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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흥미돋]상소문 팩폭 맞고 조선 왕들 순살 되어서 2천원 비싸짐

작성자아흐레|작성시간26.05.19|조회수1,943 목록 댓글 0

출처 : 여성시대 히메노 코토리


전편 : http://cafe.daum.net/subdued20club/ReHf/2293478



복날도 다가오고 날도 덥고 해서 오랜만에 별미 들고 옴.


나만 이런거 좋아하면 뭐.... 어쩔 수 없고



1. 순살 명종


때는 1556년 명종 11년.


당시 조선은 기상이변(모 유명 강사 x)에 시달리고 있었음.


어느 정도로 심각했는지 궁금해서 조선왕조 실록 명종 11년 기사를 대충 훑어보니


혜성, 우박, 지진, 꼬리 둘 달린 개 등등 아주 난리도 아님.


21세기에 읽는 나도 꼬리 둘 달린 개라니 나라 망할 징조인가 싶을 정도임.


하여튼 요즘 시대에서야 기상 이변은 누구의 탓도 아닌 자연 현상으로 여겨지지만


당시 사람들은 기상 이변=왕과 조정이 뭔가 이상한 짓을 해서 하늘이 경고 한 방 날린 거라고 생각했음.


따라서 명종은 당시 관행대로 국가 경영에 대한 의견을 신하들과 선비들에게 물었고


안사준이라는 무명 선비와 500명의 성균관 학생들이 이를 악물고 쓴 악플 편지를 받게 됨.


그 내용이 정말 뼈아픈데, 다음과 같음.




전하께서 재변이 일어난 뜻을 알기 위해 신하들의 직언을 구하는 분부를 내리셨으니 그 뜻이 정말로 지극합니다.

근데 솔직히 직언을 구하는 뜻이 진심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원래 윗사람이 성심으로 구하면 아랫사람도 성심으로 답하는 법이 아닙니까? 근데 전하가 명령을 내린 지 벌써 한 달이나 지났는데 계책을 올린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지 않습니까?

이게 왜 이러냐면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전하께서 아가리로는 직언을 구한다고 하면서도 진심이 1도 담겨있지 않아서 말해봤자 안 듣는다는 걸 다들 알기 때문입니다.




전하 즉위하시자마자 할 일도 많으신데 불교부터 살리셨죠?

위로는 대신들부터 아래로는 성균관 유생들까지 모두 하지 말라고 하지 말라고 공론화 되고 난리였는데 전하는 이 말들을 모조리 씹으셨죠?

조식이 그렇게 조목조목 맞는말 대잔치를 했는데(전편 참조) 전하는 또 단호하게 조식 말 안 들으셨죠?

옛날부터 세자를 기를 때는 품행이 단정한 사람을 곁에 두어 기르라고 했는데, 전하께서 최근에 간사한 환관 하나를 원자 양육 담당으로 삼으셨죠?

그 일 때문에 사헌부고 사간원이고 난리 뒤집어졌는데 전하 또 고집 피우시고 우리 말은 귓등으로도 안 쳐들으셨죠?ㅎㅎ

저희들이 보건대, 현재의 변고는 그 유례가 없는 일이라 하늘의 노여움이 극에 달했습니다.

겨울에 천둥이 치고, 두꺼비가 얼어죽고, 연못이 끓고, 샘이 울고 아주 세상 꼴이 말이 아닌데 전하는 깊은 궁중 속에 틀어박혀서 지금 민심이 얼마나 흉흉한지도 모르시고 계십니다. 지금 일어나는 일들이 별 거 아닌 것 같습니까?


 


그리고 최근에 전하께서 씀씀이 줄이시려고 반찬 줄이고 신하들 월급 깎았다고들었는데, 뭐 취지는 좋습니다마는 절에 가져다 바치는 돈은 한 푼도 줄어들지 않았더라고요?

지금 나라 돈이 다 거기로 새는데 고기 좀 덜 먹는다고 해결이 되겠습니까?

전하께서 즉위하신 이후 지금까지 열심히 부처에게 이것저것 퍼다 바치셨는데

연속 흉년에 백성은 사방으로 떠돌고 변방도 난리통이니 부대감은 대체 하는 일이 뭐랍니까? 

근데 전하께서는 이 와중에도 반성은 커녕 부처 못 잃어하시니 신들의 의혹이 더욱 심합니다.

삼가 원하옵건대, 제발 남들 말 좀 들으시고, 개인 의견으로 좋다 싫다 하지 마시고 남들이 좋다 싫다 하는 것도 좀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이 상소에 대한 명종의 반응은 이러했음.



명종 :  그래 느그 말 잘 들었다. 내가 잘못한 게 많으니까 다들 입다물고 말하지 않는 폐단을 고쳐라.

근데 불교는 내가 살린 게 아니라 원래 있던 거 아니냐? 뭐 공불을 그렇게 성대하게 하는지 나는 잘 모르겠고

내 새끼 기르는 일은 느그보다 내가 더 많이 걱정해;;; 그 환관은 이미 다 알아보고 임용한 거니까 너희가 나댈 일이 아니다.

그리고 조식 걔는 임금과 신하의 분수를 잘 몰라.


뭐 결국 이때 조정이 개혁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명종이 뭘 좀 바꿔보려 했을 때는 자기 수명도 끝나갈 무렵이었다고 한다.



2. 순살 광해군 이이첨맛


이번 상소는 광해군에게 올라간 상소인데 광해군을 패는 거라기보다는 이이첨을 패는 거라 저렇게 씀.


이이첨을 팬 사람은 우리도 제법 잘 아는 인물이니 바로




어부사시사를 지은 윤선도임ㅇㅇ


교과서에서 배운 시조만 보면 목가적인 성격일 것 같지만 예송논쟁 건이나 다른 일화들을 보면 파이터 기질이 다분했던 것 같음.


이 상소를 올릴 당시 윤선도는 나이 30의 일개 성균관 생도고 이이첨은 한창 난다긴다하는 세력가였는데, 내용을 보면 윤선도의 노빠꾸 킵고잉 수준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이 느껴짐.



삼가 아뢰옵니다.

신이 들은 바에 의하면 임금이 아랫사람을 통제하는 방법으로 권력과 기강만한 것이 없으니 임금된 자는 하루라도 권위의 칼자루를 놓을 수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신하된 자가 권력을 쥐면 상과 벌이 모두 그에게서 나오게 되어 나라가 위태로워집니다.

어진 사람이 그렇게 해도 안 될 일인데, 어질지 않은 자가 그렇게 한다면 나라가 얼마나 위태롭겠습니까?

근데 예조참판 이이첨이 하는 짓거리가 이와 몹시 흡사하니 신은 괴이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하찮은 일개 선비로 조정 일에 관해서는 아는 것이 없지만 듣고 본 일만을 전하께 아뢰니 삼가 유념해주소서...






지금 보니까 나라에서 한가닥 하는 벼슬 자리에는 다 이이첨 심복들이 아닌 사람이 없고

가끔 이이첨 무리 아닌 사람들도 있긴 한데 다 줏대가 없고 아첨이나 하며 되는 대로 살아가는 인간들 뿐입니다.

전하가 일하면서 받아든 대간이 보낸 글? 그거 이이첨이 쓴 겁니다.

홍문관에서 들어온 보고? 이이첨이 첨삭한 겁니다.

인사부서에서 추천한 인재? 그거 다 이이첨이 꽂아주는 사람입니다.

성균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다 겉으로만 곧은 척 하지 뒤로는 죄다 아첨입니다.

전하께서 깊은 궁궐에 계셔서 이첨이 꼬라지를 모르시는 겁니까, 아니면 알면서도 다 눈감아주는 겁니까?




신이 생각하건데 임금을 시해하는 역적이 나오지 않는다면 좋은 일이지만

나온다면 그거 이첨이네 무리에서 나올 겁니다.

자신을 버려 나라에 몸바칠 충신이 나오지 않아도 그만이지만

나온다고 해도 이첨이네 무리에선 절대 못 나올겁니다ㅗㅗ




사실 저희 집안은 3대가 벼슬을 지냈고 나라의 은혜를 입었습니다

그러니 나라에 국란이 일어나면 반드시 달려가 죽어야 하지 않습니까?

지금 나라 꼴을 보니 간신이 말아먹는 꼬라지가 심각하니 죽을 땐 죽더라도 전하를 위해 죽기로 했습니다. 개죽음 당해도 역사 기록에는 빛이 나지 않을까요ㅎㅎ

아 그리고 저에게 늙고 병든 아버지가 있는데 내가 이 상소 올리는 거 말렸으니까 치졸하게 내개비까지 싸잡아 벌주지 말고 나만 죽이십쇼.

삼가 아룁니다. 끝




이 패기 넘치는 상소는 당연히 이이첨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고 윤선도는 결국 앞으로도 질리게 다니게 될 유배길에 오름.


하지만 이 상소가 광해군의 가슴 속에 남아있기는 했는지


인조반정이 일어났을 때 혹시 이이첨이 한 짓이냐고 물어본 기록이 실록에 있음.



3. 영조 순살




개비가 아들 잡아먹는 영화, 사도를 보면 빡치는 장면도 많고 많지만 


그 중 하나를 꼽으라면 영조가 툭하면 나 왕 때려칠거야! 하고 난리를 쳐대서 사도가 어린 시절부터 석고대죄하는 장면일 것임.


물론 나름대로 왕권 강화라는 구실은 있긴 했지만ㅎㅎ 존나 지좆대로 뭐하자는 짓인지 모를임.


당시 신하들은 이 상황에 불만이 없었을까?


궁금한 여시들을 위해 조현명이라는 사람의 상소를 들고 옴,


일전에 내리신 명을 거두셔서 다행이긴 한데, 전하께서 대체 왜 이런 짓을 벌이는지 모르겠습니다.

전하가 즉위한 15년 동안 간간히 있었죠?

문을 걸어 잠그고 그것도 모자라면 단식 투쟁하고, 단식 투쟁도 성에 안 차면 양위하신다고요.

태조께서 전장을 누비며 어렵게 연 왕조, 열성조께서 3백년 동안 이어받으며 지켜왔는데 전하는 장난하자는 것도 아니고 다섯 살 세자에게 왕위를 맡기려고 하시네요?



원래 어려운 것이 왕의 자리입니다. 전하는 이게 지금 장난감 같습니까?

위로는 종묘를 뒤집어 엎고 모후를 놀라게 하셨으며 아래로는 모든 신하와 백성을 놀라게 하셨으니 이게 지금 어진 행동입니까?

세자가 지금은 어려서 그렇지 나중에 크면 크게 근심할 텐데 자애는 대체 어디 간 겁니까?

뭐 미리 준비한 아니고 뜬금 없이 이루어진 명령이니 신중한 것도 아니고, 이게 이루어질 리 없는 헛소리인 걸 알면서도 그짓거리를 하셨으니 성실한 것도 아니네요?ㅎ

한밤중에 문무백관들을 대궐로 불러들여 도떼기 시장처럼 벌려놓았으니 예에 맞는 것도 아니고, 귀한 보물을 감추지 않는 것은 도둑을 부르는 일이라 하였거늘 전하는 왕위를 간직하는 것에 게으르니 지혜로운 것도 아니고.

지금 한 가지 행동에 과실이 여섯가지 입니다. 신은 진.실.로 마음이 아픕니다.




아니 뭐 서로 뜻이 안 맞아서 화합하지 못하는 것은 저희들의 죄가 맞긴 합니다만

전하께서 일을 잘 살피시고 신하들을 정성으로 감동시키고 위엄으로 따르게 하면 될 일을 왜 이렇게 하시지??

요순 임금 시절에도 사악한 신하들이 있었다는데 요순이 이런 짓을 했다는 소리를 들어보긴 하셨습니까?

일단 전하께서 뉘우치셨다니 믿겠습니다.

제발 허물을 고치시고 같은 잘못은 두 번 하지 마소서.




하지만 영화 본 여시들은 다 알겠지...^^ 할많하않...



4. 고종 순살


마지막 상소는 의병장으로도 유명한 최익현 선생의 상소임.


다른 상소들과는 다르게 찐으로 나라 망할 때 올린 상소라 뼈아프기가 남다름..




대체로 화란이란 하루아침이나 하룻밤의 일로 인해 발생하지 않습니다.

서리가 쌓여 얼음이 되듯 점차로 더해 생기는 것이 화란입니다.

그래서 현명한 군주는 싹이 트기 전에 예방하고 현명하지 못한 군주라도 화란을 겪으며 반성하여 되풀이하지 않는 것입니다.







만일 폐하께서 임오년의 변란을 통해 깨닫고 고치셨다면 갑신년의 변란은 없었을 것입니다.

또한 갑신년의 변란을 결계하여 대비하셨다면 갑오년의 변란은 없었을 것이며

갑오년의 변란을 반성하였더라면 을미년의 변란도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제와서 지나간 이야기를 한들 무슨 유익함이 있겠나이까. 단지 어제에 반성하지 못함이 오늘의 뼈아픈 후회가 되고 있사오니 성찰하고 고쳐야 하지 않겠습니까?



폐하께서는 물욕이 강하고 욕심이 습관입니다.

부드럽지만 강단은 모자라며 자잘한 일은 잘 칭기지만 큰 그림을 그리는 능력은 모자랍니다.

아첨을 좋아하고, 정직을 꺼리고, 안일하여 노력하지 않으십니다.

이것이 바로 화란의 이유입니다.

부디 중전께서 그런 흉악한 일을 당하신 이유가 무엇인지, 나라가 망해가는 이유가 뭔지 생각하십시오.

무슨 도리를 잃었기에 역적이 자주 일어나며, 무슨 계책을 실수하여 적들의 침해가 계속되는지 반성하십시오.

반복하여 생각하고 또 생각하신다면 폐하께서는 분명히 잘못을 숙청하여 나라를 혁신하실 것입니다.



5. 번외


보통 상소는 임금을 합법적으로 후드려 패는 데 이용됨.


그러나 상소는 임금에게 다이렉트로 전달되는 만큼, 모든 상소가 왕의 뼈와 살을 분리하는 데 쓰이지는 않았음.


유자광이라는 인물의 경우같이, 상소 하나로 왕에게 잘 보여 출세한 경우도 있었음.


내용은 다음과 같음.




즈어언하!!! 신이 남원에 있다가 이시애가 반란을 일으켰다는 소문을 듣고는 먹던 수저도 내버렸나이다!!!!

신은 본디 무예를 자부하여 용감하게 달려나갈 차례를 기다렸으니, 하물며 국가에 반역하는 도적을 만나 편히 먹고 자고 하겠나이까 즈어어어언하!!!!

신은 이달 초 남원에서 출발하여 하루에 갑절의 길을 걸었는데, 만나는 자마다 이르기를 역적 이시래가 아직도 소굴을 지키고 있다 하니, 어찌 한 장사도 이시애의 머리를 바치지 못했단 말입니까!!!!!





장수된 자들이 서로 말하길

이제 여름이라 활도 느슨해지고, 산천도 험하고, 초목이 무성해서 진군이 어렵다고 징징거리는데

어차피 다 같은 땅입니다! 우리만 여름이고 적은 겨울이랍니까? 활은 우리 활만 느슨해지고 길을 우리 길만 험하답니까???

신이 통쾌하게 이시애의 머리를 바치겠나이다!!! 즈어언하!!!


왕은 이 딸랑거림에 흡족해져서 일개 갑사에 불과했던 유자광을 장수의 자리까지 앉혀주는데



그 왕이 바로 세조임.


사실 어떤 왕이라도 저런 아부라면 좋아했을 것 같은데 세조라니 괜히 더 아부 좋아할 것 같이 느껴지면 명예 문종일까요...?


여튼 이 상소로 단번에 세조의 눈에 든 유자광은 승승장구하여 서자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관직까지 오르지만


사실 인물 평은 간신이라는 평이 많음.


역시 왕이라면 아부는 경계하고 팩폭은 가까이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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