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포가축시장 찾은 국제동물보호단체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17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아시아동물보호협회 임원이 식용개를 거래하는 가게를 둘러보고 있다. 이 단체는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와 부산시 등을 방문해 개도축 중단과 구포개시장 폐쇄를 요구했다. 2014.4.17. ccho@yna.co.kr |
"민족 고유의 음식문화" vs "개 식육 문제 국제 이슈"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음식문화 차이를 존중해 주세요."(구포가축시장 상인)
국제동물보호단체 구포시장 방문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17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상인회 사무실에서 아시아동물보호협회 임원이 개식육 문화와 개시장 폐쇄 등에 대해 상인들과 논의하고 있다. 2014.4.17. ccho@yna.co.kr |
"개고기를 먹는 문화는 개선해야 합니다."(국제동물보호단체)
17일 오전 10시 부산 북구 구포시장상인회 사무실에서 개식육 문화를 두고 가축시장 상인들과 세계적인 동물보호단체 임원 간에 치열한 토론이 벌어졌다.
데이브 닐 아시아동물보호협회(Animal Asia) 동물복지담당 이사는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동물보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며 "개고기를 먹는 문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구포가축시장도 강력한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살에 갇힌 개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개들이 창살에 갇혀 있다. 아시아동물보호협회는 17일 구포시장과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 부산시 등을 방문해 개도축 중단과 구포개시장 폐쇄를 요구했다. 2014.4.17. ccho@yna.co.kr |
닐 이사는 "기본적으로 개를 비롯해 모든 동물들이 사육장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에 반대한다"며 "전 세계에서 이를 알리고 인식의 전환을 요구하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용순 구포가축시장 회장은 "개는 우리 조상들의 중요한 보양식으로 사용돼 왔다"며 "민족 고유의 음식문화를 강요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라고 반박했다.
박 회장은 "20∼40년 넘게 가축시장을 운영한 상인들에게는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며 "동물보호단체에서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했다.
"국제동물보호단체 내정간섭 하지마"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17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가축시장 상인들이 국제동물보호단체의 방문을 항의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2014.4.17. ccho@yna.co.kr |
박헌영 구포시장상인회 회장은 "현재 개를 못잡게 하는 법이 없어 시청과 구청에서 위생법을 적용해 단속을 나오고 있다"며 "국회에서 법을 만들면 해당 상가를 없애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구포시장 가축상인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우리나라의 식용견 사육농가, 중간 유통상인, 육견 판매업소, 영양탕 전문식당 등 해당 종사자가 약 40만명이나 된다. 보양식을 즐기는 문화가 생소할지 모르지만 외국 단체에서 간섭할 일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닐 이사는 "개를 먹는 문화는 국제적인 이슈가 될 것이며 한국이 상당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자는 취지로 방문했고 대안도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창살에 갇힌 개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개들이 창살에 갇혀 있다. 아시아동물보호협회는 17일 구포시장과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 부산시 등을 방문해 개도축 중단과 구포개시장 폐쇄를 요구했다. 2014.4.17. ccho@yna.co.kr |
닐 이사는 이날 오후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와 부산시 등을 방문해 개 도축 중단과 구포개시장 폐쇄를 요구했다.
한편 미국 동물보호협회(Humane Society International), 아시아동물보호협회, 동물의 권리재단(In Defense of Animal), 동물을 위한 변화(Change for the Animal) 등 4개 단체는 5년 전부터 한국개고기문화 반대운동 차원에서 불법 개 도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포 프로젝트' 그룹까지 결성했다.
닐 이사를 시작으로 나머지 단체 간부도 순차적으로 구포 개시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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