태라서가 아니라
마음의 준비 없이 갑자기 방문하시면 놀라서 닥터를 발로 찰까봐 걱정됐기 때문
 
물론 닥터 걱정은 아니고 내 짬쓰가 피해입을까봐..

닥터가 메스 들면 다시 누워서 눈 감고 이 깍 깨물고 받아들여야됨
ㄹㅇ고문이 따로없음
 

메스질이 끝나고.. 


이제 물 뿌리면서 손으로 360도 쭉쭉 고름을 짜는데
앞에 생살 가르는 고통에 비하면 이건 시발 역시 ㅈㄴ 아팠다
 
 
 

수술 끝
 
 
 

언제 울었는지 얼굴이 축축해요?
 
 
내려오래서 눈물 닦으며 엉거주춤 일어남
엉덩이를 흠뻑 적신게 물인줄 알았는데 물과 다량의 피였다
 
 
 
닥터가 짬쓰에 대준 거즈를 셀프로 부여잡고 어기적어기적 다시 하의실종으로 가서 바지 입고 나오니
 


과연 안아키국답게 항생제도 뭐 바르는 연고도 없이
걍 하루에 2번 물로 잘 씻고 스스로 아물때까지 기다리란다
 


진짜 아무 약도 안줘요?
ㅇㅇ 안줘요
열린채로 살아요?
알아서 닫혀요
 
 
그러다 덧나면 어떡하냐니까 그럼 다시 병원에 오란다
그때는 전신마취하는 진짜 수술 하면 된다며...
 
 
 

 
 

말이야 방구야 ㅅㅂ 지금 나 수술 하기 싫어서 그러는 거잖아요
 
 
너무 가뿐하게 마치 지나가는 길에 함 들러요~ 처럼 말해서
네 그래요 담에 커피나 한잔 해요~ 할뻔했어요?
 
 


 
 
결말
어쨌든 무사히 수술을 잘 마치고 식은땀을 한바가지 흘린 채 어기적어기적 나왔다
 
무슨 종이를 줬는데 이거 뭐 돈 내야 되는건가 싶어서 가는 길에
(주: 돈 안내도 되고 걍 노룩패스로 집 가시면 되겠습니다)

엘레베이터가 ㅈㄴ 안잡혀서 혼자 욕하고 있는데
어떤 친절한 할머니가 엘베도 대신 잡아주시고 인포 데스크까지 데려다주심
 

그러다 종이에 적힌 내 이름을 보시더니 갑자기 한국어로 "남한에서 오셨네요?" 이러시는게 아닌가
무슨 몰래 카메란줄;;
 
 
알고보니 남편분이 15년전에 한국에서 독일어 교수님을 하셨단다
한 5년쯤 살다 오셨다고.. 근데 한국어를 제 독일어보다 잘하시네요...(눈물)
 

얼떨결에 얘기 좀 하다가 집에 한 번 놀러오라고 본인 연락처랑 집 주소까지 적어주셨다
왓츠앱 메세지 보내라시면서...
 
 

왓츠앱 꼭 할게요
 
 
 
그리고 귀가 완
지금은 거즈 빼고 생리대 찬 상태
 
 
독일에선 주사아니고 걍 환부 열어서 고름 뺀다는 정보를 알리고 싶어서 써봤음
 
 
 
+ 간호사 밀시 말로는 한국에서도 염증 심하면 마취 없이 째서 쭉쭉 짠다고 합니다
이런 범지구적 고문행위가 합법이에요?
 
 
++ 소변보고 후처리할때 찢어지면 어떡하는지 걱정하는 밀시 있었는데 죄송하지만 우리 짬쓰 그정도 아닙니다
생각보다 단단한 녀석이라 휴지로 찢어지지는 않음 물론 살포시 얹고 젠틀하게 눌러서 처리했다는 가정하에..
벅벅 닦으면 찢어질지도..? 아니 근데 수술 안한 사람도 벅벅 닦으면 안되는거 아녜요?


+++ 할머니께 왓츠앱 보냈고 답장도 옴 놀러오고 싶으면 언제든 놀러오라고 하심

짬을 내어주고 좋은 분을 얻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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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SULLYOON | 작성시간 25.04.01 아존나웃기다……
  • 작성자짭자리 | 작성시간 25.04.02 범지구적 고문행위 ㅋㅋㅋㅋㅋㅋ말 엄청 웃기게 한다
  • 작성자조구함 | 작성시간 25.04.04 글 진짜 잘쓴다 ㅋㅋㅋㅋ
  • 작성자낋여왔어요 | 작성시간 25.04.06 너무..무서와요....바르톨린 낭종 후기글 읽다가 여기까지 왔어...
  • 작성자잉뭐지 | 작성시간 25.04.18 다른편도 줘ㅋㅋㅋㅋㅋㅋㅋㅋㅋ개웃갸ㅜㅜ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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