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45/0000023831?sid=001
앵무새가 장난감이나 횃대에 몸을 비비는 행동을 보이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이상 행동을 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일부 보호자들은 이를 막기 위해 장난감을 치우거나 수의학적 치료를 고민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이런 행동이 스트레스에 의한 문제가 아니라 새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성행동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영국 랭커셔대학교 연구진은 지난 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생태와 진화’에 발표한 논문에서 새들의 자위행위가 특정 종에 국한된 예외적 행동이 아니라 다양한 조류에서 폭넓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라고 밝혔다. 연구 제목은 ‘새의 자위행위 진화’다.
연구를 이끈 클로이 헤이스 박사 연구팀은 기존 학술논문과 조류 전문가, 사육사, 반려조류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자료를 종합 분석했다. 연구진이 확인한 자료에는 야생과 사육 환경을 포함해 총 120종, 22개 조류 그룹의 사례가 포함됐다.
분석 결과 자위행위는 앵무새뿐 아니라 오리, 칠면조, 닭 등 다양한 조류에서 확인됐다. 특히 연구진이 주목한 점은 해당 행동이 사육 환경보다 야생에서 더 자주 관찰됐다는 사실이다. 이는 그동안 제기돼 온 ‘좁은 사육 환경이나 스트레스가 자위행위의 원인’이라는 가설과 상반되는 결과다.
연구진에 따르면 수컷은 횃대나 나뭇가지, 장난감, 심지어 보호자의 손이나 어깨 등에 몸을 문지르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암컷은 꼬리를 들어 올리고 주변 물체에 등을 밀착하는 행동이 흔했다. 일부 개체는 날갯짓이나 평소와 다른 울음소리를 동반하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수컷뿐 아니라 암컷에서도 해당 행동이 널리 발견됐다는 사실이다. 연구에서는 수컷 사례의 55%, 암컷 사례의 36%에서 자위행위가 보고됐다. 또한 어린 개체와 성체 사이에서도 큰 차이가 없었다. 이는 자위행위가 단순히 번식 전 교미 연습이라는 기존 가설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연구진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