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무덤에 묻히심으로써 우리와 마찬가지로 마지막 순간 끝까지 죽음을 겪으셨다. “그분께서 하느님의 은총으로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죽음을 겪으셔야 했다.”(히브 2,9) 그분이 죄인으로 처단되셨지만 ‘모든 이들을 위하여 죽으셨으므로’ 숨을 거두신 후 장례 중에는 당연히 사람들의 존경과 예우를 받으셨다. “아직 아무도 묻힌 적이 없는 새 무덤”(요한 19,42) 안에 안식을 누리셨다. 예수님의 죽음의 상태는 그분이 묻히시고 죽음의 나라에 가신 신비이다. 성 토요일의 신비이다. 그분의 묻히심은 세상과 인간의 구원을 성취하신 후 취하시는 하느님의 안식일을 드러낸다. 창조사업을 마치신 후 하느님께서 안식을 취하신 것과 같이 구원사업을 마치신 후 예수님은 하느님처럼 안식을 누리셨다.
예수의 삶과 죽음은 세상 구원을 위하여 하늘 위에서부터 땅 아래로 내려가는 과정이다. 삶과 더불어 시작되고 죽음 안에서 그 절정에 이르고 마침내 마무리되는 ‘하강’의 과정이었다면 땅 아래 밑바닥에까지 내려가는 것도 자연스런 일이었다. 그래서 그분은 죽음을 겪으신 후에 저승에 ‘내려가셨다.’ 하늘에서 내려오신 그분께서 ‘이승’에서 십자가 죽음이라는 가장 낮은 단계까지 자신을 낮추심으로써 삶을 마치신 후, ‘저승’에까지 내려감으로써 마침내 ‘하강’을 마감하셨다. 최하단에까지 내려오신 그분은 부활하시어 가장 높은 단계에로 ‘올라가실 것(승천)’이다. “‘그분께서 올라가셨다.’는 것은 그분께서 아주 낮은 곳 곧 땅으로 내려와 계셨다는 말이 아니겠습니까?”(히브2,9)
‘저승’은 산 이들의 세계인 ‘이승’과 달리 ‘죽은 이들의 세계’이다. 또한 그곳은 단절과 멸망의 장소인 지옥과도 다르다. 특정 장소라기보다는 의인이든 악인이든 예수님 이전에 죽은 모든 이가 처해있던 상태이다. 사람들이 죽은 후 결정적 구원을 기다리는 상태이다. 예수께서는 구원을 기다리고 있는 의인들을 만나러 저승에 가신 것이다. 당신의 죽음을 통하여 “죽음의 권능을 쥐고 있는”(히브 2,14) 악마에게서 죽음을 앗아 쳐부수신 뒤 구세주를 기다리고 있던 의인들을 해방시키려 지하의 세계로 내려가셨다. ‘저승’ 표현은 예수께서 참으로 죽으셨음을, 그리고 우리를 위한 구원적 죽음으로써 죽음과 그 세력들을 철저히 패배시켰음을 고백하는 것이다.
김기창, 예수님의 시신을 옮기는 제자들, 1952
두치오 디 부오닌세냐, 안장, DUCCIO di Buoninsegna, Burial, 1308-11, Tempera on wood, 50,5 x 53,5 cm, Museo dell'Opera del Duomo, Siena, 이탈리아 시에나 두오모 오페라박물관
렘브란트 하르먼손 판 레인, 무덤에 안장함, 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 The Entombment of Christ, 1636-39, Oil on canvas, 93 x 70 cm, Alte Pinakothek, Munich, 독일 뮌헨 고전 회화관
칼 하인리히 불로흐, 안장, 1873년, 덴마크 국립역사박물관 소장, Carl Heinrich Bloch, The Burial, ca. 1873. The Museum of National History on Frederiksborg Castle
두치오 디 부오닌세냐, 저승에 가신 그리스도, Duccio di Buoninsegna(1255 – 1319), Christ in Limbo, ca. , tempera on panel, 51 × 54 cm, 1308-11, Museo dell'Opera Metropolitana del Duomo, Siena, 이탈리아 시에나 대성당 오페라박물관
베르메조, 그리스도께서 원로들을 낙원으로 이끄심, BERMEJO, Bartolomé, Christ Leading the Patriarchs to the Paradise, c. 1480, Tempera on wood, Institute of Hispanic Art, Barcelona, 스페인 바르셀로나 히스페닉 미술관
안드레아 다 피렌체, 저승(연옥)에 가신 예수님, Adrea Da Firenze, Descent of Christ to Limbo, 1365-68, Fresco, Cappella Spagnuolo, Santa Maria Novella, Florence 이탈리아 피렌체 산타 마리아 성당
오세르반차의 명인, 림보에 내려가심, Master of the Osservanza, The Descent into Limbo, c. 1445, Tempera and gold on wood, 38 x 47 cm, Fogg Art Museum, Harvard University, Cambridge, 미국 캠브리지 하버드대학교 포그미술관
크리스토파노 게라르디, 고성소에 내려가심, Cristofano Gherardi, Descent to Limbo, 1555, Fresco, Museo Diocesano, Cortona, 이탈리아 코르토나 디오체사노 미술관
틴토레토, 저승에 내려가심, Tintoretto, The Descent into Hell, 1568, Oil on canvas, 342 x 373 cm, San Cassiano, Venice. 이탈리아 베네치아 성 카씨아노 성당
파헤르, 저승에 가신 그리스도, Friedrich PACHER, Christ in Limbo, 1460s, Tempera on pine panel, 85 x 71,5 cm, Szepmuveszeti Muzeum, Budapest 헝가리 부다페스트
프라 안젤리코, 저승에 가신 그리스도, Fra Angelico, Christ in Limbo (Cell 31), 1441-42, Fresco, 183 x 166 cm, Convento di San Marco, Florence, 이탈리아 피렌체 성 마르코 수도원
안드레아 다 피렌체, 저승에 가신 예수님, ANDREA DA FIRENZE, Descent of Christ to Limbo, 1365-68, Fresco, Cappella Spagnuolo, Santa Maria Novella, Florence 이탈리아 피렌체 산타 마리아 성당
필리포스 외, 아르메니아 키잔(Khizan)지역 복음서 수사본, 세 명의 마리아에게 나타나신 예수와 저승에 내려간 그리스도, 1455년, 종이에 템페라와 검은 잉크, 27.5×18cm, 미국 발티모어 월터스 미술관
한스 멤링크, 지옥, Hans Memling, Hell, c. 1485, Oil on wood, 22 x 14 cm, Musée des Beaux-Arts, Strasbourg.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