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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책 속 문장] 죽음도 암기과목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작성자간접조명|작성시간25.12.10|조회수14,757 목록 댓글 17

출처: 여성시대 간접조명

우리가 태어나기 전, 우리가 존재하지 않던 시간이 있다. 우리가 죽고 나서, 우리가 존재하지 않을 시간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과거의 상태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미래의 시간을 두려워 하는가?

<실패에 대하여>_베벌리 클락


트라우마에 관한 한 우리는 주체가 아니라 대상에 불과하다.
그걸 잊는 사람들이 그들에게 말한다. 이제는 정신을 차릴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더이상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지 말라고. 이런 말은 지금 대상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주체가 될 것을, 심지어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주체가 될 것을 요구하는 말이다. 당신의 고통이 나를 불편하게 한다는 말은 얼마나 잔인한가. 우리가 그렇게 잔인하다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_신형철


우리는 100퍼센트 완벽해질 필요도 없고 뭔가를 성취함으로써 주위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을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 성과들이 나의 존엄성과 가치에 큰 의미가 있긴 할까요?
살아온 그 수십만의 시간 동안 우리는 언제나 완벽하게 살아있었습니다. 0도, 0.5도 아닌, 1로서 계속해서 존재해 왔습니다.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_허지원


죽음도 암기과목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죽음을 잊지 않으면 삶의 허튼짓거리들을 그만하게 된다

<고독한 밤에 호루라기를 불어라>_이응준


죽음은 삶보다 위대하지 않다. 죽음을 위대하게 하는 것은 그의 삶이다. 죽어서도 살아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런 것들보다 천만 배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사람은 살아서나 죽어서나 위대할 필요가 없다.

<고독한 밤에 호루라기를 불어라>_이응준


흙더미에 깔려 죽었다고 했다. 그 애의 죽음을 그것보다 더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문장은 없다. 결국 그 애의 죽음은 그렇게 한 줄로 남을 것이다. 8월 17일 13시 11분 23초 경 T7-033구역 지반 붕괴로 노동자 한 명 사망. 그 줄에는 그 애의 이름도, 그 애의 삶도, 그 애가 알고 있던 식물에 관한 지식도, 그 애의 그날 저녁 약속도 담기지 않는다.
그런 것의 집합이 그 애이지만 죽음은 간략하고 명료하다. 멀리서 보면, 별것 아닌 한 줄이 된다. 그 애를 사랑했던 사람만이 그 한 줄을 뜯어 먹고 살 것이다. 글자와 글자 사이, 선과 선 사이에 촘촘히 박힌 삶을 그리워하면서.

<이끼숲>_천선란


욥은 자신에게 닥친 불행 때문에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그 불행의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고통스럽다. 인간은 자신의 불행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견디느니 차라리 어떻게든 의미를 찾으려 헤매는 길을 택하기도 한다.

<인생의 역사>_신형철


부모님은 단 한번도 우리에게 빚 갚아달란 얘기를 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을 쫓는 빚이 마치 나를 쫓는 것 같았다. ... 돈 따위가 우리 가족의 약점이 되는게 싫었다.
그래서 명절에 부모님에게 용돈조차 드리지 못하는 언니가 미웠던 것이다. 그런데 언니는 되려 왜 그렇게까지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냐며, 우리가 부모를 도울 순 있지만 그게 의무는 아니라고 했다.
... 언니의 무능력함이 우리 가족에게 얼마나 피해를 주고 있는지 꼼꼼히 찾아내 날카로운 단어들에 버무려 내뱉었다. 결국 언니는 사과했다. 경제적으로 좀더 여유 있는 일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 이제는 그때의 나를 후회한다. 조금만 참았더라면 언니의 속도를 기다려줄 수 있었을텐데. 또 한번 내가 졌다.

<명랑한 유언>_구민정, 오효정


마치 내가 살아오는 내내, 그 질문을 할 순간만을 열렬히 기다려왔다는 듯 아버지는 내게 인생에는 아무 의미도 없다고 통보했다. "의미는 없어. 신도 없어. 어떤 식으로든 너를 지켜보거나 보살펴주는 신은 없어. 내세도, 운명도, 어떤 계획도 없어. 그리고 그런게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믿지 마라. 그런 것들은 모두 사람들이 이 모든 게 아무 의미도 없고 자신도 의미가 없다는 무시무시한 감정에 맞서기 위해 상상해낸 것일 뿐이니까. 진실은 이 모든 것도, 너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란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_룰루 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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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감자칩파쇄기 | 작성시간 25.12.10 난 미래 죽음도 두려워하지만 사실 옛날 영화 드라마도 잘 못 봐... 행복한 내용을 연기하는 배우들도 지금은 돌아가셨을꺼 같아서ㅜ난 죽음을 너무 두려워하는 고 같아 이번 겨울은 책을 좀 읽어야겠다
  • 작성자안뇽허생스 | 작성시간 25.12.10 좋다..
  • 작성자라이트펄 | 작성시간 25.12.10 헐 좋아., 고마워
  • 작성자알깔리 | 작성시간 25.12.11 너무 좋다ㅠㅠ
  • 작성자UNHRDO | 작성시간 26.01.10 여시 고마워...! 문장들 너무 좋고 책 고를 때 너무 도움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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