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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출처
“그대의 정혼자, 김희성이오.”
'꽃 같은 그대, 꽃가마 타고 나에게 오시오'
"그게 문제야. 사내 손에 든게 고작 꽃이라..
그게 이 정혼을 깨려는 이유야."
"꽃도, 꽃가마도, 꽃 같은 얼굴도 안 통하니 대체 어찌해야 될 지 모르겠소. 무엇보다 내 살면서 나 싫다는 여인을 본 적이 없어서."
"내게 시간 낭비 하지 말란 소리오. 귀하에게도 꿈이 있을 것 아니오?"
"없소. 꼭 있어야 하오? 아, 관직에 나가는 건 질색이오. 아침잠이 많아서. 항일을 하자니 몸이 고단할 것 같고, 친일을 하자니 마음이 고단할 것 같고.
난 원체 무용한 것들을 좋아하오. 달, 별, 꽃, 바람, 웃음, 농담 그런 것들. 그렇게 흘러가는 대로 살다 멎는 곳에서 죽는 것이 나의 꿈이라면 꿈이오. 이미 누구도 응원하지 않는 생이니 괜찮소. 혼인을 할 수도 없고, 정혼을 깰 수도 없으니 서로 다그치지 맙시다. 그냥 오늘은 그저 날 동무 정도로만 여겨주면 안 되겠소?"
"우리 이제 그만 분분히 헤어집시다. 이제 그댄 나의, 나는 그대의 정혼자가 아니오. 이것이 내 소원이오. 저 문을 나서면 온갖 수군거림이 그대에게 쏟아질 거요. 부디 잘 버텨주시오.
믿소. 그대가 한때 내 진심이었으니까."
"조부님이 주신 것들 중 가장 원했던 게 바로 이 청혼입니다.
그래서 이건 제가 누려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파혼하겠습니다."
"그대가 내 양복을 입고 애국을 하든 매국을 하든... 난 그대의 그림자가 될 것이오. 허니 위험하면 달려와 숨으시오. 그게 내가 조선에 온 이유가 된다면, 영광이오."
"참으로 아름다운 이름들이구려. 내 원체 아름답고 무용한 것들을 좋아하오. 달, 별, 꽃, 웃음, 바람, 농담 그런 것들. 그런 이유로 그이들과 한 패로 묶인다면, 영광이오."
"소식은 들었네. 돌아왔다고. 돌아와서 그리 산다고. 보기도 보았고."
"세상이 변했습니다 애기씨.
조선 바닥에서 제 눈치 안 보는 어르신들이 없습니다.
헌데, 애기씨 눈엔 전 여직… 천한 백정놈인가 봅니다."
"그렇지 않네. 내 눈에 자넨 백정이 아니라, 그저 백성이야.
그러니 바로 알게. 내 눈빛이 어땠는진 모르겠으나, 내가 자넬 그리 본 것은 자네가 백정이라서가 아니라… 변절자여서니."
"아무것도요. 그저 있습니다 애기씨.
제가 조선에 왜 돌아왔는지 아십니까.
겨우 한번 그 한 순간 때문에. 백 번을 돌아서도 이 길 하나 뿐입니다 애기씨."
"이 자를 어찌해야 할까. 자네 눈엔 내 상복이 안 보이는가.
비키게, 죽여버리기 전에."
"그건 제가 더 빠르지 않겠습니까 애기씨."
"그런가, 아닌 것 같은데. 난 해도… 자넨 못 할 듯 싶은데."
'오지 말랬더니 기어이 와서는… 그것까지 아십니까.'
"애기씨는 왜 자꾸 그런 선택들을 하십니까.
정혼을 깨고 흠이 잡히고, 총을 들어 기어이 표적이 되는, 그런 위험한 선택들 말입니다.
허니 아무것도 하지 마십시오. 학당에도 가지 마십시오, 서양 말 같은 거 배우지 마십시오. 날아오르지 마십시오. 세상에 어떤 질문도 하지 마십시오."
"이런 주제 넘은 자를 보았나.
난 내 선택 그 어떤 것도 후회하지 않아. 자네를 살린 것까지, 자네의 총에 맞은 것까지. 어쩔텐가. 내 비밀 한자락 쥐고 있다고 뭐라도 된 듯 싶어?"
"아니요, 아직은요.
지금부터 애기씨의 무언가가 되어볼까 합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세상 모두가 적이 되어도 상관없겠다 싶어졌거든요. 그게 애기씨여도 말입니다."
"자네도 함께 가는 건가."
"제 걱정은 마십시오. 조선보다 일본에서 산 세월이 더 많습니다. 바닥에서 살았고요. 제 몸 하나, 건사는 합니다."
"…자네도. 자네도 나를 구하러 와줬다고. 고맙게도."
"이제 다 갚으셨습니다. 더는 안 오셔도 됩니다."
"떠나려는 겐가. 어디로, 돕겠네."
"애기씨는 못 도우십니다."
"몸도 성치 않다 들었네. 도움을 받게."
"다시 저를 가마에 태우시려는 겁니까.
이번엔 안 타겠습니다 애기씨. 제가 무신회에 첫 발을 디딘 순간부터, 제 마지막은 이리 정해져 있었던 겁니다. 제가 그 가마에 타면… 애기씨 또한 위험해지십니다. 저만 쫓기겠습니다. 애기씬 이제 날아오르십시오."
"역시 이놈은 안될 놈입니다 아주 잊으셨길 바랐다가도 또 그리 아프셨다니 그렇게라도 제가 애기씨 생에 한순간만이라도 가졌다면 이놈은... 그걸로 된 거 같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