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6/0002447515?sid=105
|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의 ‘2025 무해런’ 현장. 참가자들을 위한 기념품이 각종 종이봉투에 담겨 있다. 김광우 기자. |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기념품이 왜 빵집 봉투에 들었어?”
흔한 마트 봉투부터 의류 쇼핑백, 빵집 종이봉투까지, 언뜻 보면 흔한 종이 쓰레기. 하지만 이는 마라톤 완주자들에게 나눠줄 ‘기념품’이 든 봉투다.
돈을 아끼기 위해서는 아니다. 국내 최초 쓰레기 없는 마라톤 ‘무해런’을 개최하기 위해, 주최 측이 시민들과 함께 모은 귀중한 자원 중 하나다.
마라톤은 적지 않은 쓰레기가 버려지는 행사. 하루 20만개에 달하는 종이컵은 물론 배번표, 음식 포장지, 현수막 등 일회용 쓰레기가 넘쳐난다.
하지만 ‘무해런’에서 이같은 쓰레기들은 모두 사라졌다. 필요한 것은 다회용품과 재사용 물품으로 대체됐다. 참가자들은 무해런을 통해 마라톤의 친환경 움직임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2025 무해런’ 급수대에서 다회용기에 담긴 물을 나눠주고 있다. 김광우 기자. |
실제 대회가 시작되자 특이점은 더 눈에 띄었다. 가장 큰 변화는 ‘일회용 컵’이 없다는 것. 통상 마라톤 대회에서는 일회용 컵에 물이 제공된다. 달리면서 물을 마신 참가자들은 그대로 쓰레기를 바닥에 버린다. 국내 유명 대회에서는 하루 최소 20만개의 일회용 컵이 버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날 반환점을 지나 위치한 급수대에서는 ‘아리수(서울 수돗물)’이 담긴 다회용컵이 놓여 있었다. 참가자들은 물을 마신 뒤 간이 욕조로 만든 통에 컵을 반환했다. 대다수 참가자가 군말 없이 원칙을 따랐다. 급수대 주변이 쓰레기로 뒤덮여 있는 풍경은 찾아볼 수 없었다.
|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2025 무해런’ 급수대에서 참가자들이 다회용기에 담긴 물을 마시고 있다.[인스타그램 갈무리] |
‘쓰레기 없는 마라톤’의 정체성은 대회가 끝난 뒤에도 이어졌다. 완주자들에 제공하는 기념품은 시민들이 쓰고 남은 종이봉투에 제공됐다. 모두 주최 측이 SNS 홍보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받은 봉투다. 그 안에는 친환경 실천을 위한 ‘다회용기’와 나무 칫솔 등이 들어 있었다.
금속 재질의 완주 메달은 ‘종이’로 대체됐다. 정확히는 본인의 배번표를 접어 꽃 모양의 메달을 만들 수 있었다. 작은 쓰레기라도 버려지지 않도록, 재사용 종이를 또다시 재사용해 기념품을 만들 수 있었던 셈이다.
|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2025 무해런’에서 참가자들에 제공된 비건 도넛(왼쪽)과 비건 비빔밥(오른쪽). 김광우 기자. |
참가자들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것은 대회 후 제공되는 간식. 비건 도넛과 비건 비빔밥, 그리고 음료가 제공됐지만 이 또한 쓰레기를 동반하지 않았다. 도넛은 그릇 대신 뻥튀기를 사용했고, 비빔밥과 음료는 다회용기에 제공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