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5168354
"제가 존경받을만한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마라톤 대회에서 갑자기 쓰러진 참가자의 생명을 구한 신입 경찰관 박현호 순경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 이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소중한 생명을 살렸음에도 겸손이 앞섰다. 시민들은 "자랑스러운 경찰"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박 순경이 마라톤 대회에서 쓰러진 참가자를 살린 건 우연이 아니었다. 주변을 꼼꼼히 살피고, 위급 상황에 빠르게 대처한 임기응변이 빛을 발했다. 지구대로 배치된 지 8개월 밖에 되지 않은 신입 경찰관이라곤 믿기 어려운 활약이었다.
"웅성거리는 소리 듣자"...'우사인볼트급' 전력질주 후 심폐소생술
파란 하늘이 펼쳐진 지난 9일 전북 정읍에서는 동학마라톤대회가 열렸다. 5000여 명의 참가자들은 정해진 코스대로 달리며 순항 중이었다. 그러던 오전 10시8분쯤. 정읍시청소년수련관 앞 도로에서 달리고 있던 50대 A씨가 맥없이 쓰러지는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 뒤따르던 다른 참가자들도 깜짝 놀라 A씨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쓰러진 참가자를 발견하고 전력질주하는 박현호 순경/사진=경찰청 유튜브
그때 누군가 쓰러진 A씨를 향해 '전력질주'했다. 마라톤 진행을 위해 도로를 통제하던 박 순경이었다. 박 순경은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자마자 응급 상황이 발생한 것을 파악하고 A씨를 향해 뛰었다.
A씨의 몸은 이미 굳은 상태였다. A씨는 발작 증세를 보이면서 입에 거품을 문 채 정신을 잃었다. 호흡도 약해졌다. 박 순경은 지체없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심폐소생술은 구급대가 오기 전까지 5분 동안 이어졌다.
119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에도 A씨의 호흡은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박 순경은 A씨의 흉부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자동 심장충격기도 투입됐다. 드디어 A씨 상태가 호전되기 시작했다. 구급차 안에서 의식과 호흡이 정상적으로 돌아온 A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회복 절차를 밟고 있다.
박 순경은 교통 통제 근무를 하면서도 참가자들이 뛰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봤다. 자신을 지나쳐가는 참가자들의 뒷모습에서 눈을 떼지 않았기 때문에 쓰러진 A씨를 재빨리 알아차릴 수 있었다. 박 순경은 "제가 근무하던 장소가 풀코스 및 하프코스 반환점을 돌아 도착지로 가는 곳이라 참가자 분들이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끼는 구간이라고 생각했다"며 "교통 근무도 중요하지만 고령의 참가자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참가자 분들의 상태도 확인하면서 근무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