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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예술

산인오조(山人五條)

작성자월보|작성시간16.05.04|조회수16 목록 댓글 0

        산인오조(山人五條)

 

 

 1600년(가정 17년) 소주(蘇州) 사람 황면지(黃勉之)는 과거 시험을 보려고 상경하던 중이었다.

 

길에서 '서호유람지(西湖遊覽志)'를 지은 전여성(田汝成)과 만나 화제가 서호(西湖)의 아름다운 풍광에 미쳤다.

 

 황홀해진 그는 시험도 잊고 그 길로 서호로 달려가 여러 달을 구경하고서야 그쳤다.

 

 전여성이 말했다.

 

 "그대는 진실로 산사람(山人)이오."

 

 그러고는 산사람이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 조목을 다음과 같이 나열했다.

 첫째는 산흥(山興)이다.

 

 산 사나이는

 

 

 

 "산수에만 탐닉하여 공명(功名)을 돌아보지 않는다

 

 (벽탐산수癖耽山水  불고공명不顧功名)."

 

 

 

 산에 미쳐 산에만 가면 없던 기운이 펄펄 난다.

 

 둘째는 산족(山足)이다.

 

 

 

 "瘦骨輕軀(수골경구)  깡마른 골격에 가벼운 몸으로

 

 

 

  乘危涉險(승위섭험)   위태로운 곳을 오르고 험지를 건너간다.

 

 

 

  不煩 策(부번 책)  번거롭게 지팡이와 채찍을 쓰지 않고도

 

 

 

  上下如飛(상하여비)  오르내리는 것이 마치 나는 것 같다"

 

 

 

 산을 타는 기본 체력을 갖추었다.

 

 셋째는 산복(山腹)이다.

 

 

 

 "目擊淸輝(목격청휘)  맑은 풍광을 목격하면

 

 

 

  便覺醉飽(편각취포)  문득 취한 듯 배가 불러

 

 

 

  飯才一溢(반재일일)  밥은 하루에 한 끼면 그만이고

 

 

 

 飮可曠旬(음가광순)  물은 하루 열 번만 마시면 된다"

 

 

 

 체질 자체가 산행에 최적화되어 있다.

 

 넷째는 산설(山舌)이다.

 

 

 

 "談說形勝(담설형승)  산의 형세를 말할라치면

 

 

 

  奥妙(궁상오묘) 형상의 오묘함을 낱낱이 묘사하고,

 

 

 

  含腴咀隽(함유저준)  산수의 빼어난 곳을 깊이 음미하여

 

 

 

  歌咏之(가영지)  시로 읊으니 마치

 

 

 

 若易牙調味(약역아미)  역아(易牙)의 요리에

 

 

 

 口欲流涎(구욕류연)  입에 침이 흐르는 것과 같다"

유람한 산수를 꼼꼼한 기록으로 남기는 근면함을 갖추었다.

 

 다섯째는 산복(山僕)이다. 복(僕)은 하인을 말한다.

 

 

 

 "解意蒼頭(해의창두)  뜻이 통하는 하인이 싫다 않고

 

 

 

  追隨不倦(추수불권)  따라오며 기이한 경치를 찾아내고

 

 

 

  搜奇剔隱(수기척은)  숨겨진 곳을 들춰내어

 

 

 

  以報主人(이보주인)  주인에 게 알려준다"

 

 

 

 표정만 보고도 뜻이 통하는 조력자가 있다.

 산에 대한 흥취, 산을 타는 체력, 산행에 최적화된 체질, 기록으로 남기는 성실성, 훌륭한 조력자, 이 다섯 가지가 산행에서 요구되는 산사람의 조건이다.

 

 특히 넷째가 중요하다

 

. 명나라 주국정(朱國楨·1558 ~1632)이 지은 '황산인소전(黃山人小傳)'에 나온다.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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