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흥미돋]고준위 방폐장 - 40년의 회피, 선택의 순간, 미래를 묻는다

작성자흥미돋는글|작성시간25.05.27|조회수865 목록 댓글 1

출처: https://www.fmkorea.com/8424212122

 



 

<서론>

먼저 들어가기 전에. 이 이야기는 못 박아두겠다.

방사성 폐기물 얘기 꺼내면 꼭 나오는 반응:

“또 태양광이냐?” “탈원전 드립이냐?” “짱깨 간첩 왔네~”

 

정확히 말해두자.

이 글은 원전을 줄이자는 얘기가 아니라, 원전을 계속 쓰려면 반드시 해야 할 최소한의 조치를 말하는 거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 문제는, 원전을 반대하는 사람만 말해야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원전을 지지하는 사람이 먼저 떠안아야 하는 문제다.

 

지금 한국은 원전을 돌리면 돌릴수록 방사능 폐기물이 ‘나오는 대로 쌓이는 구조’다.

현재까지 나온 사용후핵연료 대부분은 그 원전 옆 임시 저장 수조에 그냥 박혀 있다.

그걸 계속 쌓다 보면? -> 몇 년 안에 포화 -> 더 이상 원전을 못 돌림 -> 블랙아웃 엔딩!

 

결국 이 얘기의 본질은 딱 하나다:

“원전을 계속 쓰고 싶으면, 방폐장은 필수다.”

이게 무슨 친중 논리고 태양광 드립이냐? 이건 그냥 기본공사 얘기다.

 

게다가 미국처럼 땅 넓은 것도 아니고, 핀란드처럼 주민 신뢰가 쌓인 나라도 아닌 한국에선,

원전 부지에다 그냥 영구적으로 캐스크(고준위 핵폐기물 저장 용기) 쌓아놓고 버티는 것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원전 부지는 한정돼 있고, 인근은 밀집된 지역 사회다. 결국 언젠가는 넘치게 되어 있다.

그 전에 방법을 안 만들면,

한국의 원자력 발전은 기술이 아니라 ‘쓰레기 쌓을 데가 없어서’ 끝나게 생겼다.

 

 

여기다 한국은 경수로 중심 국가다. 왜냐고? 핵무기 개발 우려 때문에.

중수로나 고속로처럼 플루토늄 추출이 가능한 시스템은 국제적으로 민감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미국의 원자력 협정 하에 경수로만 허용받은 나라다.

그래서 무기 개발은 ‘절대 안 한다’고 선언했고, 실제로 그렇게 운영하고 있다.
월성을 제외한 모든 원자로가 경수로인 이유가 있는 셈이다.

 

 

그런데 그 구조가 뜻밖의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한국형 경수로는 재처리 없이 사용후핵연료를 통째로 배출한다.

기술적인 이유가 아니라 후술할 국제적인 제약으로 인해서.

그리고 그게 바로 고준위 폐기물의 정수다. 중수로 대비 부피는 적어도 보다 높은 방사능과 열을 배출한다.

즉, 우리는 “무기 안 만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되려 다른 나라보다 같은 용량 대비 더 많은 페기물을 배출해야 하는 셈이다.

 

이 말은 곧,

핵 쓰레기를 줄일 방법이 없다.

재처리도 못 한다. 해외로 보내는 것도 불가능하다.

결국 답은 하나: 국내에다 묻어야 한다.

문제는?

묻을 곳이 없고, 심지어 묻자고 말도 못 꺼내는 상황이라는 거다.

 

그런 구조 속에서 지금도 매년 경수로와 중수로를 합쳐 약 700톤 정도의 사용후핵연료가 새로 쌓인다.

그 쓰레기는 식히는 데만 수십 년, 방사선이 떨어지는 데는 수만 년이 걸린다.

즉, 우리가 매년 쌓아두는 건 그냥 ‘원전 부산물’이 아니라, 10만 년짜리 숙제다.

 

이글을 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나라 어딘가에선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쌓이고 있다.

원전에서 나오는 그 끝판왕 쓰레기. 문제는 간단하다.

이걸 묻을 장소가 없다.

 

대한민국은 40년 넘게 원전을 돌려왔다. 그런데 그 부산물을 어디에 묻을지도 정하지 못한 나라다.

지금도 각 원전 부지에 ‘임시 저장’ 중인데, 그 임시라는 말이 4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건 실수라기보다, 거의 무책임에 가깝다.

 

사용후 핵연료는 진짜 무섭다.

수천 년 동안 열과 방사능을 내뿜는다.

이건 그냥 쓰레기가 아니다.

“가까이 가면 터지는 지뢰를 비닐봉지에 담아서 창고에 쌓아두는 꼴”이다.

기술적으로 가장 안전한 방법은 지하 500m 이상 암반층에 봉인하는 것.

핀란드, 스웨덴, 프랑스 같은 나라들이 이미 택한 방법이다.

 

그럼 한국은?

지금 보유 중인 고준위 폐기물만 2만 다발이 넘는다.

월성 1호기만 해도 2030년대 중반이면 포화다.

그런데 정부는 아직도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 40년째.

 

 

과거에도 시도는 있었다.

부안, 영덕 사태처럼 정부가 슬쩍 밀어붙이다가 주민 반발에 부딪혀 파토난 적도 있다.

지금은 “공론화 한다”며 시간을 끄는 중이다.

하지만 진짜 결정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

정치권도, 관료도, 그냥 다음 정부에 떠넘기기만 한다.

 

 

그럼 한국이 왜 매번 실패하냐?

기술이 아니라 정치 때문이다.

표 떨어질까봐 누구도 결정 안 한다.

지역 주민에겐 “지원금 줄게” 하면서도 뒤로는 계획 숨기다가 들통난다.

신뢰는 그렇게 박살났다.

“공론화 위원회”는 매번 생기지만, 그걸로 뭔가 결정된 적은 없다.

그 사이에도 원전 옆 임시 저장고에 계속 쌓이고 있고,

이제 포화 임박이다.

진짜 시한폭탄이다.

 

하지만 더 무서운 건 미래다.

이 문제를 지금 우리가 안 하면,

다음 세대가 이 쓰레기 더미를 떠안고 살아야 한다.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전체가 책임을 질 수 있느냐의 문제다.

 

 

 

<왜 지금 결정해야 하는가?>

 

 

지금 결정을 못 하면 어떤 일이 생기느냐?

 

a. 원전을 멈추든가

 

b. 위험을 무릅쓰고 계속 쌓다가 결국 못 버티고 a로 넘어가든가

 

c. 아니면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해외에 떠넘기려 시도하다가 실패하고 a로 넘어가든가

 

이게 현실이다. 원전이 멈추게 되면 어떤 꼬라지가 날 지는 내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알 거라고 생각한다.

 

그럼 방법이 없냐?

있다.

하지만, 진짜 오래 걸린다.

정보를 공개하고, 주민을 참여시키고, 독립적인 기구를 만들고,

보상도 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신뢰’다.

 

한두 번 실패했다고 해서 포기하면 안 된다.

이건 10년짜리 계획으로 가야 할 문제다.

정치는 회피하고 있지만,

이건 “국가의 품격”과 직결된 문제다.

 

어떤 방식으로든 이걸 마주하지 않으면,

우린 원전을 돌릴 자격조차 없다.

 

 

그럼 다른 나라는 어떻게 하고 있냐고?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들 중간 저장시설을 운영하고 이미 건설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영구 처분장은 수십 년 걸리니까 그 전에 ‘어디엔가’ 임시로 저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웨덴은 오스카르스함 원전 근처에 ‘클라브(CLAF)’라는 습식 중간 저장소를 운영 중이다.

여긴 아예 수조 속에 핵연료를 담가놓고 30~40년간 식히는 구조다.

이미 8,000톤 넘게 보관 중이고, 이후엔 포르스마르크라는 영구처분장으로 옮길 계획이다.

 

핀란드도 비슷하다.

올킬루오토와 로비이사 원전 부지 내에 습식 저장소가 있다가, 일부는 건식으로 전환 중이다.

그리고 이 저장소에서 곧 완공될 ‘온칼로’ 지하 처분장으로 핵폐기물을 이송하게 된다.

이 온칼로 처분장은 현존하는 전세계 유일의 '영구 방페장'이다.

 

프랑스는 또 다르다.

재처리 중심 국가라, 라하그(La Hague)라는 재처리단지 안에 저장시설을 함께 운영한다.

처리 전에는 습식 저장, 이후엔 폐기물을 유리 덩어리로 고형화해서 건식으로 보관한다.

프랑스는 기술이든 제도든 일관성이 있다.

 

일본은 조금 꼬였다.

롯카쇼무라(Rokkasho-mura)라는 곳에 재처리시설과 저장소를 함께 만들었는데,

재처리시설이 계속 지연되면서 사실상 “장기 임시 저장소”가 돼버렸다.

습식·건식 혼합 저장이라 체계도 좀 애매하다.

 

독일은 더 복잡하다.

아하우스, 그롤레벤 같은 지역에 건식 저장소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영구처분장 계획이 무산되면서,

이 중간 저장소들이 ‘사실상 영구 저장소’처럼 기능하고 있다는 거다.

원전은 껐는데, 폐기물은 그대로다.

소위 말하는 '탈핵주의자'들이 정작 방폐장 건설 반대하는걸 필자가 경멸하는 이유다.

 

그리고 미국.

미국은 그냥 전국 원전 부지마다 건식 캐스크 저장을 하고 있다.

‘유카 마운틴’이라는 처분장 계획이 정치 싸움에 휘말려 날아가면서

결국 모든 고준위 폐기물을 ‘그냥 원전 옆에 놔두는’ 상황이 됐다.

 

심지어 원전이 폐쇄된 지역도 마찬가지다.

쓰레기는 이동도 못 하고, 사람들은 불안해하고,

그 저장소가 사실상 “영구 저장소”처럼 고착화된 사례가 계속 생기고 있다.

 

사실 미국은 그냥 ‘버티는 데 특화된 나라’다. 원전에서 나온 고준위 핵폐기물을 딱히 어디로 옮기지 않는다. 그냥 거기 둔다.

왜냐고? 땅이 넓으니까. 원전 부지가 수백만 평 수준이니, 거기에 캐스크 수백 개쯤 세워놔도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살 수 있다.

 

게다가 이 캐스크라는 것도 나름 합리적이다. 철통에 콘크리트 두르고 냉각도 필요 없는 건식 저장 방식이라, 말 그대로 “철제 관짝에 넣고 밖에 세워두는” 시스템이다. 관리비도 싸고, 기술도 별 거 없다. 크레인 한 대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이게 가능하려면 전제조건이 있다.

 

첫째, 땅덩이가 넓고 원전이 전국에 흩어져 있어야 한다.

미국은 한 지역에 원전 몰아넣는 짓 안 한다. 그러니까 "우리 마을에 방사능 캐스크 생겼다"고 난리 나는 경우가 드물다.

간혹 원전을 돌리고도 농구장(아님 대충 비슷한 다른 면적) 몇개의 방사성 폐기물만 남았다고 선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놈들이 해당 원전 발전 용량까지 언급하는 경우 본적 없을거다. 

SMR과 마찬가지로, 소규모의 발전기는 당연히 소량의 전기를 배출하고 소량의 폐기물을 남기는 법이니까.

 

둘째,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 미국 연방정부는 “폐기물 우리가 수거할게요”라고 떠들다가 수거를 못 하자,

원전 기업들이 소송을 걸었다. 그리고 진짜로 이겼다. 그 결과? 지금도 세금으로 수조원씩 배상 중이다.

이쯤 되면 "미국은 실패했지만, 졸라 쿨하게 실패한 거"라고 해야 할까.

 

물론 그 동네 사람들 전부 납득한 건 아니다. 이미 원전 폐쇄된 곳에 ‘핵 캐스크만 남아서 썩는 유령 마을’도 있다.

“임시 저장”이라고 쓰지만, 솔직히 그냥 ‘영구 방치’고, 유카 마운틴 같은 진짜 처분장은 정치 때문에 폐기됐다.

 

그러니까 결론은 이렇다.

미국은 영구처분장을 못 만든 나라지만, 어쨌든 버틸 수 있는 여건은 된다.

한국은? 영구처분장도 없고, 중간 저장고도 없고, 부지 여유도 없고, 정치 결단도 없다.

그저 임시 수조에다 “조금만 더…” 하면서 불붙기 직전의 뇌관 위에서 단체로 쪼그려 앉아 있는 셈이다.

 

사례는 달라도 공통점은 있다.

정보 공개. 긴 시간. 신뢰 쌓기.

방폐장 문제는 이 세 가지 없이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영구처분장은 커녕, 중간저장소도 없는 나라”

솔직히 말해서, 지금 와서 영구처분장을 당장 짓는 건 시간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

핀란드? 그거 부지 찾는 데만 20년 넘게 걸렸고, 건설에 10년 더 걸렸다.

한국이 지금부터 똑같이 시작해도 완공은 2040년대 중반쯤이나 가능할 거다.

그 사이에 고준위 폐기물은 계속 나온다. 월성, 고리, 한빛… 임시 저장 수조는 이미 포화 직전이다.

결국 선택지는 딱 하나다. “영구처분장이 나올 때까지 그걸 담아둘 통을 하나 더 만든다.”

그게 바로 중간 저장시설이다.

 

근데 놀랍게도, 한국은 지금까지 중간 저장시설이 단 하나도 없다.

그리고 중간 저장시설 얘기만 꺼내도 똑같은 반응이 튀어나온다.

“여기만 또 쓰레기 떠안으라는 거냐?”

“영구처분장도 없는데 중간 저장이란 말은 사기다.”

“이러다 진짜 우리 동네가 핵 쓰레기장 된다.”

 

말이 안 되는 건 아니다.

근본 원인은, 정부가 지금껏 신뢰를 제대로 쌓은 적이 없다는 거다.

처음부터 처분장과 중간 저장소를 함께 묶어서 장기 로드맵을 제시했어야 했는데,

그걸 계속 회피하다 보니 이제는 “임시 저장”조차 사회적 폭발물을 건드리는 일이 되어버린 거다.

 

 

한국도 물론 폐기물이 계속 쌓이니 뭔가 해야 했다. 그래서 생각한 게 맥스터(MACSTOR. 캐나다식 다중 캐스크형 건식 저장 시스템)다.

쉽게 말해, 원전 옆에다 콘크리트 관짝을 늘어놓고 사용후핵연료를 넣어두는 건식 임시저장소다.

이게 엄청 대단한 기술도 아니다. 해외에선 이미 흔하게 쓰고 있고, 미국은 그냥 야외 잔디밭에다가 세워둔다.

 

그런데 한국에선 이걸 조금만 늘리려 해도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힌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0년의 ‘월성 맥스터 증설 갈등’이다.

월성 원전 부지 내에 건식 저장 캐스크를 7기 더 설치하겠다고 하자,

경주시와 인근 주민들이 반발했고, 사실상 지역 내 찬반 전쟁이 터졌다.

 

정부는 결국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 90일 동안 토론하고, 설문 돌리고, 여론 조사하고, 감정 싸움도 하고…

결과는 겨우 ‘조건부 찬성’.

즉, 더 늘릴 순 있는데, 영구처분장 로드맵 확정도 같이 내놔라는 조건이 붙었다.

하지만 그 로드맵은? 여전히 없다. 결국 “증설은 했는데, 근본적 해결은 없음” 상태가 된 거다.

 

이게 무슨 의미냐면,

우리는 고준위 폐기물을 어디에, 언제까지, 어떻게 묻을지도 모르면서

그냥 원전 옆에 “좀만 더 쌓자”는 식으로 연명하고 있는 셈이다.

그마저도 맥스터 하나 증설하는 데 공론화위원회까지 거쳐야 할 만큼

지역 신뢰가 박살나 있고, 사회적 합의는 붕괴 직전이라는 뜻이다.

 

 

 

<대체기술.. 의도는 좋지만 시간이 없다>

 

파이로프로세싱(건식재처리), 소듐 고속로, SMR(Small Modular Reactor, 소형 모듈형 원자로).

다 좋다. 듣기만 해도 미래지향적이고 멋있어 보인다.

그런데 그 기술들이 지금 쌓여 있는 고준위 핵폐기물을 해결해줄 수 있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간단하다. 아니다.

 

파이로프로세싱(이하 '파이로')은 한국 정부와 원자력계가 2000년대 초부터 “사용후핵연료 해결책”처럼 내세운 기술이다. 전해질 속에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분리해내는 방식이라 얼핏 보면 간단하고, 재처리와 달라 보이니까 '비확산성'을 주장한다.

지금도 열심히 연구하는 원자력 학계를 무시할 생각은 전혀없다. 하지만 국제정치 현실은 '기술을 향한 열정'과는 다르게 흘러간다.

 

국제사회는 파이로를 ‘재처리’로 간주한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이를 핵무기 원료 분리 가능 기술로 보고 규제하고 있으며, 한미원자력협정상 상용화는 불가능하다. “미국과 협의 끝났다”는 말도 연구만 허용됐다는 의미일 뿐, 상용화는 아니다.

 

자, 이런 말도 자주 나온다. “파이로는 재처리랑 달라. 비확산 기술이야. 미국이랑도 연구했어.” 맞는 말도 있고, 아닌 말도 있다. 그 경계가 중요하다.

 

실제로 한미 양국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공동연구(Joint Fuel Cycle Study, JFCS)를 진행했다. 목적은 명확하다: 파이로프로세싱이 진짜 재처리가 아닌지, 비확산성이 있는지, 경제성이 있는지를 함께 검토하자.

 

결과는?

 

보고서는 정식 승인났다. 한국 정부도 이미 발표한 내용이다.

 

하지만 미국은 아직 '비확산성 입증됐다'고 명시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일부 비공개 상태이며

 

유출된 분석에 따르면: 파이로로 분리된 플루토늄은 여전히 무기 전용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 전통적 재처리에 비해 안전성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즉, 미국 입장은 여전히 ‘이거, 재처리 맞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미원자력협정 제11조 제1항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형상·내용 변경은 양국의 서면 합의 없이는 금지.”

 

지금 당장 파이로를 상용화하거나, 미국 없이 단독 추진할 수 있냐고? 불가능하다. 협정상, 외교상, 기술상, 정치상. 전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기술 자체가 아직 완성도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2023년까지 시범 설비를 갖추고 실험했지만, 경제성은 없고, 분리 효율은 낮고, 오히려 새로운 폐기물이 발생했다. 미국도 효과 없다고 보고 사실상 손을 뗐다. 다시 말해, 지금 있는 핵폐기물을 파이로로 없앨 수는 없다.

 

소듐 냉각 고속로 얘기도 마찬가지다. 

 

“소듐 냉각 고속로는 원자로니까 재처리 기술도 아니고, 한미 원자력 협정에도 안 걸리잖아?”

 

맞는 말이다. 딱 ‘절반’까진.

 

소듐 고속로(SFR)는 전기를 생산하는 원자로다. 협정상 규제받는 건 사용후핵연료의 가공과 재처리, 즉 연료 주기니까, SFR 그 자체는 미국 동의 없이도 지을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소듐 고속로는 돌아가기만 하면 되는 기계가 아니다. ‘뭘 태워서’ 돌아가느냐가 문제다. 이 고속로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경수로에서 쓰는 저농축 우라늄이 아니라, 파이로프로세싱을 통해 정제한 MOX(혼합산화물 연료: 우라늄+플루토늄 혼합) 연료나 금속연료가 필요하다. 즉, <소듐 고속로는 파이로와 세트>다. 엔진은 있어도 연료통은 봉인된 상태인 셈이다.

 

그리고 그 순간, 한미원자력협정 제11조에 간접적으로 정통으로 걸린다. 연료를 바꾸려면 미국과 사전 서면 합의가 필요한데, 그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다. 또 이 기술 역시 완성된 기술이 아니다. 오히려 현재까진 실패한 사례들만 잔뜩 존재한다.

 

사람들이 흔히 “일본이 상용화했다”고 오해하는데, 일본도 실패했다. 몬쥬는 1995년 가동 중 소듐 누출로 인한 대형 화재 사고가 발생한 뒤 장기간 가동이 중단되었고, 결국 2016년 폐로가 결정되며 사업 자체가 접혔다. 프랑스의 슈퍼페닉스(Superphénix) 역시 소듐 누출과 관련된 문제로 인해 계획보다 일찍 폐쇄되었다. 이처럼 주요 선진국들의 실패 사례는 소듐 고속로의 기술적 한계를 보여준다.

 

왜 실패했느냐?

 

첫째, 안전성. 소듐은 공기나 물과 접촉하면 격렬하게 반응하여 화재나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소듐 누출은 심각한 안전 문제로 이어진다. 실제로 몬쥬나 슈퍼페닉스 사례는 이런 리스크가 현실화된 결과다.

 

둘째, 경제성. 소듐 고속로는 고온 고속 운전 조건, 고급 내열 재료, 복잡한 설계, 그리고 소듐 취급을 위한 추가 안전 시스템이 필요하다. 미국 TerraPower의 Natrium 소듐 고속로는 건설비만 약 40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는 기존 원자로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한국 내 분석 결과도, 소듐 고속로는 직접 처분 방식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셋째, 비확산성. 소듐 고속로는 사용후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 다시 연료로 쓰는 구조다. 문제는 이 플루토늄이 핵무기 전용 가능성이 있어 국제사회가 이를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러한 플루토늄 생산능력에 대해 지속적인 감시와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리하면, 소듐 냉각 고속로는 지금까지의 모든 실증과 연구에서도 안전성, 경제성, 비확산성 어느 하나에서도 뚜렷한 해답을 주지 못했다. 기술적으로 “될 법한데 안 되는” 게 아니라, “애초에 될 수 없어서 손 턴 기술”이라는 게 현재까지의 결론이다. 애초에 현실화가 어려운 기술이었다. 

 

그럼 미국의 테라파워(TerraPower)는?

 

빌 게이츠가 투자한 소듐 고속로 개발 기업이다. “미래형 원자로”라고 언론에선 떠들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원래는 2022년까지 미국 와이오밍에 실증로 착공이 예정돼 있었지만, 러시아산 고농축우라늄(HALEU, 농축도 약 5~20%) 공급 차질로 인해 연기됐다. 이유는 따로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

2024년 현재에도 여전히 실증 단계조차 들어가지 못한 상태고,

미국 의회도 예산 지원에 적극적이지 않다.

 

결국 첫 상업로 건설은 빨라야 2030년대 중반으로 밀린 상황이다.여기에 미국조차 연료 확보에 차질을 겪고 있다는 건, 우리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천연우라늄과 달리 고농축우라늄을 안정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국가는 극히 제한적이고, 이 구조에서 우리는 연료 확보 주권조차 없는 위치다

 

정리하자면, 소듐 고속로는 기술적으로는 허용된 상태일 뿐, 현실적으로는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 영역이다. 지어는 볼 수 있다. 근데 돌릴 수 있는 연료는 없다. 그 연료를 만들자면 파이로가 필요하고, 그 파이로는 미국이 막고 있다. 그게 지금 우리가 처한 정확한 구조적 현실이다. 그리고 그 어떤 나라에서도 이걸 실용화한 전례가 없다. 민간도, 정부도, 다 꿈만 꾸다 접었다.

 

SMR은 소형 모듈형 원자로다. '안전하고', '작고', '유연하고', '폐기물도 덜 나온다'는 이유로 미래형 원자로로 불린다. 하지만 이 기술에 거는 기대의 대부분은 국가 전력망의 중추가 아니라, 한정된 수요에 맞는 특수 장비로서의 SMR에 가깝다.

 

실제로 SMR이 유용할 수 있는 곳은 도서 지역, 오지, 극지방 연구기지, 해수담수화 플랜트, 산업용 열 공급설비, 군사기지, 그리고 데이터 센터 등이다.

 

데이터 센터는 24시간 안정적인 전원 공급이 필수이고, 정전이 1초만 나도 수천만 원대 피해가 나는 민감한 설비다. 게다가 AI, 블록체인, 클라우드 산업 확장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래서 '핵으로 UPS를 만들자'는 식의 SMR-데이터센터 결합 아이디어는 미국과 유럽에서 실제로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이건 특수 목적일 뿐, 국가 에너지 정책의 해법은 아니다. 도서 지역 자가발전기, 산업용 소형 발전기, 데이터 센터용 원자력 UPS—다 괜찮은 아이디어다. 하지만 그건 '필요한 곳에 국소적으로 적용하는 소형 기술'일 뿐이지, 고준위 폐기물이 전국에 쌓이는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SMR이 아무리 작고 똑똑해도, 폐기물은 여전히 나오고, 그 폐기물은 결국 어딘가에 묻어야 한다.

 

그래서 결론은 바뀌지 않는다. SMR도 좋지만, 방폐장은 반드시 필요하다. 기술은 선택의 문제지만, 폐기물은 현실의 문제다.

 

결론은 하나다.

이 기술들은 모두 미래형이다. 언젠간 쓰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못한다. 문제는 지금도 핵쓰레기가 계속 쌓이고 있고, 우리는 그걸 당장 처리할 장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술 낙관론이 현실적 조치를 미루는 핑계가 되어선 안 된다.

 

 

 

<재처리 기술 도입 - 되겠냐?>

 

 

가끔 이런 말 나올 때 있다.

 

“미국만 설득하면 재처리도 되고, 파이로도 된다. 핵무장도 가능하다.”

 

언뜻 들으면 멋있어 보인다. 근데 이건 현실을 모르는 말이다.

 

한미원자력협정 제11조 제1항은 아주 분명하게 써 있다.

 

“재처리 및 형상·내용 변경은, 수행될 수 있는 시설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여 한미 양국 당사자가 서면으로 합의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쉽게 말해서, 한국이 파이로프로세싱을 하려면 미국이 명시적으로 허가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허가 안 났다.

 

미국은 파이로를 사실상 재처리로 간주하고 있고, 핵비확산 정책 상 한국에 예외를 줄 가능성도 희박하다.

 

기술적 완성도와 경제성 문제, 그리고 미국과의 협정상 제약까지 겹치면서, 파이로프로세싱에 대한 기대감은 현실적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이 내용은 단순한 정치적 방침이 아니라, 양국 간 조약 문서에 명시된 국제법적 제한이다.

 

아무리 기술이 있어도, 국제법상 금지된 행위를 “미국 졸라서 되겠지” 하는 건, 외교를 무슨 일종의 덕질처럼 착각하는 거다.

 

현실은 다음과 같다:

 

a. 기술적으로 완성되지 않았다

 

b. 정치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c. 외교적으로도 예외를 받을 수 없다

 

즉, 파이로는 지금도, 앞으로도 “이 문제의 대안”이 아니다. 그리고 설령 미국이 허락해준다고 해도, 재처리를 한다고 폐기물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순도 높은 고농축 폐기물, 즉 무기급 물질이 생긴다. 양은 줄지만 농도는 더 세지고, 보관도 더 위험해진다.

 

일각에선 이걸 계기로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현실적인 정책이 아니라, 국제 외교와 제재의 파탄을 자초하는 길이다. IAEA 탈퇴, NPT 탈퇴, 외환거래 봉쇄, 국제 금융망 퇴출… 정말 그걸 감당할 수 있겠다는 건가? 핵무장을 해야 하니까 폐기물 못 묻겠다는 말은, 결국 정치적인 이유로 과학을 외면하는 말이다. 지금은, 지금 있는 폐기물을, 지금 가능한 방식으로, 우리 땅에 안전하게 묻을 곳을 정해야 한다. 파이로가 나중에 성공하고 미국으로부터 인정도 받는다면? 땅에 묻는다고 있던 폐기물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니 그때 가서 다시 꺼내 쓰면 된다. 지금은 묻는 데 집중해야 할 시간이다.

 

결정적으로. 파이로 프로세싱도 결국은 언젠가 영구 방폐장을 요구한다. 다만 그 시간을 뒤로 늦춰줄 뿐.

 

 

<아! 몰라몰라. 우주나 바다에 버리자!>

 

 

이건 사실 다룰 가치도 없는 바보들의 이야기다. 그럼에도 풀어보자면.

 

 

이 얘기 안 나오면 섭섭할 지경이다. 

 

“핵 쓰레기? 우주에다 쏘면 되잖아. 깊은 우주로 날리면 영원히 사라지는 거 아님?” 

 

딱 들으면 멋있다. 그건 SF고, 현실에선 국가예산 폭파 계획이라는 점만 빼면.

 

기술적 문제: 로켓 하나 터지면 지구 전체가 핵 오염 지금도 위성 발사 실패는 수시로 일어난다. 로켓 폭발률은 평균적으로 약 5% 내외다. 즉, 20대 중 1대꼴로 실패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만약 여기에 고준위 핵폐기물을 실어서 쐈는데, -> 발사 도중 고도 10~50km에서 폭발? -> 방사능 낙진이 대기권 전역에 퍼짐 -> 전 지구적 재앙

 

NASA도 이 위험성 때문에 1990년대 이후 “핵폐기물 우주 투기”는 공식적으로 포기했다. 안전성 확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제적 문제: 우주 발사 비용은 비현실적인 수준이다

스페이스X 기준으로 1톤당 발사비용은 약 40억 원이다.

700톤의 고준위 폐기물을 발사할 경우, 총 발사비는 한화로 약 1조 9천억~2조 3천억 원에 달한다.

이건 발사 비용만 고려한 수치로, 포장, 운송, 안전 설비 등을 포함하면 더 증가한다.

즉, 매년 쌓이는 핵폐기물을 우주로 처리하는 건 경제적으로도 불가능에 가깝다.

 

정치 및 국제 문제: 우주는 ‘버리는 곳’이 아니다

우주는 국제공간이다. 유엔 우주조약(Outer Space Treaty)에 따라 우주는 인류 공동자산이며, 오염시키거나 쓰레기장으로 만들 수 없다.

실제로 방사성 폐기물 우주 발사 계획은 대부분 국제사회에서 거부된다.

 

"우주에 쏘자"는 말은 멋있을지 몰라도, 현실에선 비싸고 위험하고 금지된 짓이다. 이건 쓰레기 처리 아이디어가 아니라, 핵폭탄을 ‘하늘에 던져보자’는 발상에 가깝다.

 

바다에 버리자? 국제법 위반이다. 런던 협약과 그 의정서에 따라 방사성 폐기물 해양투기는 전면 금지돼 있다. 이거 어기면 한국은 전 세계에서 ‘불법 해양 투기국’으로 낙인찍힌다. 수출, 투자, 외교 모두 타격이다.

 

그리고 이 말도 꼭 나온다. “어차피 바다는 넓고 깊은데, 그냥 버리면 안 되냐?” 자, 이제 물리 말고 정치 지리 현실을 보자.

 

우리가 먼저 서해나 동해에 방사성 폐기물을 몰래 혹은 노골적으로 투기한다고 해보자. 그 다음 누가 따라올까?

 

a. 중국: 세계 최대 원전 건설국. 고준위 폐기물 발생량은 한국의 수십 배.

 

b. 러시아: 핵잠수함 해체, 플루토늄 재처리 후폐기물 등 저장 부담 최대.

 

c. 일본: 후쿠시마 ALPS 처리수 방류로 이미 국제 갈등 한가운데 있음.

 

이들이 어떻게 할까?

-> 한국이 먼저 물꼬를 틀었으니, “쟤넨 했잖아” 한 마디로, 우리 앞바다에 자기들 쓰레기까지 던진다.

-> 그때는 국제법이고 해양 생태고 다 소용 없다. 선례가 모든 걸 무너뜨린다.

 

이건 해양 환경 파괴를 넘어서, 동북아 전체의 ‘바다 공유 질서’가 무너지는 계기가 된다. 결국 피해는 누가 보냐? 바다 건너는 아니라, 동해랑 서해에 국경 맞댄 우리다.

 

이건 단순한 ‘투기’가 아니라 ‘국가 안보 리스크’다. 우리가 먼저 핵폐기물 투기 국가가 되는 순간,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핵 쓰레기 불법국”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다.

 

WTO, IAEA, IMO, G7 등등 모두 다 들고 일어난다. 수산물 수출? 관광지 이미지? 방산·원전 기술 수출? 전부 싹 끝장날 가능성도 높고.

 

"바다에 버리면 편하잖아"란 주장의 현실은, 우리가 먼저 하면 나중에 우리 바다에 중국·러시아가 버린다는걸 망각한 몰지각한 주장이다.

그리고 그건 지금의 쓰레기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몇 세대에 걸쳐 우리 해역이 ‘국제 핵 쓰레기장’이 되는 길을 터주는 일이다.

 

종합해보면, 단순하다. 기술 타령, 미국 조르기, 우주 배출 드립 등등은 모두 현실 도피다. 할 수 있는 건 결국 하나다. 지금 쌓이고 있는 핵폐기물을 국내에 안전하게 묻을 장소를 찾고, 사람들과 합의해서 그걸 추진하는 것. 그거 외엔 없다.

 

물론, 외교 협의를 통해 미국의 동의를 얻는 시나리오도 존재한다. 일본처럼 민간 차원에서 재처리 기술을 일부 허용받는 구조도 없진 않다. 하지만 그건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외교의 문제, ‘과학’의 영역이 아니라 ‘정치’의 영역이다. 그런 협상이 잘 풀릴지 안 풀릴지는, 기술 개발자가 아니라 대통령과 외교부 장관의 얼굴값과 외교력에 달려 있다. 물론 이 나라 뿐만 아니라 상대국도 포함해서.

 

그리고 그런 ‘정치적 변수’에 모든 걸 걸고, 방폐장을 미룬다는 건? 그건 국가 에너지 정책을 ‘희망회로’로 굴리겠다는 소리다. 그래서 결론은 분명하다. 파이로가 되든 안 되든, 영구 방폐장은 필요하다. 이건 기술이 아니라 현실이자 책임의 문제다.

 

 

 

 

<그냥 원전 부지에 계속 두자>

 

 

“뭐 얼마나 나온다고 그래? 그냥 지금처럼 원전 옆에다 계속 쌓아두면 되잖아.” 

 

“언젠간 어떻게든 되겠지.” 

 

여기서도 지지리도 많이 본 문장이다. 원한다면 말했던 인간들 닉네임부터 줄줄 읊어줄 수 있을 만큼.

 

뭐. 그딴건 시간 낭비니까. 먼저, 현실 확인부터 들어간다.

 

사용후 핵연료 저장은 임시 수조 방식 -> 냉각수 지속 공급 필요, 열과 방사선 계속 방출 이 수조는 포화되면? -> 추가로 건식 저장소(MACSTOR)를 증설해야하는데 -> 증설도 주민 반발로 매번 전쟁. 월성 맥스터 증설이 대표 사례이다.

 

그럼 그 캐스크 계속 늘리면 되지 않냐? 부지 한계, 안전성 문제, 관리 인력, 경비, 정치적 부담 전부 상승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 후술한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지금도 쌓이고 있다.

매년 약 700톤.

이건 계속 나온다. 결코 멈추지 않는다.

 

언젠가는 넘치고, 언젠가는 사고 나고,

결국은 ‘그때 해결책 나오겠지’가 아니라 ‘그때 터지겠지’가 된다.

 

‘지금까지’ 버틴 거지, ‘앞으로도’ 버틸 수 있는 게 아니다. 영원히 그렇게는 못 한다. 

 

a. 물리적 한계: 수조와 건식 저장소는 무한대가 아니다 현재 대부분의 사용후핵연료는 원전 부지 내 수조에서 임시 저장 중이다. 일부는 캐스크 방식의 건식 저장(MACSTOR)으로 전환 중이지만, 수조는 포화 직전이고, 건식 저장은 땅에 세워야 하기 때문에 부지 확보가 필수다. 원전 부지 자체의 면적은 제한적이고, 증설 시마다 주민 반발이 거세다. 즉, 지금은 부지 여유로 연명 중이지, 영구 수용 전제로 설계된 게 전혀 아니다.

 

b. 사회적 수용성 한계: '묻지도 말고, 말하지도 마라'는 상태 지금도 건식 저장소 1기 증설에 공론화, 설문조사, 찬반 갈등이 따른다. 월성 맥스터 증설 사례가 대표적이다. 주민 반발 -> 조건부 승인 -> 로드맵 미제공 -> 불신 누적. 지금 상태에서 “계속 쌓자”는 말은 더 큰 반발을 무시하겠다는 뜻이고, 그건 민주국가가 택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니다.

 

c. 위험성 누적: '영구 보관소'로 설계되지 않았다 현재 임시 저장 방식은 “잠시 동안 식히고 옮긴다”는 전제를 기반으로 설계됐다. 내진 기준은 낮고, 외부 충격과 테러에 취약하며, 장기 밀폐를 위한 구조나 방호시설도 미흡하다. 계속 쌓을수록 사고 가능성과 누출 위험이 커지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게 되는 순간 “안전한 임시”가 “위험한 영구”로 변질된다.

 

d. 정치적 지속 불가능성: 미래 세대가 책임질 수 없다 지금 우리가 “그냥 원전 옆에 두자”고 하면, 10년 뒤, 20년 뒤에도 똑같은 말이 반복된다. 결국은 세대 누적이며, 마지막엔 “이제 옮길 곳도, 예산도, 동의도 없다”는 상태에 도달한다. 이건 정책이 아니라 책임 회피다. 국가 에너지 인프라는 희망고문으로 설계하면 안 된다.

 

위에서 봤듯이 지금 원전 옆에 쌓아두는 건 ‘영구 보관’이 아니라 ‘시간 끌기’일 뿐이다. 물리적 공간도, 주민 수용도, 기술적 안전도, 미래 세대 책임도 어느 하나 장기적 지속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묻는 것이다. 영구 처분장은 ‘선택지’가 아니라 ‘필연’이다.

 

이렇게 말하면..

 

“그럼 원전 부지 내에 중간 저장시설을 만들면 되잖아?”

 

라고 그 머저리들은 또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기술적으론 가능해 보일지 몰라도, 부지도 부족하고, 정책적으로도 막혀 있다.

 

a. 유휴 부지 부족: 한국 원전은 ‘최소 면적 효율’로 설계됐다 한국의 원전 부지는 대부분 1970~80년대에 설계된 “최소 설계안” 기준이다. 전력 생산 중심 설계였고, 폐기물 장기 보관은 고려되지 않았다. 당시엔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or 해외 이송 가능할 것”이라는 비현실적 낙관론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와서 보면? 예비 부지가 거의 없다. 그나마 중수로인 월성은 일부 건식 저장소용 공간을 확보했지만 거의 소진 상태고, 고리와 한빛은 기존 터빈 건물 및 제어 건물 사이에 캐스크 추가 설치 여유조차 없다. 현재 원전들은 전력 생산을 위한 블록 단위로 빽빽하게 지어져 있어 대규모 독립형 중간 저장시설(수천~수만 캐스크)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b. 주변 입지 문제: ‘중간 저장’은 임시 저장보다 훨씬 더 큰 저항을 불러온다. 월성 사례를 보듯 임시 저장소(건식 캐스크)조차 주민 반발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증설이 가능했다. 중간 저장시설은 규모도 크고, 이름부터가 “핵 쓰레기 모으는 데”라는 인식이 생긴다. 주민 입장에서는 “이 동네가 진짜로 핵 쓰레기장이 되는구나”라고 인식할 수밖에 없고, 지역 정치인들도 반대한다. 지자체도 소극적이어서 사실상 추진이 불가능하다. 특히 고리 원전처럼 인근에 인구 밀집 지역(부산 기장군, 해운대 등)이 위치한 경우에는 주민 수용성 문제가 더욱 민감해진다.

 

c. 보안 및 법적 기준 미충족: 원전 부지 내 건식 저장소는 “원자로 부속시설”로서 법적 지위가 있다. 전력 생산의 일부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반면 중간 저장시설은 ‘완전 독립 저장 시설’로 별도 인허가가 필요하고, 방호 설비, 부지 경계, 보안 인력, 접속도로 등 전면적인 재설계가 요구된다. 현재 원전 부지들에는 이런 독립 저장소 기준을 만족시킬 구조나 면적, 설비가 없다.

 

결론: “그냥 원전 부지 안에다 중간 저장소 만들자”는 말은, ‘소형 아파트에 단독주택 하나 더 짓자’는 발상과 같다. 가능성만 보면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공간도 없고, 법도 안 맞고, 주민도 반대하고, 설계도 안 돼 있다.

 

 

결국, 중간 저장소는 별도 부지에 독립적으로, 장기 계획 하에 만들어야 한다. 그게 싫다면? 그냥 원전 가동 멈추는 수밖에 없다.

 

 

물론, 외교 협의를 통해 미국의 동의를 얻는 시나리오도 존재한다. 일본처럼 민간 차원에서 재처리 기술을 일부 허용받는 구조도 없진 않다. 하지만 그건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외교의 문제, ‘과학’의 영역이 아니라 ‘정치’의 영역이다. 그런 협상이 잘 풀릴지 안 풀릴지는, 기술 개발자가 아니라 국무장관과 외교부 장관의 얼굴값과 외교력에 달려 있다.기적적으로 재처리 협상에 성공하면 우린 핵무장 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하고, 재저리를 통해 핵폐기물의 '부피'를 줄여 어느정도 원전부지 내에 좀 더 오래 수용할 수 있는 기적이 마련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정치적 변수’에 모든 걸 걸고, 방폐장을 미룬다는 건? 그건 국가 에너지 정책을 ‘희망회로’로 굴리겠다는 소리다. 그래서 결론은 분명하다. 파이로가 되든 안 되든, 영구 방폐장은 필요하다. 이건 기술이 아니라 현실이자 책임의 문제다.

 

 

 

<단비 같은 소식, 그러나>

 

2025년 2월에 국회를 통과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은 한국이 고준위 방폐물 문제 해결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이 법은 사용후핵연료의 안전한 관리와 처분을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특별법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시설 확보 목표 시점

 

중간저장시설: 2050년 이전 운영 개시

 

영구처분시설: 2060년 이전 운영 개시

 

전담 조직 설치

 

국무총리 소속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위원회를 설치하여, 정책 수립, 부지 선정, 기술 개발 등을 총괄

 

부지 선정 절차

 

기초자치단체(시·군·구)의 신청을 받은 후, 기본조사와 심층조사를 거쳐 주민투표를 실시하여 부지를 최종 선정

 

유치지역 지원

 

관리시설 유치지역과 주변지역에 특별지원금을 제공하고, 주민에게 일정 금액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 마련

 

지하연구시설(URL. Underground Research Laboratory) 설치

 

처분시설의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지하연구시설을 설치하고, 장기 안전성 실증 연구 수행

 

투명한 정보 공개 및 의견 수렴

 

기본계획 초안을 공개하고 국민 의견을 수렴하며, 주민 요구 시 공청회 개최

 

하지만 이 특별법은 출발일 뿐,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가장 큰 과제는 부지 선정이다. 과거 수차례 무산된 경험에서 보듯, 주민 수용성 확보 없이는 어떤 계획도 실현될 수 없다. 특히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상징성 때문에,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 주민의 반발은 극심할 수밖에 없다.

 

또한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의 사례처럼, 법률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절차의 정당성, 정보의 투명성, 주민 참여와 보상이 병행되어야 실질적인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

 

특히 지하연구시설(URL)은 처분장 신뢰 확보의 기반이 되는 핵심 인프라다. 다행히 2025년 기준, 강원도 태백시가 URL 부지로 선정되었으며, 향후 심층 처분장 기술 검증을 위한 실증 실험이 본격적으로 착수될 예정이다.
이 결정은 지난 수십 년간 정체됐던 고준위 방폐물 정책에서 처음으로 실질적인 진전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연구시설이 들어선다고 해서 중간 저장시설이나 처분장이 자동으로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부터는 이를 정책과 공론화로 이어가는 후속 절차가 필요하다.

특히 태백 시장은 강원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못 박았다.

 

"태백시에 방사성 폐기물이 들어올 가능성은 없다."


이 문장이 앞으로 갈 길이 얼마나 먼지 함축적으로 나타낸다. 연구시설 유치신청조차 태백시가 단독으로 응했으며, 그마저도 철저히 '폐기물 비반입' 조건으로 이뤄졌다는게 어떤 의미일까?

 

과연 여기서 유의미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최종적인 영구 방폐장 건설까지 이어가기에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하지만 현재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2050년은 너무 늦다.

 

특별볍에 명시된 중간 저장시설 부지 확보 및 건설 법정시한은 2050년까지이다. 현재 각 원전의 저장 수조는 한계에 도달 중이며, 중간 저장시설 없이는 원전 가동을 유지할 수 없다. 중간 저장시설은 임시 개념이지만, 부지 선정, 주민 수용성 확보, 법적 인허가 모두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 문제를 다음이 아니라 지금! 결정해야 하는 이유다.

 

최소한 일부 원전 포화가 확실시 되는 2035년까지 가동하려면 지금 당장 부지 공모, 사회적 설계, 공론화에 착수해야 한다.

중간 저장시설은 단순한 기술적 대상이 아니라, ‘지역 미래와 정체성’에 대한 협상이다.

국가는 이 시설이 가져올 잠재적 부담과 리스크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하며,

필요 시 ‘중간 저장시설 특별법’을 별도 제정해 유치 지역에 대한 장기적 재정 지원, 인구 유지 전략, 산업 유치 특례 등을 법적으로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제도적 안전망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지역 사회의 신뢰를 얻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영구 방폐장 후보지 탐색 및 전담 기구 출범 – 영구 처분장은 수십 년이 걸리는 장기 과제다. 부지 조사, 암반 구조 분석, 주민 합의, 지역 지원 패키지까지 포함된 종합 계획이 필요하다. 빠르면 2060년 운영 목표를 맞추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부지개발청”과 같은 전담 기구를 설립해 정치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연구, 홍보, 계획 수립을 추진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계속해서 계획만 하고 법안만 만들었다. 이제는 실행을 해라. 그게 핵심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언젠가 해야지”가 아니라 “지금 당장 무엇을 할 것인가”다.

 

더는 논의만으로 시간을 보낼 여유가 없다.

 

매년 700톤씩 쌓여가는 고준위 폐기물을 묻을 ‘어디’와 ‘언제’가 없으면, 원전은 결국 멈춘다.

 

 

 

<그래서 어쩌자는건데?>

 

 

그래서 나는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로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1. 중간 저장시설, 후보지로 다음 지역을 검토하자

 

다음 지역들은 모두 지질 안정성, 철도 접근성, 인구 밀도, 기술 인프라 등을 기반으로

 

상대적으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후보지로 판단된다:

 

 

 

경북 울진군 – 한울 원전 인접, 인프라 및 동해선 철도 확보

 

경북 봉화군 / 영양군 – 전국 최저 인구 밀도, 중앙선 철도망 활용 가능

 

강원 삼척시 / 동해시 내륙 산간 – 동해선 철도 + 산악지형의 보안성

 

 

 

이들 지역은 모두 철도 수송 인프라가 이미 확보되어 있거나 인근에서 연장하기 용이한 지역들이다.

 

신규 교통 인프라 투자를 최소화하면서도 전국 원전에서 안전하게 고준위 폐기물을 이송할 수 있다. 철도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의 대량 이송 수단으로 철도는 국제적으로도 가장 널리 쓰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는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시설인 라하그(La Hague)로 이송할 때 대부분 SNCF 철도를 이용하며, 미국도 유카 마운틴 처분장 추진 당시 전국 원전에서 철도 수송망을 고려해 계획을 설계했다. 핀란드 역시 온칼로 처분장에 사용후핵연료를 운송하기 위해 철도 기반 전용 운송 시스템을 채택했다.

 

또한 인구 밀도가 낮고, 지질적으로도 화강암 기반 안정 지층이 분포할 가능성이 높아 중간 저장뿐만 아니라 향후 지하연구시설(URL) 및 영구 처분장 예비검토지로도 연계 가능성이 있다.

 

또한 한국에서 중간 처리시설 체계로 유력한 '맥스터'의 경우 산간지역보다 평지 지역(분지 포함)에 배치하는게 압도적으로 유리하기에, 비록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에 따라 중간 저장시설과 영구 방폐장을 같은 지역에 두도록 권고하는 계획이 있음에도. 이를 별도로 분리하는게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후술할 영구 방폐장의 최적지 후보들 중 상당지는 깊은 산악지역에 위치하여. 이러한 맥스터를 두기에는 불리한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독일이나 일본의 사례를 보듯, 영구 방폐장과 중간 처리시설을 별도로 두는 사례는 매우 흔하며, 이들 지역은 하나같이 영구방폐장 건설에 진통을 겪고 있는 곳이라 우리가 참고할 만한 사항이다.

 

 

2. 시설 설치 방향

 

지금부터: 지질 탐사, 수문학 조사, 주민 대상 공청회 및 정보공개 착수

 

2026년까지: 후보지 1순위 선정 및 공론화 기반 마련

 

2035년까지: 중간 저장시설 완공 및 가동 목표 설정

 

 

또 한발 더 나아가. 영구적인 방폐장 후보지도 제안하고자 한다.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로, 강원특별자치도 태백시 일대를 영구 처분장(지하 500m 이상의 심층 처분 시설)의 장기적 후보지로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단순히 한두 조건이 아닌, 입지, 지질, 수송 인프라, 사회적 수용성 등 여러 면에서 평균 이상이기 때문이다.

 

지질적 조건 – “한반도에서 가장 단단한 지대 중 하나”

태백은 고원지대 화강암 기반이 분포된 지역으로, 지진 활동이 드물고 단층 밀집도도 낮은 편이다. 실제로 과거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에서도 지하연구시설(URL) 예비 후보지 중 하나로 태백을 검토한 적이 있고 실제로 태백시에 32년 준공을 목표로 약 5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되어 연구시설을 마련할 예정이다.

 

수송 접근성 – 철도 + 고속도로망 존재 영동선 철도, 중앙고속도로, 국도망이 겹치는 지역으로 전국 어디서나 접근 가능하다. 기존 원전과의 거리도 비교적 짧아 고리 -> 울진 -> 동해 -> 태백 라인으로 연결하는 수송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

 

인구 밀도 및 지역 정체성 - 태백시 인구는 약 39,000명 수준이며, 광산·에너지 산업 도시로서의 정체성이 강하다. 그럼에도 사양길에 오른 광업으로 인해 지역 소멸 위기에 처한 곳이기도 하다. 국가 에너지 정책과 연계한 ‘산업 유산 재활용형’ 설득 전략이 가능하며, 에너지 특화지구 지정과 연계한 지역 지원 시나리오도 현실적이다.

 

사회적 수용성 가능성 - 낙후된 도시의 신규 산업 유치 욕구가 존재한다. “과거엔 석탄, 미래는 에너지 안전”이라는 메시지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며, 지속적인 정보공개, 주민 의견 수렴, 특례 재정지원 등을 병행하면 수용 가능성도 검토해볼 만하다.

 

또 방폐장 건설은 지하 연구시설의 연구 결과와도 연계되는 곳이기에, URL이 들어서는 곳에 후속조치로 영구 방폐장 건설을 추진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이때 지하연구시설(URL)과 영구 처분장을 동일 장소에 통합 운영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

 

기술적 연계성과 예산 효율

지하 500m 이상의 심층처분은 현장 지질 분석과 장기 실증 연구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URL과 영구 처분장을 같은 장소에서 운영하면 기술 이전, 인프라 공유, 공정 검증이 일원화되어 초기 조사비용, 인허가 과정, 도로·철도 인프라 중복 지출을 줄일 수 있다.

 

지역 설득을 위한 명분 확보

지하연구시설만 들어오면 “연구 끝나면 나간다”는 인식, 영구 처분장만 언급되면 “핵 쓰레기장”이라는 낙인이 생긴다. 하지만 두 시설이 통합되면 “국가 차원의 장기 기반 시설 유치 + 고용 + 지역 투자”라는 큰 그림으로 지역에 제시할 수 있다.

 

프랑스·핀란드식 통합 전략과 유사

핀란드 온칼로(Onkalo)는 URL과 영구처분장이 하나로 운영되는 구조로, 1980년대부터 준비해 2020년대 중반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랑스 부르(Bure) 역시 심층 실증과 최종 처분장을 연계하여, 지역사회 보상과 과학·산업 클러스터화를 함께 추진 중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태백과 같은 지역에 지하연구시설과 영구처분장을 연계 설계하는 방향은 실현 가능성과 지역 설득력 면에서 모두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연구 결과를 실설계에 반영하고, 사전에 선제적인 인프라를 구축하여 주민들의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단, 연구시설이 곧 처분장이라는 등식은 금물이다. 처분장은 별도의 주민 동의, 입법, 안전성 검증, 경제적 지원이 모두 전제되어야 한다.

 

지난 수십 년간 정부와 관계자들이 보여준 불투명하고 무책임한 태도, 그리고 과거의 실패 사례들이 겹쳐 만들어진 깊은 불신이 있기 때문이다. 특정 지역에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점, 우리도 잘 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를 시작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이 문제는 더 이상 회피할 수 없는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다. 우리 모두가 누리는 전기의 혜택 뒤에는, 10만 년 이상 안전하게 관리되어야 할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매년 700톤씩 쌓여가고 있다. 원전 부지 내 임시 저장 시설은 포화 직전이고, 이대로는 머지않아 원전 가동 중단이라는 현실에 직면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전력 수급을 넘어, 국가 경제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우리가 특정 지역명을 언급한 것은, 결코 그 지역에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오히려 이는 현재까지의 기술적, 지리적, 인프라적 요건만을 고려했을 때 가장 현실적인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는 지역 특성을 제시하고자 한 것이다. 이 지역들이 지닌 잠재적 장점과 동시에, 주민들이 감당해야 할 부담과 우려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

 

이 문제는 어느 한 지역이나 특정 세대에게만 책임을 전가할 수 없다. 우리가 지금부터라도 용기 있게 나서지 않는다면, 이 거대한 숙제는 고스란히 우리의 자녀, 그리고 그들의 자녀에게 떠넘겨질 것이다. 그들은 우리보다 더 큰 위험과 더 큰 갈등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이 문제에 대한 투명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정부는 과거의 과오를 인정하고,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들이 감당하게 될 부담에 대해 실질적이고 파격적인 보상과 지역 발전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단순히 돈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지역의 미래와 정체성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함께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국가의 품격과 직결된 과제다. 지금 이 순간의 불편함과 반발을 감내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릴 때다. 결코 쉬운 길이 아님을 알지만, 이 길을 가지 않으면 더 큰 재앙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부지 선정. '사회적 합의'라는 말은 너무 자주 오르내리다 보니 이젠 공허하게 들릴 지경이다. 하지만 이 공허함 속에도 우리가 반드시 직면해야 할 현실이 있다. 과거의 실패는 단순히 정부의 무능 때문이 아니라, 핵심적인 신뢰 구축 과정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핀란드나 스웨덴 같은 나라들이 수십 년간 쌓아온 '신뢰'는 결코 저절로 생기지 않았다. 이제 우리도 그들의 경험에서 배우고, 필요한 과정들을 이행해야 한다.

 

이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방법론은 비록 지난하고 답답하게 보일지라도, 결국은 우리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과학적 지식 공유: 투명하고 지속적인 정보 제공으로 의심의 여지를 줄여야 한다.

주민들에게는 방사성 폐기물의 특성, 처분 기술, 안전 관리 시스템에 대한 모든 정보를 투명하고 쉽게 전달해야 한다. 단순한 '설명'을 넘어, 관련 데이터와 연구 결과를 빠짐없이 공개하고, 주민들이 제기하는 모든 질문에 대해 회피 없이 답하는 장을 수십 년간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 이는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것을 넘어, 잠재적인 '의심' 자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신뢰는 숨기는 것 없이 모든 것을 드러낼 때 비로소 싹튼다.

 

수십 년간의 지역 대화 모델: 지루함을 넘어선 진정성 있는 소통이 필수적이다.

일회성 공청회나 형식적인 설문조사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주민 대표, 시민단체, 전문가, 그리고 지자체 관계자들이 정기적으로 만나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제기되는 우려 사항을 끊임없이 논의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핀란드의 온칼로가 30년 넘게 이 지루한 대화 과정을 거쳐왔다는 사실은, 진정한 합의는 '시간'과 '끈기', 그리고 '진정성'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민들이 자신의 목소리가 실제로 정책 결정에 반영될 수 있음을 체감할 때 비로소 협력의 문이 열릴 것이다.

 

국민적 교육 캠페인: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고준위 폐기물 문제는 특정 지역만의 짐이 아니다. 원자력 발전의 혜택을 누리는 전 국민이 이 문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인식을 분명히 심어줘야 한다. 유치 지역에 대한 막연한 부정적 시선을 줄이고, 그들이 국가의 에너지 안정성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존중을 표해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방사성 폐기물 관리의 필요성과 안전성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꾸준히 제공하여 대국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부지 선정의 부담을 국가 전체가 나누는 첫걸음이다.

 

독립적이고 투명한 기구 운영: 외부 개입 없는 전문성이 신뢰의 기반이 된다.

부지 선정 및 관리 과정에서 정부나 원전 관련 기업의 이해관계가 개입되면 곧바로 신뢰는 무너진다. 따라서 완벽하게 독립된 전문 기구가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민들의 감시를 받을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 기구는 오직 과학적 근거와 안전성만을 기준으로 결정을 내리며, 어떤 정치적 압력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는 신뢰를 '획득'하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 조건이자, 장기적인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다.

 

이러한 과정들은 분명 쉽지 않다.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는 지난한 싸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 어떤 기술적 해결책도, 그 어떤 특별법도 결국 종잇장 같은 현실을 바꿀 수 없다. 더 이상 회피할 시간이 없다. 지금은 '언젠가'가 아니라, '지금 당장'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에 집중하고, 미신을 걷어낸 채 현실을 직시하며 필요한 조치를 이행할 때다.

 

 

 

 

<최종 결론>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원전을 계속 쓸 것인가, 멈출 것인가.

 

그리고 원전을 쓴다면

 

 

그 대가를 지금 우리가 감당할 것인가,

 

아니면 또다시 아이들에게 떠넘길 것인가.

 

 

국민연금은 적어도 세대 간에 찬반이 오간다. 누가 더 내고 누가 더 받느냐를 두고 논쟁이라도 벌어진다.

 

하지만 방폐장은 다르다. 이건 현 세대 전체가 합심하여 암묵적으로 합의한 도피다.

 

우리는 모두 침묵으로 다음 세대에게 핵쓰레기를 넘기고 있으며 어떤 문제 해결에도 나서지 않고 있다.

 

 

이건 국민연금보다도 더 악질적인 유산이다. 안타깝지만, 핵문제에 관해서는 2030도 4050이나 그 윗 세대랑 다를 바 없기 떄문이다. 현 미성년들도 당장은 투표권이 없다 뿐이지, 머지 않아 책임 질 수 있는 성년들이 되었을 때 현 20대들과 큰 차이를 보일 거 같지도 않다.

 

이글을 보는 여러분은 뒷세대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싶은가? 그것이 바로 자신들이 비난한 윗 세대와 현 세대를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이다.

 

 

결국 본질은 똑같은 사람이 운좋게도 시대가 다르게 태어난 것 뿐인지. 아닌지. 그 평가는 우리 스스로가 아닌 훗날의 몫이니까.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이 문제는 특정 전문가 집단이나 후보지 주민들만의 짐이 아니다.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국민이, 지금 이 순간에도 방사성 폐기물의 간접적 생산자가 되고 있다.

즉, 이건 국가 전체의 책임이다.

 

따라서 영구 처분장 문제는 지역만의 갈등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공동으로 협의하고 책임져야 할 과제다.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역사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들이 감당하게 될 부담을 실질적으로 나누는 것.

 

그게 바로 우리가 말하는 '사회적 합의'이며,

그 합의를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가 바로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시민 모두의 책무다.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면서 남에게만 책임을 요구하는 모순적인 행동은 그만 둘 때가 됐다.

 

원전 같은 중대 사항은 우리의 문제이자 곧 자신의 문제이고

 

이미 선택의 시간은 다가왔고 우린 이를 회피할 수 없으니까.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자색고구머 | 작성시간 25.09.30 9월에 이 글을 처음 보개 되었네. 지금 미국이 테네시에 스텔라레이터 기술을 상용화한 핵융합 연구소를 26년에 짓겠다고 했는데 이게 아주 허무맹랑한.. 실현 가능성이 없는 뜬구름 잡기에 불과하단 건가. 그만큼 엄청난 기술과 자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단 거겠지? 이 글 읽고 나니 핵융합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연금술처럼 느껴짐.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