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909912
약 10년 전 지방으로 본사를 옮긴 공기업들을 중심으로 김씨 같은 ‘컴퍼니 커플’이 늘고 있다. 본지가 조사한 지방 이전 공기업 10곳 중 7곳은 사내 부부가 100쌍 이상이었다. 직원 수가 약 1만3000명인 한수원은 전체 직원 10명 중 1명에 달하는 669쌍이 사내 부부였다. 지방 이전 직전인 10년 전보다 2배 넘게 늘어난 규모다.
대도시와 먼 지역에서 일하다 보니 연애 상대를 만날 기회가 적은 데다, 저출생 문제에 대응하려는 공기업들이 결혼·출산을 위한 복지 제도를 확대하면서 사내 부부가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백만~수천만 원이 드는 결혼식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비용을 대주거나 다자녀 부모에게 호봉을 가산해주는 등 지원이 두꺼워지자 결혼에 용기를 내는 사내 커플이 늘고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그래픽=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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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본지가 2013년 이후 서울에서 지방으로 본사를 옮긴 공기업 10곳의 사내 부부 현황을 조사한 결과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가스공사, 한국서부·동서·남동·중부발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7곳은 부부끼리 같은 회사에 다니는 직원이 100쌍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왜 벌어진 것일까. 수도권에서 멀고 낯선 지역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만날 상대가 없어 결국 사내로 눈을 돌린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발전 공기업 직원은 “시청 공무원이나 학교 선생님과 소개팅하고 나면 더 이상 회사 밖에서 만날 사람이 없다”며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미팅 행사나 사내 동호회에 참여해 상대를 찾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보니 결국 사내 커플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이전 공기업에서 결혼·출산을 위한 복지 혜택을 늘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부터 한수원은 기존에 100만원씩 지급하던 출산축하금을 첫째 100만원, 둘째 200만원, 셋째 이상에 300만원으로 늘렸고, 두 명 이상 자녀를 둔 직원에게는 승진 시 ‘다자녀 가점’도 부여하고 있다. 2019년 울산으로 이전한 한국에너지공단은 셋째 이상 낳으면 희망 지역에 우선 배치해주는 제도를 시행 중이고, 중부발전은 난임으로 출산에 어려움을 겪는 남녀 직원 모두에게 휴가를 제공하고 있다.
20~30대 직원들이 결혼을 앞두고 가장 큰 고민을 겪는 ‘집 문제’도 사택으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사내 결혼을 위한 지원을 더 탄탄하게 해주는 곳도 있다. 서부발전은 사내 커플에게 ‘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대여, 메이크업)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있고, 울산의 동서발전은 부부에게 각각 100만원의 결혼 축하금과 첫째 100만원, 둘째 200만원, 셋째 이상에 300만원의 출산 축하금을 지원하고 있다. 셋째를 낳으면 1호봉, 넷째를 낳으면 2호봉을 가산하는 혜택도 제공한다. 이 회사의 사내 출산율은 2022년 0.77명에서 2023년 0.81명, 작년에는 0.84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