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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돋]일제강점기 사진 속 장소를 추정하는데 성공 (이번엔AI와함께..)

작성자흥미돋는글|작성시간26.08.04|조회수4,004 목록 댓글 21

출처: https://www.fmkorea.com/10151636519

 

 

 

 

 

어제 <구한말 사진 속 장소를 추정하는데 성공> 글을 올렸던 사람입니다.

 

제 피 같은 1시간을 AI가 '딸깍'으로 단 3초 만에 무참히 패배시켰었죠.

 

그래서 이번엔 AI에게 먼저 맡겨보기로 했습니다.

 

절대 AI를 골탕 먹이고 싶어서라거나

인간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싶어서라거나

 

이런 구차한 이유 때문에 하는 건 아닙니다.

 

........진짜 아닙니다.

 


https://www.museum.go.kr/MUSEUM/contents/M0502000000.do?schM=view&searchId=search&relicId=164480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목록에서 볼 수 있는 이 사진은

 

일제강점기에 촬영된 누각으로, 겉보기엔 별 거 없어 보입니다.

 

중요한 건 설명입니다.

 



명칭 : 몰루

지역 : 몰루

 

그렇습니다.

 

이 누각은 진짜 '무슨 누각인지 박물관도 모르는' 누각인 겁니다.

 

 

 

과연 AI는 알아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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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글 제미나이

 



이전 글에서 저를 3초만에 패배무능병약피폐문과로 만들었던 제미나이는

 

이 누각이 진주 촉석루랍니다.

 



자. 진주 촉석루입니다. 어떤가요?

 

네. 원본 사진과 정말 하나도 같지 않고 모두 다릅니다.

 



정확히는 누각의 모습은 얼추 비슷한 면이 있긴 합니다만,

 

세부적인 구성이 다릅니다.

 

그리고 다른 구성을 따지기 전에,

 

원본 사진의 누각은 넓은 강변에 자리한 반면

 

촉석루는 깎아지른 절벽 위의 성벽에 둘러싸여 있죠.

 

자. 그럼 뭐다?

 



제미나이 패배 !!!!!!!!!!!!

 



오늘도 인간이 승리했습니다.

 

패배무능병약피폐인공지능은 잠깐 사라져 계시고

 

다음으로 넘어갑시다.

 

(구글 렌즈를 쓴거라 제미나이랑은 다르지 않냐는 발언은 제게 상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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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챗-지피티

 


(참고 : 제 지피티는 일전에 과제를 하던 중 심심헸던 바람에 김비서로 개명했습니다)



여기까지 읽은 뒤,

아아.. 이 녀석도 어쩔 수 없는 '기계'였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자식... 머리를 꽤나 씁니다.

 

단서를 제공해 줍시다.

 



오?

 

 



........인간은 패배했습니다.

 

AI는 신이고 무적이 맞습니다.

 

반도체 주식을 지금 사라는 겁니까?

(그렇다고진짜지금사시면안됩니다)

 

 

답이 나왔죠.

 

영호루 아니면 영가루라는데,

 

조사 결과 영가루라는 누각은 없는 것으로 판별되었습니다.

 



안동의 옛 이름이 '영가'이고 안동부 관아의 동헌이 영가헌일 뿐,

 

영가루라고 나와있는 곳들은 동헌 앞 대동루와 헷갈려서 쓴 오탈자이거나,

 

신식 건물 이름이었습니다.

 

자. 그럼 이제 영호루를 찾아서,

 

원본 사진의 누각이 영호루가 맞는지 검증해 봅시다.

 

왜 지피티한테 안 묻고 직접 하냐고요? 그래도 제가 해야 손맛이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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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호루는 어디에 있었는가?>

 

 

 

실제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안동시장'을 찾아보면,

 

지피티가 말한 대로 973-2 로 일련번호가 찍혀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유리건판 사진 중

 

영호루를 아주 머어어얼리서 찍은 사진이 있었습니다.

 

바로 현재도 존재하는 '서악사'에서 찍은 사진이죠.

 



둘 중 조금 더 잘 보이는 사진을 가져와 보면....

 

그래도 잘 안 보이네요.

 



확대해 보니, 우선 지붕의 형태는 팔작지붕이군요.

 

그리고 옆에 초가지붕을 올린 민가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원본 사진에도 초가지붕을 올린 민가가 있죠.

 

단서 하나는 찾았습니다.

 

하지만 아직 이걸로는 부족합니다.



저기가 바로 영호루를 촬영했던 서악사입니다.

 

위치상 영호루가 낙동강변에 있어야 정상인데.. 지금은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영호루에 대해 더 찾아봅시다.

 



영호루를 검색하면, 이런 아주 새삥 티를 내는 누각이 나옵니다.

 

누가 봐도 새 옷인데 새 옷이라고 자랑하던 친구를 보는 것 같군요.

 

위치도 옛 사진과 다른 것 같고요.

 


(안동시 홈페이지. 예악의 본향 아니랄까봐 문체가 고전시가 같네요)

 

이유를 알았습니다.

영호루는 무려 네 번이나 홍수로 유실되고(근데 왜 계속 같은 위치에 세웠을까)

 

무려 공민왕이 하사한 현판도 계속 유실되었지만 계속 극적으로 발견(!)되어,

 

지금까지도 걸어왔다고 합니다.

 

가장 마지막으로 유실된 것이 갑술년인데,

 

이게 바로 1934년에 발생한 '갑술년 대홍수'입니다.

 



안동을 거의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린 이 홍수는,

 



이쯤 되면 물과 혼연일체가 된 영호루 역시 파괴합니다.

 

(현재도 걸려있는 공민왕 현판)

 

그럼에도 공민왕의 현판은 또 살아남았다는게 정말.. 이 정도면 공민왕의 신주입니다

단, 원본 현판은 금자현판이란 말이 있어,

 

몇백 년에 가까운 수해를 당하는 와중,

 

현판의 탁본을 떠 놓고 계속 새 현판을 만들지 않았겠는가 하긴 합니다.

 

이 이야기가 더 합리적이긴 하죠,

 


(60~70년대 건축물에 항상 빠지지 않는 박정희의 친필 현판)

여하튼, 1970년에 '콘크리트로' 재건된 영호루는

(새삥 티가 나는 이유)

 

이젠 결코 유실되지 않겠다는 다짐 아래...

 



원래 있던 낙동강변 북쪽이 아닌,

 

강변 남쪽의 언덕 정상에 재건되었습니다.

 

 

이건 갑술년 대홍수를 다룬 1934년 7월 25일자 동아일보 기사입니다.

 

갑술년 대홍수 때문에 영호루와 함께 그 위의 인부 백명이 떠내려갔고,

 

영호루 아래 '초가집'에 피난민들이 모여 있다가 함께 떠내려갔다는 내용입니다.

 

다시 등장한 '초가지붕 민가'. 아까 찾은 단서에 힘을 더 보태줍니다.



현재 낙동강변 북쪽, 원래 영호루가 있던 자리엔 영호루 유허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딱히 지도에 표시가 되어있진 않지만...

 



거리뷰로 찾았습니다.

 

위치가 정확하진 않겠지만, 이쯤에서 뒤로 돌려 원본 사진과 비슷한 각도로 사진을 찍어보면...

 



.........지형이 너무 많이 달라져서 산 모양이 같은지 알 수가 없군요.

 

영호루의 원래 위치는 알았으니, 다른 방법을 사용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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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영호루를 찍은 다른 사진들은 없나?>

 



원본 사진입니다.

 

여기서 사진 상에 보이는 몇 가지 특징을 꼽아보겠습니다.

 



1. 석재 축대 : 다른 사진도 강변 모래톱 위에 축대를 쌓았다면, 후보군이 됩니다.

 

2. 목재 지지대(?) : 용도는 모르겠으나, 지지대로 보이는 목조 구조물이 서 있습니다.

 

3. 초석(누각 기단) : 원형이 아닌 방(方)형의 장주초석입니다.

 

4. 계단 2개 : 누각 전면에 나무 계단 2개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5. 민가 : 앞서 찾은 단서죠. 초가지붕 민가입니다.

 

6. 판문 : 누각 옆면, 딱 2칸에만 나무 판문을 달아놓은 모습입니다.

 

7. 현판(?) : 자세히 보면 현판으로 보이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8. 합각 : 돌, 또는 벽돌로 된 합각입니다.

 

 

자, 그렇다면 이제 영호루를 찍은 다른 사진이 있는지 살펴봅시다.

 


놀랍게도, 국사편찬위원회 DB에 유리필름자료가 있더군요!

 

바로 다운로드해 봅시다.

 


아아........ 바로 이겁니다!

 

원본 사진과 비교해 봅시다.

 

1. 석재 축대 : O

 

2. 목재 지지대(?) : O

 

3. 초석(누각 기단) : O

 

4. 계단 2개 : O

 

5. 민가 O

 

6. 판문 : X -> 확인 불가

 

7. 현판(?) : X -> 확인 불가

 

8. 합각 : O

 

각도상 이 사진이 원본 사진과 반대편인 듯 하여,

 

확인이 불가한 특징 2개를 빼고는 전부 들어맞는 모습입니다.

 

다른 사진도 있을까요?

 



이 사진은 안동시에서 제공하는 사진으로, 1934년 갑술년 대홍수 직전 사진이라고 합니다.

 

이 사진이 바로 결정타를 찍었습니다.

 



1. 석재 축대 : O

(풀에 많이 덮여있긴 하지만, 수해 직전 사진이이기도 하고,

직전 사진의 나무가 풀이 거의 없는 것을 보면,

이 사진은 여름 장마철에 찍은 사진이라 그런 듯 합니다.)

 

2. 목재 지지대(?) : O

 

3. 초석(누각 기단) : O

 

4. 계단 2개 : O

 

5. 민가 : X -> 확인 불가

 

6. 판문 : O

 

7. 현판(?) : O

 

8. 합각 : O


이 사진은 무려 딱 하나 빼고 전부 확인이 가능합니다.

 

앞선 사진과 이 사진을 종합하면, 원본 사진과 거의 99.9% 흡사한 누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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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결론>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위치 미상 누각'은

 

경북 안동 영호루를 촬영한 사진으로 강력히 추정됨.

 



이렇게 영호루의 옛날 사진을 찾아보아도,

 

제가 검증 자료로써 사용한 사진들만 나올 뿐,

 

원본 사진인 '위치 미상 누각'은 완전히 잊혀진 모양입니다.

 

 

고로.... 국립중앙박물관에 문의하여, 해당 사진이 영호루가 맞는지 검증 절차를 밟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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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후일담>

 

 

오늘은 AI딸깍드리프트 없습니다.

 

 

 

댓펌)

음.. 국사편찬위원회DB를 처음부터 봤으면 끝이였단 말씀이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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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흥미돋는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8.04 엇 이거 내 글 아니고 퍼온글이야....!!
  • 작성자욕망의항아리 | 작성시간 26.08.04 와 재밌어
  • 작성자힙똘이 | 작성시간 26.08.04 너무 재밌다 ㅋㅋㅋㅋ
  • 작성자하버드부속고등학교 | 작성시간 26.08.04 너무 재밌다 속시원해ㅋㅋㅋ
  • 작성자멍멍냥냥짹짹이 | 작성시간 26.08.08 너무 흥미진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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