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흥미돋][책 속 문장 3] 할아버지한테 일러 줄 테다, 일러 줄 테다, 나는 이렇게 벼르면서 그 모든 구박을 견디었다
작성자100프로작성시간26.06.08조회수7,717 목록 댓글 4출처: 여성시대 간접조명
이 영화를 처음 봤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그런 사람들'이 따로 있는 줄 알았다. 집이 없어 매일 다른 곳에서 잠을 청하는 사람들,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 책임지지 못할 아이를 낳는 사람들, 일하지 않는 사람들, 조금이라도 손해를 볼 것 같으면 고래고래 소리부터 지르는 사람들. 하지만 직접 집을 구해보니 알 것 같았다. 평범한 삶에서 발을 살짝 삐끗히면 누구나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이스크림 : 좋았던 것들이 하나씩 시시해져도>_하현
매번 잘못인 줄 알면서 다시 같은 죄를 짓는 기분인데, 그 모든 과정을 은근히 기다리고 기대하고 때론 즐기기까지 하는 나를 발견하고 만다.
<호호호>_윤가은
인간의 정신은 본래 무슨 일에든 비판을 가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인간이 느끼는 존재이기 때문이지 사고하는 존재이기 때문은 아니다.
<불안의 서>_페르난두페소아
기다림이 번번이 성취된 것은 아니었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산모롱이에 딴 사람만 나타나거나 아무도 안 나타날 적엔 서러움에 목구멍까지 복받쳤다. 계절에 따라서는 추워서 오들오들 떨 때도 있었다. 안에서 몇 번이나 부르러 나와도 막무가내였다. 어른들은 그런 나를 청승 떤다고 했다. 엄마는 청승 좀 작작 떨라고 혀를 찼고, 할머니는 머리를 쥐어박기도 했다. 할아버지한테 일러 줄 테다, 일러 줄 테다, 나는 이렇게 벼르면서 그 모든 구박을 견디었다. 그러나 진짜로 이른 적은 없었다. 그건 그냥 기다리는 재미였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_박완서
베블런은 많은 돈을 가지고 있음을 남들에게 증명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 돈이 자신에게 아무 소용없다는 듯이 행동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유한계급론>_소스타인베블런
죽고 나면 나라는 존재가 완전히 사라진다고 상상해보자. 이 말이 옳다고 한다면 죽음은 결코 나쁜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일단 내가 죽었다면 죽음은 절대 내게 나쁜 것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존재하지도 않는데 어떻게 죽음이 내게 나쁜 것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 내게 아무런 피해를 입힐 수 없는데 어떻게 죽음을 나쁜 것이라고 부를 수 있단 말인가?
<죽음이란 무엇인가>_셀리케이건
깊은 무망감이 찾아올 때면 습관처럼 책을 펼쳤다. 판판한 직사각형의 책들은 나를 위로할 수 있는 수단 중엔 가장 투박한 물성을 지닌 존재였지만, 나는 바로 그 단출함이 좋았다. 책은 말이 없었다. 나를 판단하거나 업신여기지도 않았고 언제든 가진 페이지를 전부 내어주기만 했다. 본문에 집중하는 동안에는 잠시나마 삶이라는 풍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내게 독서란 인간을 배제하는 방식 중에선 가장 인간적인 위로였다.
<오색 찬란 실패담>_정지음
차별은 수치나 공신력 있는 근거로 입증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수치로도 명백히 입증되고 있으나, 당사자가 직접 느낀 고통이 먼저이며 그게 더 중요합니다.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_이민경
"틀렸어. 네가 잘못 알고 있는 거야. 세상에는 원래 이유가 없었어. 인간들이 이유를 가져다 붙인 거지. 그러니까 순서를 따지자면 이유 없이 생겨난 게 먼저야."
"하지만 저는 틀릴 수가 없는데..."
"누구라도 틀려. 원래 살아가는 건 틀림의 연속이야."
<천 개의 파랑>_천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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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시대* 차분한 20대들의 알흠다운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