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최숙희 글 모음

[최숙희의 브런치] 공감은 주인공을 빼앗지 않는 것이다_공감의 착각

작성자최숙희|작성시간26.06.16|조회수23 목록 댓글 0

공감은 상대에 대한 집중과 배려가 결합되어

대화의 질을 향상하는 기둥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같은 결의 대화를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들이 공감의 대화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지난가을 진욱씨의 친목 단톡방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진욱씨 친구들 단톡방 이미지 1

 

진욱씨(친구1)는 주말농장 작은 텃밭에서 키운 배추가 신기하기도 하고

직접 키우는 작은 일상의 기쁨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친구 한 명이 바로 '좋아요' 버튼을 눌러주고

친구 2의 ‘오메~ 예뻐라’ 하는 댓글에 뿌듯해진 진욱씨의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바로 그때,

친구 3이 새로운 사진 1장으로 등장합니다.

직접 농사짓고 있는 커다란 배추밭입니다.

진욱씨 친구들 단톡방 이미지 2

 

보이시나요? 저 '좋아요'의 클릭 수 변화가...

이제 막 진욱씨의 텃밭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어느새 친구 3의 농사 이야기로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진욱씨의 이야기는 바람처럼 사라지고

친구 3이 주인공이 된 단톡방의 일상공유 사건이었습니다.

 

진욱씨는 왠지 모르는 서운함과 민망함이 함께 했다고 합니다.

얼핏 보면 친구 3은 진욱씨의 배추 이야기에 공감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같은 주제의 이야기로 끌고 가는 것이니깐요.

아! 물론 친구 3도 배추밭의 사진을 통해 자신도 근황을 전하고

같은 이야기로 호응하면서 공감을 전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일상의 대화는 자주 이런 착각을 합니다.

“어제 한숨을 못 잤더니 피곤해~”
“그치, 못 자면 힘들지!, 나는 갱년기라 매일 못 자.... 나는.....”
“남편이 회식하고 늦게 들어와서...”
“말 마라, 네 남편은 양반이다. 우리는 사업한다고 매일 늦게 들어와~”
"나 이번에 승진했어"
"축하해, 나도 이번에 이직하면서 연봉 2배 받기로 했는데!!"

 

상대의 말에 호응한다고 하면서

자신의 더 큰 상황과 경험으로 이야기를 바꿔버리면

처음 이야기를 시작한 주인공은 어느새 어느 이름 모를 조연이 되어버립니다.

씁쓸한 공감의 착각입니다.


공감은 같은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만이 아니라

상대의 이야기에 머무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에 집중해서 좀 더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고,

그 시간을 보장해 주는 배려의 기술이기도 합니다.

 

상대의 감정이 충분히 표현될 때까지 서두르지 않고 기다려주는 만큼

존중받는다는 감정을 더 크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천천히,

비슷한 경험을 말해도 늦지 않습니다.

때론 상대의 감정크기에 따라 나의 경험은 생략해 주는 것도 배려입니다.

어쩌면 말하지 않는 것이 더 큰 공감일 수 있습니다.

 

공감은

상대의 말에 집중해 주는 것,

충분한 시간을 보장해 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이야기의 주인공을 뺏어오지 않는 것입니다.

 

오늘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꺼낸다면,

먼저 들어주고,

내 경험보다 그의 마음에 좀 더 머물러 보시는 건 어떤지요?

 

조금 더 듣고,

조금 더 머물고,

조금 더 기다려보는 겁니다.


 

"공감은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만이 아니라

상대의 이야기에 머물러 주는 것이니까요"

 

'최숙희의 브런치'  에서 보다 많은 글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공감 #관계 #소통 #존중 #단톡방 #착각 #친구 #관계의 깊이 #주인공 #조연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