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fmkorea.com/9075228666
<3줄 요약>
1. 왜색 논란이 생긴 '하야로비'는 일본어와 전혀 무관한, '해오라기'의 옛말이다
2. 그런데 '하야로비'와 '해오라기'는 원래 수백년 간 '백로'를 뜻하는 단어였다
3. 그러나 오늘날은 백로와 전혀 다른 새를 '해오라기'라고 지칭하고 있다
기사 본문에 나와 있듯이 경북 김천 황악산 사명대사 공원의 원래 이름은 '하야로비 공원'이었는데
이 '하야로비'가 일본어 어감을 준다는 오해가 있었기에 지역 연고인물인 사명대사에서 따온 이름으로 바꾸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하야로비'라는 말 자체는 죄가 없다.
일본과 아무 상관 없는, 물새 '해오라기'를 뜻하는 옛 우리말이자 어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 발자국 더 나아가 보자. 문제의 '하야로비'는 도대체 무슨 뜻일까?
여기서 '하야로비=일본어'에 이어 또 다른 오해의 진실이 밝혀진다
바로 원래 '하야로비'는 오늘날 해오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백로'라고 부르는 새를 칭하는 단어였기 때문이다.
곧 '하야'는 백(하얗다)'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로비'는 로와 관련 있다고 보인다.
하야로비가 해오라기로 변화하는 과정
일례로 조선 성종 대인 1481년, 당나라 시인 두보의 시를 한글로 번역한 <두시언해>를 보면, '백로'를 '하야로비'라고 써놓았다
조선어학회의 후신인 한글학회가 1957년 펴낸 <조선말 큰사전>을 보면, 아직 '해오라기'가 백로라는 본래 뜻으로 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후 국내 유일의 조류학자인 원병오 등이 명칭을 대대적으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백로는 지금의 해오라기에 해당하는 새에게 그 이름을 뺏긴(?) 것으로 추정된다 (백로 외에도 피해자가 많다)
'해오라기=백로'의 흔적은 광주 서구 마스코트인 해오리(마찬가지로 해오라기의 옛말)에서나마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하야로비' 공원을 조성한 김천에는 이름 답게 백로 서식지가 있다
그러므로 종종 고전을 번역한 내용 중에 '해오라기'를 보면 '백로를 이야기하는 구나'라고 생각하는 게 도움이 된다
조선 선조 임금이 쓴 아래 시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