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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돋]왜 일본은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부를까?

작성자흥미돋는글|작성시간25.10.31|조회수5,655 목록 댓글 10

출처: https://www.fmkorea.com/9071983522

 

 

많은 사람들이 '독도'를 일본 사람들이 '다케시마'(죽도 = 대나무섬)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죠. 

 

 



<독도의 전경_외교부>

 

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독도에는 대나무가 자라지 않습니다.

 

국립생태원이 2017년에 발표한 독도 생태계 정밀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독도에는 어떤 대나무 속 식물도 자생하고 있지 않다고 못 박았으니, 아마 여기에 대해 이견이 있을 사람들은 없을거라고 봅니다. 일본 사람들조차 말이죠.

 

 

그럼, 한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왜 대나무 한그루 없는 독도에 얘네들은 대나무 섬이라는 말을 붙였지?"

 

 

라고.

 

 

그걸 따지기 앞서.

 

먼저, 우리는 왜 '독도'라는 이름을 붙였을까요?

 

독도는 이전에 여러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우산국"에서 이름 붙여진 우산도에서부터, 삼봉도, 무릉도 등 여러 이름이 등장하나, 결론적으로 이야기 했을때 가장 많이 쓰인 이름은 우산도입니다.

 

 

 

일각에서는 우산도는 '울릉도'나 혹은 현재의 죽도라는 주장을 하지만(그게 어떤 인간들인지는 논외로 치고) 여러가지를 봤을때 적어도 조선시대에서 이 둘은 별개로 인식했다는 점은 명확합니다.

 

 



<세종실록지리지_교육부 블로그>


대표적으로 알려진게 세종실록 지리지에서 그 유명한 "울릉도와 독도는 두 섬이 서로 바라보며, 날씨가 맑으면 서로 볼 수 있다.”는 문구와, 고종실록에서 고종이 직접 이규원을 관찰사로 파견하며 내린 교지와 계사를 통해 확인되는 내용을 보면 알 수 있죠.

“울릉도는 본래 우리나라의 땅이다. 일본인이 왕래한다는 말을 들으니 참으로 개탄스럽다.
지금 그대를 검찰사로 삼아 보내니, 그곳의 지세·산천·사람살이·풍토를 자세히 살피고 사실대로 아뢰라.
울릉도 바깥에 송죽도(松竹島)와 우산도(芋山島)가 있다 하니,
그 섬들이 얼마나 떨어져 있으며, 물산이 어떠한지도 함께 자세히 살펴서 돌아오라.”

 

 

고종의 발언에서 보듯이, 울릉도와 별도로 독도 지역을 부속도서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죠.

 

 

이러한 인식은 울릉도가 재개척된 이후, 울도군을 정식으로 설치하는 대한제국 칙령 제41호에서도 나옵니다.


여기에서 비로소 근현대의 명칭인 '독도'의 어근이 되는 '석도'가 등장하거든요. 이후 울도군수 심흥택은 '본군 관할 독도'라는 명칭을 보고서에 사용하며, 독도라는 이름이 관공서에서도 쓰이는 이름으로 정착했단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전에 썼던 내용을 보시길 바랍니다.


- > 대한제국 칙령 41호 속 '석도'는 어디일까?

 

 


요약하자면, 울릉도 재개척 당시 주민들 대다수가 남부 지역 출신 주민들이었고, 그들이 부르는 명칭으로 새롭게 정착되었다는 점입니다.

 

 

 

 

자. 그럼 우리측 입장을 간소하게 살펴봤으니 본격적으로 일본의 주장으로 넘어가봅시다.



'다케시마'는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말일까요.

 

 



<세한삼우 예시_지피티 생성 이미지>

 

먼저 '길상의 짝'이라는 개념에 대해 알 필요가 있습니다.

송죽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죠? 세한삼우라고도 불립니다.

 

일본식으로는 松竹梅(쇼치쿠바이, しょうちくばい)라고 합니다.


'눈 내리는 한겨울에도 푸르름과 향기를 잃지 않는 세 벗'

 

유교 관념에서 따온 이 상징들은 아래와 같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松(소나무): 장수, 절개

 

竹(대나무): 끈기, 청렴 

 

梅(매화): 인내, 재생



뭐. 자세한건 아실 필요 없고. 아무튼 서로 짝지으면 겁나 좋은 의미로 여기저기 다 갖다붙였으며. 그 중에는 지명도 있다는 점만 아시면 됩니다.

 

일종의 등급처럼 메기기도 하는데. 일본에 거주하시거나 여행 자주 다녀보신 분들은 '다케-코스'가 중급 코스를 뜻한다는거 아실 겁니다. 마쓰-다케-우메 식으로.

 

 

이처럼 자신들이 인지하고 있는 섬에 대해 대충. 일종의 섬 하나... 섬둘... 혹은 갑도... 을도... 느낌의 이름으로 붙이면 저런 '송도', '죽도'... 같은 명명이 이뤄지지요.

 

 

실제로 일본에는 이런식의 '송죽도들'이 꽤나 많습니다. 일본에는 다케시마라는 이름이 여러군데 있으며 일본인들은 이걸 혼동한다는 루머도 거기서 비롯된거죠. 실제로도 '죽도'들이 전국 여기저기에 흩어져있으니까요.

마치 독도에 해당하는 '돌섬'이 독도말고도 우리나라 전남 등 다른 곳에서도 보이는 거랑 비슷한 입지입니다.

 

 

물론. 우리가 그렇다고 독도의 위치를 혼동하지 않듯, 일본인들도 마찬가집니다. 그들이 말하는 '다케시마'는 보통 우리의 '독도'라는거. 일본인들도 잘 알아요. 실제로 만났던 사람들 인식에서도 그렇고. (사실 뭐. 방송이나 언론에서 툭하면 떠드는데 모르는게 더 이상..)

 

 

 

우리의 독도들 중 가장 유명한게 울릉도 동남쪽의 섬이듯, 그들도 오키제도 북서쪽의 섬이 가장 유명한 다케시마인겁니다.

 

 

 

자. 근데 제가 '송도'와 '죽도'라고 했죠? 중요한 개념입니다. 

 

 

일본은 처음부터 독도를 '죽도'(다케시마)라고 부르지 않았습니다. '송도'(마츠시마)라고 불렀죠.

 

 

죽도는 오늘날의 울릉도를 칭하는 섬을 뜻했습니다. 이건 당시에 일본인들과 직접 대화를 나눈 안용복의 증언에서도 나온 표현(일본인들이 독도를 들락거리며 "송도"에서 왔다고 하자, 그 또한 조선 땅이라고 항의한 부분)이며 일본 옛 고지도 상당수에도 발견되는 표현입니다.

 

 

울릉이 명백한 본섬인데도 불구하고 작은 독도에 상대적으로 상급인 마츠시마를 붙인건, 아마도 오키 제도를 기준으로 거리상 가까운 순으로 이름을 붙였기 때문일 겁니다. 제가 위에서 말한대로 섬 하나.. 섬 둘... 이런 느낌으로.

 

 

즉. "생각없이 거리순으로 지었을 때 가장 무난한 작명 법"이었던 겁니다.

 

 

통일신라 때 고대 국가에서부터 이어져온 이름을 따온 우산도와는 좀 다른 개념인 셈이죠.

 

 

 

그렇다면 이상하지 않습니까? 왜 일본은 현대 시대에 와서, 주장의 정당성은 차치하고. "마츠시마"를 내놔가 아니라 "다케시마"를 내놔라고 억지를 부리는걸까요?

 

 

알고보니 이놈들이 울릉도를 노리고, 주민들을 내쫓고 울릉 경비대를 무장해제시켜 쫓아보낸 후 일장기 꽃을 생각으로 하는 주장일까요?

 

 

울릉도 주민들이 들으면 깜짝 놀라겠지만, 다행히 그런 개념은 아닙니다. 둘의 이름이 뒤바뀐건 '정말로 이름이 뒤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대충 펀쿨섹 짤)

 

 

그 배경을 들으려면, 현재 '독도'를 부르는 가장 대외적인 명칭은 '리앙쿠르 록스'인데. 이건 1849년, 프랑스의 포경선 리앙쿠르 호(Le Liancourt)가 그 부근에서 침몰 위기를 겪고 나서 붙인 이름입니다. 국제 수로기구 (IHO) 역시 이 이름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립적인 명칭이라, 한일 양국을 제외한 다른 언론보도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죠.

 

 

그 외에도 여러 서양의 탐험선. 포경선 등이 그 지역을 넘나들며 해도를 그렸는데, 그중에 1787년, 프랑스의 탐험가 라 페루즈(La Pérouse)가 프랑스 왕실의 명으로 대양 탐사를 하던 도중, 울릉도를 '발견'하고. 이 지역에 다즐레(Dagelet)라는 명칭을 붙입니다. 이 명칭은 2차대전 이후 샌프란시스코 조약에도 들어가 있는 울릉도 이름이죠.

 

문제는, 이 측량 자료를 해도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영국 항해자 제임스 콜넷(James Colnett)이 울릉도를 또 다른 이름 Argonaut(아르고노트) Island로 표기했는데, 경·위도 위치를 잘못 기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유럽 해도들에는 동해/일본해 상에 ‘울릉도 두 개’(Dagelet & Argonaut)가 공존하는 이중 표기가 퍼집니다.

 

 

물론 원래 있지도 않은 섬이었으니, 이 아르고노트는 훗날 유령섬으로 판명되어 해도에서 삭제됩니다.

 

 

하지만 요새처럼 위성이 발달한 시대도 아니고. 조사를 매년 보낼 수도 없는 유럽기준 극동 지역에 잘못 표기된 정보가 수정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죠.

 

 

이 잘못된 정보가 표기된 서양의 해도는 19세기 일본에 역수입됩니다.

 



<아르코노트로 오기된 유령섬_동북아 역사재단>

 

 

유럽 해도의 Dagelet(=울릉도), Argonaut(오표기), Liancourt(=독도) 체계가 일본 지도에도 영향을 주며, 일본 내부의 옛 호칭 죽도(竹島, 보통 울릉도 지칭), 송도(松島, 보통 독도 지칭)와 뒤엉깁니다. 일본 정부·학계 자료도 “서양인의 울릉도 측량 오류로 이름 혼란이 있었다”고 적시합니다.

 

이 과정에서 송도 표기가 울릉도(Dagelet) 쪽으로, 반대로 죽도 표기가 독도(Liancourt) 쪽으로 옮겨 붙는 명칭 치환이 진행됐다는 분석이 지도 비교에서 반복 확인됩니다. 

 

일본 해군 소속 수로국을 비롯해 일본 해도에서도 이같은 오류를 무지성으로 옮겼고, 유령섬을 삭제하는 과정에서 두 섬의 이 섬들의 이름이 뒤바뀌었다는거죠.

 

 

일본 측 연구에서도 “메이지 편입 때 이전과 반대로 ‘Takeshima’ 이름을 오늘의 독도에 부여했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즉. 서양측의 오기로 있지도 않은 섬이 표기되어버렸고. 이를 바로 잡는 과정에서 원래 송도였던 독도가 '죽도'로. 죽도였던 이름이 울릉도가 '송도'로 바뀌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름이 1905년, 일본에도 이어져 '시마네현 고시'라는 이름으로 어물쩍 독도를 자국령으로 편입했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사건으로 이어지죠. 

 

 

정작 자기들이 본래 부르던 '마츠시마'가 아닌 '다케시마'라는 이름으로.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위에 따로 링크 올린 칙령 41호 글에서 자세히 깠으니, 그 글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다시말해. 죽도라는 이름이 일본이 부르는 독도의 이름으로 공식화된건 의외로 오래되지 않은 시점이란 이야기입니다. 일본 외무성은 한국은 왜 우산도가 아닌 독도라는 이름을 붙였느냐고 말하며 그게 우리가 독도를 영토로 인식하지 않은 증거라는데. 적어도 우린 주민들이 붙인 이름이 재정착되었다는 말이라도 할게 있지 자기들은...

 

 

 

오히려 일본은 민간에서 독도를 서양측 표기인 리앙쿠르 록스의 이름을 딴 량꼬도라는 이름을 사용했다는건 덤. 이것 역시 다수의 기록을 통해 보존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독도를 '도토쿠소무'(독섬)라고 불렀다는 대조적인 기록과 함께.

 

 

 

일각에서는 우리의 독도가 근대에 와서 재정립되었다고, '석도'라는 이름은 사실 죽도라는 어거지를 펼치고 있지만(이영훈 교수라든가..) 그건 뭐. 다음 기회에 다룰 기회가 있겠죠.

 

 

확실한건, 정작 일본 자기들은 '고유의 영토'랍시고 이름 뒤바낀거 파악 못해서 남이 붙인 이름 따라 부르는 짓을 저질러놓고선

 

부랴부랴 1905년에서야 공식화된 이름을 지금 자국령이라고 주장하고 자빠졌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제가 다른 글에서도 예를 들었지만. 영국이 거문도를 점령하고 '포트 해밀턴'이라는 이름 붙였다고 해서 우리가 해밀도같은 음차를 붙이진 않았듯이. 정말로 자국령이라고 인식했다면. 본래 내려오던 이름을 뒤바꿔서 정착시켰다는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거든요.

 

 

뭐. 이걸 봤을때 일본 기준으로, '울릉도'와 이름이 뒤바뀐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일본 주장에 금이 갈 만한 내용이라는건 뭐. 틀림 없어 보입니다.

 

 

일본쪽에서는 일본 어민 몇몇이 '도해'해서 독도에 일정기간 거점을 만들어 어업활동을 한 것을 자국땅이었다는 역사적 근거로 두고 있던데. 같은 식이라면 울릉도에 몰래 숨어들어 산 일본인이 있으니 울릉도도 일본땅이라는 논리입니다. 그리고 어떤 나라도 "밀입국한 활동"을 근거로 주권설을 제시하진 않습니다. 

 

 

9단설 내세우는 핑계로 어업기록 운운하며 남중국해가 몽땅 자기꺼라고 내세우는 중국이면 모를까.

 

 

일본도 다 아는 내용이지만, 어거지를 부리는거죠. 자기네 이권이 걸려있으니까.

 

 

이상 짤막하게. 일본이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부르게 된 이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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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아브르르륵 | 작성시간 25.10.31 근본이...땅을 긴다
  • 작성자아우룸 | 작성시간 25.10.31 이름 바뀐거 웃기다ㅋㅋㅋ 왜 대나무 하나 없는데 대나무섬이라고 부르나했는데ㅋㅋ 이런 재밌는 일이 있었구만..
  • 작성자양쯔강돌고래류재숙 | 작성시간 25.10.31 근본 없는 놈들ㅋㅋㅋㅋㅋ
  • 작성자마싯는시밤바 | 작성시간 25.10.31 웃긴놈들일세
  • 작성자토순토토_모모코코요니 | 작성시간 25.10.31 하다하다 이 에피에서도 근본이 없네..게다가 서양 동양 대표하는 애들 둘 다 엮여 있어서 더 어이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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