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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돋]서구 문명 구조 이해가 어려운 이유...jpg

작성자흥미돋는글|작성시간26.06.17|조회수7,512 목록 댓글 15

출처: https://www.fmkorea.com/9932336263

 

 

서구 문명은 현대인이 가장 흔하게 접하는 외부 문명임. 그런데 익숙하다는 것과 이해했다는 것은 완전히 다름.

 

서구 문명을 이해한다는 건 파리, 로마, 런던이 예쁘다는 얘기가 아님. 그건 서구 문명의 이미지임. 진짜 핵심은 그 이미지 뒤에 있는 국가, 교회, 전쟁 그리고 자본과 상징등의 장기 구조.

 

 

즉 서구 문명은 단순 예쁘냐 아니냐가 아니라, 세계를 움직인 하나의 장기 시스템으로 봐야 함. 보통은 서구사를 이렇게 배움.

 

" 그리스-로마가 있었고, 중세가 있었고, 르네상스가 있었고, 산업혁명과 민주주의가 나왔다. " 틀린 말은 아님. 그런데 이 설명은 너무 평면적. 서구 문명은 하나의 일직선이 아니라, 여러 층이 계속 쌓이고 재조립되면서 만들어진 구조.

 

 

1. 기원층

 

첫 번째는 기원층. 여기에는 그리스, 로마법, 기독교 유산 위에 프랑크와 봉건제, 그리고 대학과 스콜라 철학등이 얹어짐.

 

그리스는 철학, 미학, 정치체제의 원형을 제공했음. 폴리스, 시민권, 민주정 vs 귀족정 논쟁 그리고 역사서술과 인간 이성 중심의 탐구가 여기서 나옴. 로마는 더 직접적.

 

로마법, 공화정, 기독교 그리고 제국 행정의 기억을 남김. 다만 여기서 중요한 건 그리스-로마가 서구의 모든 것을 직접 만든 게 아니라는 점.

 

 

서유럽의 직접적 제도적 몸통은 가톨릭과 프랑크의 결합에서 나옴. 서로마가 무너진 뒤에도 가톨릭은 살아남았고, 게르만 왕국들 중 프랑크가 교황권과 결합하면서 중세 서유럽 권력이 재구성.

 

라틴어, 수도원, 교회법과 그리고 봉건제의 탄생. 왕권-귀족-교회의 균형과 중세 대학 및 스콜라 철학이 여기서 나온 결과물임.

 

그래서 정확히 말하면, 서유럽의 제도적 직계는 로마-기독교-프랑크 결합임. 그리스-로마는 완전히 끊긴 것도 아니고 그대로 이어진 것도 아님.

 

 

서구가 자기 정통성을 만들 때마다 반복해서 호출한 고전 원형 저장고. 서유럽에서 제국이란 곧 로마의 후계를 의미.

 

실제, 르네상스는 그리스-로마 고전을 재발견. 프랑스 혁명과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로마 공화정과 시민권 이미지를 불러왔음.

 

근대 엘리트 교육에서 라틴어와 그리스어가 교양의 증거가 된 것도 같은 구조임.

즉 그리스-로마는 서구의 생물학적 조상이라기보다, 서구가 필요할 때마다 자기 권위를 보강하기 위해 불러온 거대한 상징 자본.

2. 제도층

 

두 번째는 제도층. 앞서 말한 왕권과 귀족, 도시와 길드, 왕가와 교황이란 구조가 바탕이 되어 법치, 상업, 금융 그리고 재산권과 종교개혁 및 주권국가까지 전부 포함.

 

서구가 특이했던 건 하나의 황제권이나 관료제가 모든 걸 완전히 삼키지 못했다는 점. 왕가, 귀족, 교회 그리고 도시, 상인, 대학이 서로 충돌하고 타협하면서 제도를 만들었음.

 

 

[ 제국 자유 도시 ]

 

교회는 왕권을 제한했고, 왕권은 귀족을 압박하며, 도시는 상업과 자치권을 키움. 대학은 기독교 세계 안에서 지식 권위를 만들고.

 

이 분권적 충돌이 서구 제도경쟁의 토대가 됨. 즉 서구는 하나의 중심이 완전히 지배한 문명이라기보다, 여러 권력이 서로 견제하고 경쟁하면서 제도를 만든 문명.

 

 

 

3. 팽창층

 

세 번째는 팽창층임. 해군, 식민지, 무역회사 그리고 보험, 은행, 플랜테이션등이 여기 들어감. 서양사가 사실상 세계사가 된 건 단순히 성당이 아름답고 철학이 깊어서가 아님.

 

해군, 은행, 무역회사가 자본-물자-인력을 전지구적으로 움직였기 때문.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초기 해양 연결망을 열었고, 네덜란드가 상업-금융-무역회사 모델의 원형.

 

그리고 영국이 해군, 금융, 식민지와 전신망등을 결합해 19세기 세계 체제를 연결하는 신경망의 중심이 됨. 영국 이전은 서구와 그 이외 세계의 연결이었다면 이 때부터는 서구 주도의 세계 시스템.

 

 

 

4. 생산층

 

네 번째는 이 팽창의 기반이 된 서구의 생산력철도와 전신등 근현대 문물의 기반이 된 산업혁명과 과학혁명. 그리고 이게 아예 본격적으로 보편적 보급이 가능케 된 컨베이어 벨트를 통한 포드식 대량생산.

 

그리고 이 모든것의 동력원이 된 석탄 & 석유등의 화석연료와 전기등의 에너지. 여기에 생산력의 증가를 위한 노동력의 질적 향상 및 표준화에 도움을 준 공교육과 징병제까지.

 

영국이 서구 주도 세계 체제를 만들고 서구 전반의 생산력과 군사력이 폭발. 철도와 전신은 서구 본국과 식민지들을 잇는 신경망이 되었고 이는 산업혁명과 군사혁명등의 생산력과 군사력 증대에 또 더 강화됨.

 

[ 북부 프랑스어인 오일어 사용 인구 증가 ]

 

 

전기와 석탄과 석유는 이 생산력 증가의 동원력 그 자체였고, 공교육과 징병제는 그저 물리적인 공간에 거주하는 국가의 여러 집단을 국가가 동원 가능한 국민으로 전환해냈다는데 의의가 존재.

 

즉 서구 세계 패권의 근본은 성당이나 회화보다, 전 세계 해군, 통신, 금융을 장악한 영국의 하드웨어 기반에 생산력, 군사력, 행정력 세 가지가 하나로 결합한 데 있음.

 

 

 

 

5. 이념층

좌파-우파 개념은 1789년 프랑스에서 기원 ]

 

다섯 번째는 이념층. 자유주의, 보수주의, 사회주의같은 정치 이념과 민족주의, 제국주의, 인종주의 등 근현대에 아직도 여파를 끼치고 있는 정체성 담론과 민주주의와 인권담론이 여기 포함.

 

서구는 세계를 단순히 물리적으로 지배한게 아니라, 세계를 설명하는 단어까지 수출. 자유, 진보, 인권이나 좌파-우파 개념부터 국민, 문명, 인종등의 언어가 세계를 해석하는 기본 틀이 됨.

 

 

여기서 중요한 건 서구 이념이 항상 하나였던 게 아니라는 점임. 자유주의와 보수주의가 부딪혔으며, 사회주의가 자본주의를 비판했고, 민족주의가 제국주의와 맞설때도, 결합할때도 존재. 또한, 인권담론이 제국주의와 인종질서를 공격했음.

 

즉 서구는 하나의 이념을 수출한 게 아니라, 세계가 자신을 설명할 때 쓰는 충돌하는 언어 세트 그 자체를 수출한 것으로 지금 전 세계를 정의 하는 기준 그 자체가 됨.

 

 

 

6. 상징층

 

여섯 번째는 상징자본임. 올드머니, 귀족문화, 영국식 사회모델과 프랑스식 취향, 이탈리아 고전, 독일 대학모델에 이르기까지 비서구의 서구 선망이 여기 들어감.

 

이 층을 봐야 왜 유럽이 현대 비서구 대중에게 고급스럽게 보이는지 이해할 수 있음. 영국은 귀족성과 상류질서 그 자체를 대표함. 클럽, 젠틀맨, 컨트리하우스의 모델.

 

 

프랑스는 패션, 예술, 미식과 예절이나 사교 모임의 모델. 이탈리아는 고전과 르네상스 미학의 원천이며, 독일은 대학, 과학, 철학의 권위를 제공.

 

하지만 이것들이 전세계 비서구 대중에게 "보편적 고급성" 처럼 보이게 된 것은 단순히 그 자체가 아름다워서만은 아님. 영국과 미국이 만든 군사와 자본으로 이루어진 세계 신경망이 그것들을 고급 코드로 반복 유통했기 때문.

 

[ 파리의 오드리 헵번 ]

 

즉 영국과 미국은 플랫폼이고 프랑스나 이탈리아등 대륙 유럽은 컨텐츠. 비서구 대중이 파리를 세련되다고 느끼는 건 대개 프랑스 살롱, 보자르, 외교어 전통과 그 기반이 된 프랑스의 유럽 중심성을 깊이 이해해서가 아님.

 

대영제국이 서유럽 엘리트의 취향을 전세계에 퍼뜨렸고, 이게 미국 영화, 음악, 잡지와 인터넷등 영어권 미디어가 파리와 프랑스를 고급으로 계속 묘사했기 때문.

 

즉 고급 문화의 원재료는 유럽 안에 있었지만, 그것이 절대적인 고급 상징처럼 유통된 데에는 영국 제국망과 미국 미디어의 후광이 컸음.

 

 

 

7. 미국층

[ 19세기 말만 하더라도 민주정에서 살던 인구는 소수 ]

 

스페인 & 포르투갈 -> 네덜란드로 서서히 확장되던  서구 연결망이 세계적 신경망으로 밟돋움한게 영국이라면 그 신경망을 훨씬 확대시키고 강화시킨게 미국.

 

19세기 대영제국 전성기까지만해도 민주정 전성기라고 하기에는 아직 수많은 열강들과 국가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대중민주주의와는 거리가 있었음.

 

그러나 1차 그리고 2차 세계대전과 함께 미국이 세계를 주도하면서 대중민주주의와 소비자본주의가 지구의 절반을 덮게 되었고 세계대전 이전 전간기 부터 할리우드는 이미 전세계 영화 시장 80~85% 이상의 압도적 영향력.

 

과학 출판 언어 비중: 독어 ( 검정 ), 영어 ( 분홍), 불어 ( 파랑 ), 일어 ( 주황 ), 노어 ( 보라 ) ]

 

여기에 현대 대학 시스템의 표준화 측면에서도 미국이 큰 역할을 해 영어는 대영제국 시기까지만 해도 독일어에서 학술적 지위는 밀리기도 했으나 오늘날은 영어 이외 모든 언어를 합친것보다 강력해짐.

 

그리고 냉전 이후 빅테크의 플랫폼으로 전세계 디지털 신경망을 장악. 더해 이 모든것들의 뒤에 금본위제가 아닌 군사력과 신용기반 달러패권으로 세계 금융의 명실상부한 중심.

 

[ 틱톡을 제외한 세계적 SNS 대부분이 미국산 ]

 

영국이 해군, 금융, 제국 그리고 전신으로 세계 신경망을 창조한 창조주라면, 미국은 달러, 플랫폼, 미군기지 그리고 할리우드 및 국제기구등으로 그 신경망을 경제-군사-문화 전방위에서 훨씬 확대한 보편적 질서로 전환.

 

미국은 서구 문명을 대중의 형태로 세계에 풀어낸 국가로 서구 그리고 세계 역사상 가장 강대한 전성기를 누림. 유럽이 오래된 권위였다면, 미국은 그 권위를 영화, 음악, 브랜드와 플랫폼등으로 실시간화한 세계 운영체제.

 

 

 

8. 보정층

 

여기에 반드시 붙어야 하는 보정층도 있음. 여성사, 농민사, 도시사와 기술사, 법제사, 그리고 노예제, 노동운동, 인종질서까지.

 

왜냐하면 문명은 왕, 장군, 자본가등 소위 엘리트 지배계급만으로 굴러가지 않기 때문. 엘리트 재생산은 돈과 학벌만이 아니라 혼인, 가정, 예법, 그리고 자녀교육을 통해 이루어짐.

 

그래서 여성사를 빼면 사교, 패션, 성도덕과 소비문화와 제국주의 속 집안에서 내조한 여성의 역할이 과소 평가 될 수 있음. 마찬가지로 농민사를 빼면 국가와 혁명의 물질 기반이 약해짐.

 

 

또한, 산업화 전 대부분의 인구는 농민. 그래서 국가의 식량과 병력기반은 농촌에서 나왔음. 세금, 소작, 장원과 식량위기와 농민반란.  인클로저와 농업 생산성 증가, 농촌 공동체 해체와 프랑스 혁명이나 러시아 혁명에서 농민 문제를 다루지 않으면 완전한 이해가 힘듬.

 

결국 서구 문명을 이해한다는 건 단순 유럽의 건축과 철학을 칭찬하는 게 아님. 그리스-로마, 가톨릭-프랑크 결합, 중세 제도, 대항해와 식민지, 산업혁명과 국민국가,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엘리트의 상징자본, 미국의 세계화와 대중화를 엮어서 보는 것.

 

서구 문명은 단순 문화를 넘은 종교, 국가, 자본과 제국, 미디어 그리고 상징자본이 결합한 장기 시스템. 그리고 그 시스템이 세계를 움직였기 때문에, 서구의 미학, 언어, 제도는 단순 지역 취향이 아니라 세계적 기준처럼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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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낼은 햄버거 먹어야지 | 작성시간 26.06.17 너무 재밌다!! 고마워
  • 작성자송몽인 | 작성시간 26.06.17 겁내 복잡하네
  • 작성자지구뿌셔버ㄹㅕ | 작성시간 26.06.17 지금은 미국, 중국 플랫폼에서 한국 문화가 많이 유행하고있잖아 케이팝이랑 케이뷰티가 그 플랫폼들이 우리나라를 고급문화로 전하고있는거네.
  • 작성자틴캔랍스타 | 작성시간 26.06.18 그래서 우리 모두의 머리속에 백인 남자가 살고 있다고 했구나.. 무의식적 세뇌라고 할까 너무 재밌다!
  • 작성자유리아 | 작성시간 26.06.18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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