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m.pann.nate.com/talk/374269496?order=B
제목 그대로 대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9년간 장기연애 중인 남자친구가 직장 동료와 바람을 폈습니다. 남자친구는 끝까지 바람이 아니라고 잡아떼다가 바람을 인정했고, 네가 날 그렇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남자친구의 말대로 제가 정말 잘못한 걸까요?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선, 남친과 저는 4년을 동거했고, 지금도 같이 살고 있습니다. 연애 중 서로의 가족들과도 자주 만났고, 결혼을 전제로 동거를 시작했습니다. 워낙 긴 시간 교제해왔기 때문에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평범하게 남들 하는 만큼 연애했습니다.
그런데 남친이 올해 초 제게 헤어지자고 말했습니다. 그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카톡으로 연락을 주고 받고 했기에 저는 당황스러워서 이별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제가 많이 좋아하기도 했고요. 2년 전에도 헤어지니 마니 싸우다가 다음날이 되면 자연스레 화해하곤 했거든요. 이번에도 그때와 마찬가지로 이별을 말한 뒤 한 침대에서 자고, 주말에는 함께 장도 보고 놀러도 가고, 해외여행도 계획하는 등 별 문제 없이 지냈기에 저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남친이 최근 제게 다시 이별을 얘기했고, 집을 언제 나갈 거냐고 물었습니다. 서로 공유하던 핸드폰에 비밀번호가 걸려 있어 '여자 만나냐'고 장난식으로 물었더니, 우리는 이미 올해 초에 헤어진 것이니 본인이 여자를 만나든 말든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래요. 저는 이별에 동의한 적도 없을뿐더러 해외 여행까지 다 계획했는데 남친이 중간에 이런 태도를 보이니 무척 혼란스러웠지만, 남친이 바람 필만한 그런 위인은 아니기에, 좋은 사람이기에 믿었어요. 그때까지는.
그렇게 며칠이 흐르고 해외 여행 전 날, 남친이 저녁 약속 있다고 외출을 했는데, 짐을 싸다가 우연히 로그인된 PC 카톡으로 여자 직장 동료와 유사 연애하는 대화 내용을 보게 되었어요. 알고 보니 저녁 약속이 여자와의 약속이었더라구요. 차에 있던 제 짐들을 다 빼고, 세차까지 깨끗하게 해서 그 여자 태우러 갔어요. 1년에 한 번 세차할까 말까하던 사람이었는데..ㅎㅎ
사실을 안 저는 남친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 여자랑 함께 있어서인지 전화를 자꾸 끊더라구요. 전화 연결이 되고 나서 제가 울면서 따지니 끝까지 잡아떼며 증거 있냐, 여자 사람 친구도 못 만나냐, 너는 왜렇게 집착이 심하냐며 쌍욕을 하더라구요. 단순 이성친구랑 누가 단둘이 노래방 가고, 한강 가고, 회식이라고 거짓말하고 데이트합니까... 이전에 제가 "오빠 회사는 왜 이렇게 회식을 많이 해?"라고 의문을 표할 때 웃었던 남친이 떠오르면서 배신감을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더구나 남친은, 저의 친아버지의 외도로 어머니가 정신과를 20년 가까이 다니는 사실을 다 알면서 말이죠.
집에 돌아온 남친이 제 앞에서 무릎 꿇었습니다. 그와중에 그 여자 집까지 바래다주고 왔어요ㅋㅋ... 저는 마음이 변해서 미안하다는 진심 어린 사과가 듣고 싶었는데, 사과 대신 그 여자 계속 만나게 해달라고 말하더라구요. 차량 블랙박스까지 지우고선 그 여자한테 제발 우리가 같이 살고 있다는 거 말하지 말아달라고. 그 여자한테 말하면 내일 여행 안 가겠다고. 자기가 이기적인 거고 그 여자는 피해자라고... 저도 그 여자분이 진짜 피해자면 제가 이렇게까지 글을 쓰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 여자와 남친은 회사에서 다른 팀이었는데, 작년 가을부터 회사 메신저로 사적인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최근 남친이 퇴사를 핑계로 그 여자와 저녁 식사를 제안했습니다. 그렇게 몇 차례 만남을 가진 뒤 여자가 제 인스타그램을 발견하면서 남친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여자는 남친에게 애인이 있었느냐며 우리 계속 만나도 되는 거 맞냐고 물었고, 남친은 이미 헤어진 사이니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며 여자를 안심시켰습니다. 여자는 그 말을 믿고 남친과 한차례 더 만나 단둘이 식사하고, 카페 가고, 한강 데이트하다가 제게 걸린 거예요. 이것까지만 보면 그 여자도 피해자가 맞죠. 하지만 제가 그 여자분께 서운함을 느끼는 이유는, 제 인스타그램은 3월까지 남친과 데이트하는 사진이 있는데, 대체 왜 남친 말만 듣고 흐린눈하며 만난 것이며, 그 만남에서 제게 발각된 후 여친과 제대로 헤어지기 전까지는 우선 만나지 말고 연락을 이어가자는 남친의 말에 동의를 해서입니다.
저도 미친 것인지 일단 계획했던 여행을 가기로는 했어요. 캐리어에 짐을 싸면서도, 비행기를 타서도, 저는 남친과의 마지막 여행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슬프고,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 당했다는 고통에 여행 내내 계속 울고 싸웠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여행 중에는 보통의 연인처럼 싸우지 말고 잘 지내자"는 저의 부탁에 남친은 정말 다정했고, 그렇게 잠자리도 했습니다. 저는 바보같게도 어쩌면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사이가 더 발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그건 제 착각이었죠.
남친은, 그 여자와 만나지 말고 다시 돌아오라는 저의 말에도 그 여자와의 만남을 원했고, 저는 결국 그 여자에게 연락했습니다. 동거 사실을 고백했고, 남친에게 연락이 오면 자연스레 멀어져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그 여자는 연락 안하겠다는 소리는 절대 안하고, 자기는 잘못한 게 없는데 바람핀 여자로 몰아가느냐고 하여 사과도 했습니다. 본인은 관계를 방해할 생각이 없으며, 책임감 있게 행동했으니 두 사람의 일은 두 사람이 해결하라는 태도였습니다.
후에 남친은 제가 그 여자에게 연락한 사실을 알고 매우 크게 분노하며, "너 때문에 내 회사 평판은 어떻게 할 거냐", "남자에 빌붙어 사는 거지 같은 년, 기생충 같은 년" 진짜 별의 별 소리를 다 들었습니다. (참고로 관리비, 생활비 저도 동일한 수준으로 부담했습니다;;) 한쪽이 맘이 떠나서 헤어지자고 하면 헤어지는 거지 왜 항상 헤어지자고할 때마다 자기를 붙잡느냐며, 너가 이렇게 폭력적으로 굴어서 몰래 만난 거 아니냐고 했어요. 그러니 이 모든 게 제 탓이래요... 저와 남친은 서로 밑바닥까지 다 보이며 치열하게 싸웠고, 결국 저는 남친을 좋아하는 마음이 크지만 헤어지기로 결심했습니다. 대신 저와 이별 후 그 여자와 만나지만 말아달라고 부탁했는데, 두 사람 모두 뜻을 굽힐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요약>
1. 9년 장기연애 동거 중인 커플. 남친이 먼저 여친에게 헤어지자고 했지만, 여친은 아직 좋아하는 마음이 커서 이별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제대로 된 이별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동거하며 지냄.
2. 남친은 이별을 이야기하였으니 동거와 별개로 새로운 여자(알고 지내던 직장동료)를 만남. 그 여자한테 사귀자고 고백한 게 아니고 이성적인 호감을 갖고 몇 차례 만남을 가지기만 했으니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고, 바람이 아니라는 입장.
3. 여친은 본인의 인스타그램에서 남친과 연애 중인 사실을 안 이후에도 남친과 계속 연락을 주고 받기로 한 여자에게 도의적인 사과를 원하고,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하고 새로운 여자를 만난 남자에게 제대로 된 사과와 잘못된 인연을 더 이상 이어가지 말라고 요구함.
4. 남친은 여친의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 있으니 사과는 하겠지만, 그 여자와는 계속 만남을 이어갈 것을 표함. 그 여자는 본인도 피해자이니 사과할 수 없으며, 남친과 만날지 말지는 관여할 바 아니라 함.
저는 이별에 동의한 적이 없어서 헤어진 게 아니었을뿐더러 설사 헤어지는 중이라 하더라도 그 기간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건 9년 만난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두 사람은 한쪽이 이미 이별을 얘기한 후에 만난 것인데 뭐가 바람이냐고 하네요... 제 기준에서는 남친과 그 여자 모두 책임이 있는데, 제가 '바람'의 정의를 잘못 알고 있는 것일까요? 맘이 떠난 사람을 일찍 놓아주지 않았으니 결국 제 탓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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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판에 처음 글 썼는데, 이렇게까지 짧은 시간 내 화제가 될지 몰랐어요. 많은 분들의 조언, 그리고 쓰디쓴 비판 댓글 감사합니다. 위로 받고자 쓴 글인데 정신 많이 차려지네요...ㅎ 여러분들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꼽아주신 행동 몇 가지를 제가 해명해보자면요.
Q. 누가 결혼을 전제로 4년이나 동거를 하느냐
A. 시작은 결혼을 전제로 동거한 게 맞습니다. 당시 저희 둘 다 어리기도 하고, 제대로 자리 잡기 전이어서 결혼 생각은 있지만 식을 바로 올리지는 못했습니다. 가족들이 도와줄 형편도 못되구요... 하지만 생신, 명절 등의 행사가 있을 때면 양가 부모님댁에 선물 사들고 방문하는 등 교류가 잦았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오래 전부터 '사위'로 인지하고 있구요.
Q, 남자친구가 헤어지자고 말했는데, 왜 인정 안하고 집을 바로 안 나갔느냐
A. 남자친구가 2년 전에도 헤어지자고 한 적이 있었지만, 그때 금방 화해하고 새로운 지역으로 함께 이사하는 등 이전과 마찬가지로 생활했기에 이번에도 역시 단순 권태기로 생각했습니다. 해외 여행 예약을 남친이 직접 하기도 했구요... 또한 본문에는 적지 않았지만, 남친과 함께 오랜 시간 자식처럼 키운 강아지들이 있습니다. 한 마리씩 데리고 가기로 했는데 남은 한 마리를 다시는 못 본다는 생각에 집을 빨리 나갈 수 없었습니다... 남친 역시 강아지들 때문에 제게 이별을 쉽사리 꺼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제가 남친을 많이 좋아해서 바람 핀 걸 알기 전까지는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Q. "왜 항상 헤어지자고 할 때마다 자기를 붙잡느냐며, 너가 이렇게 '폭력적'적으로 굴어서"라는 것보니 헤어지자 할 때마다 죽는다고 협박했을 것이다
A. 제가 '폭력적'이라는 워딩을 써서 헤어지지는 말이 나올 때마다 제가 죽는다고 협박했다고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 그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ㅜㅜ 제가 헤어져달라고 할 때마다 "못 헤어지겠다, 우리가 오랜 시간을 함께 했는데 어떻게 헤어지냐" 이러면서 울고 붙잡고, 거기에 붙잡히는 과정이 반복되는 게 폭력적으로 느껴졌대요. 그래서 그 부분은 저도 미안하다고 사과했습니다. 이별을 바로 받아들이지 못해서요.
Q. 여행 가서 관계는 왜 했냐
A. 본문에 기재한 것과 같이 정말 예전과 똑같이 다정해서 남친이 잠깐 실수를 한 거고 제게 돌아올 거라고 바보같이 착각했네요... 제가 뭐 유혹하고 강제로 한 건 절대 아니구요. 나중에 남친에게 왜 나랑 했냐고 물으니 "여행 중 보통 연인처럼 지내기로 약속했고, 그 순간의 감정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라고 하네요.
Q. 남자한테 빌붙어서 살고 있느냐. 나갈 곳이 없어서 거머리처럼 붙어 있는 구나
A. 남친이 살고 있던 집에 제가 들어간 건 아니구요. 각자 살고 있던 집에서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그때 집은 제 명의로 대출 받았고, 지금은 남친 명의로 대출 받은 집에서 함께 살고 있습니다. 4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 살았다 보니 정리해야 할 짐도 엄청 많구요. 그렇다 보니 헤어지자는 소리 듣고 나서 감정을 정리할 시간뿐만 아니라 물리적인 것들을 정리하는 데도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끝으로,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 감사드립니다. 같이 살고 있는 상태에서 제가 폰만 들여다 보니 남친도 어쩌다가 제 글을 보았는데요. 왜 올렸냐며 댓글 신경 쓰지 말라고 위로 아닌 위로를 해주네요... 좋아해야 할지...^ㅠ 저 남미새인 거 인정하구요. 남친의 안전 이별을 기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슬프지만 잘 이별하겠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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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그냥고냥이 작성시간 25.04.21 왤케 순수하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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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후우꾸꾸우후오오후우꼬꼬우후오오 작성시간 25.04.21 남자가 개쓰레긴데...솔직히 같이 살고 있는데 헤어지자고 생각했으면 정리할 시간을 줘야지 맞지...그렇게 어떻게 바로 정리가 되겠어? 여자 입장에서는 하루아침에 이사도 해야하고 사랑하는 강아지랑도 이별해야하고ㅜ 쉽사리 못 헤어지는 게 맞잖어. 남자야 다른 여자 생겨서 이미 마음정리 다 끝났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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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먹고 눕지말래서 누워서먹어요 작성시간 25.04.21 22222 4년을 동거하고 첫 집은 여자가 대출받아서 살았으면서 갑자기 하루아침에 집구해서 나가라? 빨리 갈라서고 싶으면 남자가 나가는게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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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초코치즈딥 작성시간 25.04.21 같이 살고 양가에 도리도 했으면 사실혼 관계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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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신들린말빨 작성시간 25.04.21 사실혼관곈데 위자료 부터 청구해야 하는거 아냐? 깔끔하게 내줄건 내줘야지 저게 뭐야 감정도 그렇지만 경제적으로도 합치든 뭐든 했을거 아녀 오래만났으면 저럴 수 있지 왤케 욕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