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m.dcinside.com/board/napolitan/47287
‘교토식 화법’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귀족적인 특성이 강한 교토에서 좋게 말하면 우아하게, 나쁘게 말하면 알아듣기 어렵게 돌려 말하는 언어 습관이 생겼다고 하는데요.
이 교토식 화법을 이해하지 못하면 죽는 방이 있다고 합니다.
규칙은 간단합니다.
당신은 방에 초대되었습니다.
방의 주인과 대화를 시작합니다.
방 주인은 당신이 질문하는 모든 내용에 대해 답변해줄 것입니다.
대화하다가 적당한 타이밍이 되면, 방 주인은 당신에게 이제 그만 나가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할 것입니다.
이를 이해하고 고개를 숙이며 ‘초대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라고 말을 하면 당신은 방을 탈출할 수 있습니다.
만일 나가라는 신호가 아닌데 나가겠다고 하거나, 나가라는 신호를 30초 동안 눈치채지 못하고 방에 머물러 있다면 당신은 죽게 될 것입니다.
너무 살아남기 어려운 게 아니냐고요?
이 방에 초대되신 당신은 충분히 똑똑한 사람이니까요.
아, 참고로 방금 말은 ‘쓸데없는 불평은 하지 말라’는 의미였습니다.
사례 1.
손님: 정말 뭐든지 답변해주시나요? 다음 주 로또 번호 같은 것도요?
방 주인: 네, 물론이죠. 지금 한 번 같이 사러 나가볼까요?
손님: 오, 좋아요! 근데 방 주인도 밖에 나가실 수 있어요?
잠시만요, 제가 외투만 좀 챙길게요.
되도록이면 1등 번호로 좀 부탁 드릴게요.
결과: 사망
방 주인 코멘트: 당연히 혼자서 나가라는 얘기였는데, 왜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요?
사례 2.
손님: (침묵)
방 주인: 그, 왜 그렇게 빤히 쳐다보기만 하세요?
손님: (침묵)
방 주인: 저한테 뭐 궁금하신 거 없어요?
손님: (한참의 침묵 후) 없는데요.
방 주인: 아... (침묵) 그냥 나가실래요?
손님: 네. 아 뭐라더라. 초대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결과: 탈출
방 주인 코멘트: 요즘 젊은 분들은 다들 침묵의 미덕을 잘 아시나 봅니다.
사례 3.
손님: 방이 아주 주인 분처럼 정겹고 소박하네요.
방 주인: 오늘 오신 손님의 취향에 맞게 특별히 준비했습니다.
손님: 저의 몰랐던 취향을 새롭게 발견하게 도와주시는 주인 분의 세심한 배려에 감탄했습니다.
방 주인: 천만에요. 이렇게 만나게 된 것도 인연인데 따뜻한 차라도 드릴까요?
손님: 이렇게 방을 아름답게 가꾸시느라 많이 바쁘실텐데, 전혀 무리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초대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결과: 탈출
방 주인 코멘트: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몹시 화가 나 보였다)
사례 4.
손님: 이렇게 방에 찾아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방 주인 분께서는 정말 모르시는 게 없다고 들었어요.
이렇게 교양도 갖추시고 친절하게 설명도 해주시고요.
방 주인: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변변치 않지만 내방객 분들이 필요로 하신다면 부족한 밑천이라도 드러내야지요.
손님: 공사다망하신 주인 분께 실례가 안 된다면, 제 아내가 몇 년 째 식물인간 상태인데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 궁금합니다.
방 주인: 아내 분께서 깨어나신다면 기쁘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 곤란하실 분들이 있을텐데, 지금 상태가 오히려 편안하고 좋으시지 않을까요?
손님: 곤란하다고요? 왜... 아... 혹시 아내가 그렇게 된 게... 설마...?
방 주인: 사람은 누구나 가장 가까이 있는 관계에서 큰 기쁨을 얻기도, 슬픔을 얻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아내 분의 환경은 계속 그대로 유지할 계획인가요?
물론 병원의 의료진들은 전문적인 직업 의식을 갖추고 근무하고 계시겠지만요.
손님: ...잘 이해했습니다. 역시 모르시는 게 없으시군요.
방 주인: 천만에요. 간만에 대화가 통하는 분과 만나서 저도 매우 즐겁습니다.
어서 아내 분과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실 수 있으면 좋겠네요.
손님: 네. 저도요. 초대해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했습니다.
결과: 탈출 (아내는 병원을 옮긴 지 3달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고 한다.)
방 주인 코멘트: 요즘 보기 드물게 예의를 갖춰서 대화하는 법을 아는 분이더군요. 한편으로 주변 사람들을 항상 신뢰하는 모습이 멋져 보였습니다.
사례 5.
손님: 와 이 방 뭐에요? 진짜 잘 해놨다. 이거 다 인테리어 진짜에요? 생화인가?
방 주인: 그렇게 마음에 드시면 가져가시는 건 어때요?
손님: 와, 정말요? 그러면 사양 않고 가져갈게요!
결과: ‘교토식 화법 이해하지 못하면 죽는 방’은 1개월 동안 ‘xx 못하면 죽는 방’의 일부로 귀속되었습니다.
방 주인 코멘트: 모든 일을 능력 위주로만 평가하는 현대 사회에는 항상 적응하기가 어렵네요. (찻잔을 든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사례 6.
손님: 저 목표가 좀 적으려고 하는데요. 불러주세요. 먼저 삼전.
방 주인: x천만원.
손님: 와 x천만원? 미쳤다. 다음 하닉.
방 주인: x억원.
손님: 와씨 대박. 그러면 현대차는요?
방 주인: x천만원.
(비슷한 대화의 연속)
방 주인: 슬슬 목이 마르지 않으세요? 차라도 드릴까요?
손님: 네? 갑자기 웬 차요? 아, 이거 그거구나! 나가라는 거구나. 알겠어요. 이정도면 많이 알았으니. 초대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결과: 탈출 (손님은 전 재산을 정리해 주식에 투자했고, 1달 뒤에 사망. 사망 시점에 유례 없는 주식 대폭락으로 인해 가족에게 넘길 유산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한다.)
방 주인 코멘트: 저도 정말 그럴줄은 몰랐어요. 깊은 유감입니다.
사례 7.
손님: 그 남자가 다시 저한테 돌아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제발요... 저 정말 죽어버릴지도 몰라요.
방 주인: 아쉽지만 한 번 끊어진 인연을 다시 잇기는 어렵습니다.
손님: 그래도, 방법이 전혀 없을까요?
제발 알려주세요.
뭐든지 알고 계신다면서요, 네?
방 주인: 정말 가여운 분이시군요.
그가 당신을 돌아보지 않는 동안에도 당신은 이렇게 매력적인 향기를 뿜는 분이신데 말이죠.
손님: 지금 그건 무슨 뜻이에요?
제가 그렇게 매력적인가요?
방 주인: 어느 누구든 간에 당신의 가련한 모습을 보면 동정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손님: 그건 단순히 동정하는 건가요, 아니면 진짜 절 좋아하는 건가요?
똑바로 말해주세요.
방 주인: 그... 죄송합니다. 동정입니다.
손님: 앞으로는 헷갈리게 하지 마세요.
방 주인: 넵 죄송합니다.
손님: 저 그래도 생긴 건 꽤 괜찮지 않나요? 어떻게, 저랑...
방 주인: 앗, 이제 좀 늦은 거 같은데 슬슬 나가보실래요?
손님: 아 네...
방 주인: 초대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같은 말 안 하셔도 괜찮아요.
결과: 탈출
방 주인 코멘트: 상당히 당찬 여자 분이시지만 제게는 과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도토리둥지 작성시간 26.02.09 3번은 교토vs교토 아니냐며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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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치즈뽀또 작성시간 26.02.09 마지막 방주인이 남미새에게서 탈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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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대파냠냠 작성시간 26.02.09 사례4 이해가 안되는디 어렵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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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햄스터의대반란 작성시간 26.02.12 아내 분의 환경은 계속 그대로 유지할 계획인가요?
물론 병원의 의료진들은 전문적인 직업 의식을 갖추고 근무하고 계시겠지만요.
-> 병원에서 일부러 케어 안해줘서 못 깨어나는 거임
방 주인 코멘트: 요즘 보기 드물게 예의를 갖춰서 대화하는 법을 아는 분이더군요. 한편으로 주변 사람들을 항상 신뢰하는 모습이 멋져 보였습니다.
-> 호구쉑 병원 의심도 안해보네 ㅉㅉ -
답댓글 작성자대파냠냠 작성시간 26.02.12 햄스터의대반란 와 해석 읽어야지만 알았어 진짜 생각도 못했다...해석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