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523881?sid=102
| ▲ 동묘 완구거리에서 '말랑이'를 고르고 있는 사람들과 현장의 고릴라 조형물. |
| ⓒ 소중한 |
기자 : 엄마가 몇 개까지 사도 된다고 했어요?
정시은(11) : 음... (엄마를 잠시 바라보다가 웃으며) 10개요!
기자 : 어머님, 맞나요?
어머니 김진아씨 : 5개입니다 하하.
기자 : 다섯, 다섯 개... 하하.
정시은 : 헤헤헤.
작고 말랑말랑한 장난감 하나가 오래된 시장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오늘 유치원 빠지고 왔어요. 선생님은 몰라요. - 김아린(7)
아이가 맨날 오고 싶다고 해서 휴가 썼어요. - 김진아(학부모)
I don't know what it's called in Korean, but I came here to buy squishies. (한국어로 뭐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이 장난감 사러 왔어요.) - 카이셰(덴마크 어린이 관광객)
지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묘 완구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 2030 대학생·직장인, 학부모, 외국인 관광객까지 이 거리를 찾은 이들의 손에는 하나같이 '말랑이'가 들려 있었다.
구제시장으로 유명한 동묘는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말랑이 성지'로 떠오르며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코로나19와 문구·완구 시장의 침체 속에서 30~40년간 이곳을 지킨 상인들조차 "이런 광경은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5일과 9~11일 동묘 완구거리를 찾아 말랑이 열풍이 바꿔놓은 동묘의 모습과 그 배경, 그리고 이 열풍이 지닌 의미를 취재했다.
칠순 상인회장이 "야호" 외치는 이곳
| ▲ 동묘 완구거리에서 '말랑이'를 고르고 있는 사람들. 2026. 07. 11. |
| ⓒ 김지현 |
| ▲ 동묘 완구거리의 한 상점에 붙어 있는 안내문. 2026. 07. 10. |
| ⓒ 소중한 |
지난 10일 찾은 현장의 분위기는 방문 전 품었던 '평일 오전에도 사람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른 아침부터 이곳을 찾은 이들은 가판대 위에 놓인 말랑이를 하나씩 눌러보고, 직접 귀에 대고 말캉거리는 소리를 확인하며 말랑이를 고르는 데 열중이었다.
서로 말랑이를 골라주던 고등학생 양승주·유은성씨는 연신 "촉감이 밤티(온라인상에서 '별로다'를 뜻하는 신조어)"라고 장난을 쳤다. 이들은 "SNS에서 말랑이 리뷰 콘텐츠 계정을 구독할 만큼 좋아한다"며 "밤티 같지 않은 장난감을 찾는 것이 오늘의 목표"라고 말했다.
애인과 함께 말랑이 촉감을 비교하던 직장인 박소라(30)씨는 "동묘가 '말랑이 성지'로 유명해서 오게 됐다"며 "장난감을 만지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소소한 힐링 방법"이라고 전했다. 함께 온 직장인 백준희(30)씨는 "여자친구를 통해 말랑이를 알게 됐다"며 "처음에는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은지 몰랐는데, 직접 와서 만져보니 사람들이 왜 말랑이를 사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동묘 완구거리에는 말랑이뿐만 아니라 슬랑이, 왁뿌볼 등 다양한 촉감 장난감이 빼곡히 놓여 있었다. 기자가 각자의 차이를 묻자 아이들은 들뜬 목소리로 하나하나 설명을 이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