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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 漢字는 두 날개다

작성자수일재|작성시간04.10.03|조회수25 목록 댓글 0


한글과 漢字는 두 날개다

 남광우
(한국어문교육연구회장)

 

  본디는 「한글」이란 말은 독립선언을 한 33인 중의 한 분이요, 구한말(舊韓末) 국문연구소(國文硏究所) 연구위원의 한 분이었으며 제국신문(帝國新聞)을 창간하기도 한 이종일(李鍾一)선생의 일기(日記)에 두 군데 나타나는데 이것이 바로 「한글」이란 말이 쓰인 효시다.

그런데 그 당시가 바로 대한제국(大韓帝國))이란 국호여서 「국어」를 「韓말」, 「국문」을 「韓글」이라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한글의 제자원리(製字原理)에 있어 모음(母音)글자는 · 〔天〕, 一〔地〕, ㅣ〔人〕 三才(삼재)를 본 떠 11자(字)가 만들어지고, 자음(子音)글자는 발음기관(發音器管)을 본떠 「ㄱ(牙 어금니소리), ㄴ(舌 혓소리), ㅁ(脣 입술소리), ㅅ(齒 잇소리), ㅇ(喉 목구멍소리), ㄹ(半舌), △(半齒)」을 바탕으로 17자가 만들어졌는데 이것이 모두 음양오행(陰陽五行)으로 설명되어 있다. 이러한 훈민정음(訓民正音) 제정원리(制定原理)의 설명이나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의 규범적(規範的)인 표기(表記) 등 이미 15세기 중기(中期)에 이러한 문자(文字)·언언학적(言語學的)으로 고도(高度)한 학적(學的) 성과를 거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런데 [한글]은 28자 자모(字母)이면서 이것을 [초(初)·중(中)·종(終)]을 합해 씀으로써 음절문자(音節文字)를 만들어 적을 수 있다는 데 그 특색이 있다.

현재 쓰이는 자모(字母)만으로도 초성(初聲) 19, 중성(中聲) 21, 종성(終聲)(받침, 대표음) 7로 19×21×7=2,793음절 자가 이루어지고 거의 무슨 소리든지 나타낼 수 있다함은 그리 큰 과장은 아니다. 물론 로 마자의 [g, d, b, v, z, f] 등 소리를 그대로 적을 수는 없다.(이것을 보완하기 위해 옛글자 [ ㅸ ㆄ ㅿ]을 다시 쓰자고 주장을 펴는 이도 있다.)

이 한글이 창제됨으로써 한자(漢字)만을 빌어 우리말을 적던 불편이 덜어졌으므로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다.

옛날 『삼국유사(三國遺事)』나 『삼국사기(三國史記)』 등에 보이는 왕명(王名), 관직명(官職名), 인명(人名), 지명(地名)뿐 아니고 『삼국유사』나 『균여전(均如傳)』에 보이는 한자(漢字)의 음(音)·훈(訓)을 차용한 향가(鄕歌)의 향찰(鄕札)표기가 얼마나 어려웠으며 오늘날 그 해독(解讀)이 얼마나 어려운가.

옛날 기록에 보면 [거머리]를 [거말리(巨末里)], [더덕]을 [가덕(加德)], [꽈리]를 [질과아리(叱科阿里)]로 적고 있다. 한자음(漢字音)에 [머, 더, 꽈]가 없다.

가령 [남산(南山) 위에서 솔방울이 땍때굴 땍때굴 굴러 떨어졌다]에서 한자음에는 [에, 땍, 때, 러, 떨, 졌]은 한자음으로는 제대로 적을 수 없다. 글자가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현실음(現實音)으로 쓰이는 한자음은 490개 쯤이다.

된소리는 [쌍(雙), 씨(氏), 끽(喫)(북한에서는 긱)]뿐이고 [너, 더, 러, 머, 버, 커, 퍼……] 등이 없고 받침 소리는 [ㄱㄴㄹㅁㅂㅇ]의 6개음 뿐이므로 한자를 가지고 우리말을 적기가 지난(至難)한 것임 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이두(吏讀)·구결(口訣)·토(吐) 등이 등장하기도 했으며 국자(國子)(廤,)라는 것도 쓰여 왔다. 그러나 이들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한글이 고마운 것이다. 우리말은 순 우리말이건 한자(漢字)말이건 외래어(外來語)이건 무엇이든 그대로 적을 수 있는 것이다.

거기다가 [낫, 낮, 낯, 낟, 낱, 났, 낳]등 표의화(表意化)로 한자의 흉내를 내고 단어(單語)중심으로 띄어 쓰는 영어(英語)의 흉내를 내서 한글 전용을 하겠다고 하여 열(熱)을 올려 왔다.

내 글자 「한글」을 사랑하는 나머지 한글에 지나친 짐을 지워준 것이다. 문자정책(文字政策)에 애국(愛國)이라는 감상적인 정서를 섞어 국민을 오도(誤導)해 온 것이다.

한자(漢字)를 중국(中國)글자 정도로, 한자어(漢字語)를 중국어(中國語)정도로 생각하는 그릇된 논리(論理)가 너무 판을 친 것이다. 「한자(漢字)·한자어(漢字語)」의 굴레에서 벗어나자는 생각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과거 너무 한자나 한자어에 의존(?)하는 추세에 있어 온 것이 사실이다.

한글 애용(愛用:한글 전용이 아님)의 정신은 좋고 되도록 순우리말을 많이 개발해서 외국어(外國語)· 외래어(外來語)의 남용을 삼가고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同價紅裳]로 한자(漢字)말을 덜 쓰는 노력은 해봄직하다. 근원적으로 문화민족(文化民族)의 긍지(矜指) 국어 사랑의 정신이 긴요한 것이다.

그러나 걱정할 일은 지나친 국수주의적(國粹主義的)인 사고방식은 금물이다. 근래에 와서 한자의 창시(創始)에 동이족(東夷族)이 주역(主役)이었다는 설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고 그러리라는 심증(心證)이 굳혀가고 있다. 실상 한자는 외국(外國) 글자 아닌 국자(國字)다.

위에서 예를 들었듯이 오랜 세월 불완전하게나마 우리말을 적어온 글자요, 한글이 없었던 시절에 너무도 많은 한자어들이 생겨났고, 우리 문화가 한자문화라 해도 좋을 정도로 우리 문화의 축적은 한자로 이루어진 것이다.

뿐인가. 훈민정음 제정후 첫 작품인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가 「海東 六龍이 샤 일마다 天福이시니 古聖이 同符시니」와 같은 국한혼용문(國漢混用文)이요 그 이후로 소설(小說)이나 언간(諺簡)등 순한글로 된 것이 없는 것이 아니나, 한적(漢籍)이나 국한혼용의 고문헌(古文獻)이 많은 것이 또한 사실이요, 무엇보다도 오늘날 국어의 70%가 한자말이라는 엄연한 현실, 유구한 한자사용의 역사(三國 이전부터 二千數百年 써옴), 고유한 한자음(字音) 1920년대의 「조선일보」,「동아일보」의 두 신문이나 개화기의 모든 교과서도 국한혼용이었고 국산한자어(産漢字語)가 많은 상황 등 어느모로 보나 한자를 국자(國字)로 보는 것이 타당한 것이다.

한글 전용을 생각하는 이들 중에는 한자어를 중국어쯤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꽤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한자어에는 중국산(中國産), 한국산(韓國産), 일본산(日本産)이 있는 바 한자전래(漢字傳來)이래 중세어(中世語), 근세어(近世語)까지에는 중국산(中國産), 한국산(韓國産) 한자어가 주류를 이루었으나 특히 19세기 후반기에 이르러 일본산(日本産) 한자어의 유입으로 문화용어, 학술용어 대부분이 일본산인데 이들은 거의 그대로 중국이나 한국에서도 통용되는 것이다.

학교(學敎), 문학(文學), 철학(哲學), 과학(科學), 심리학(心理學), 사회학(社會學)

대표(代表), 표준(標準), 보험(保險), 보증(保證), 전화(電話), 영화(映畵), 냉장고(冷藏庫)

등이 일산(日産)인데 이들은 그대로 한국은 물론이요 중국에서도 쓰이고 있는 것들이다. 다만 그 발음이 다를 뿐이다. 이들을 우리 발음으로 하면 국어가 되는 것이요, 한자로 쓰면 韓·中·日이 같은 뜻으로 이해(理解)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漢字는 우리말을 적는 國字인 동시에 한자문화권(漢字文化圈)에서 통용되는 공용문자(共用文字)인 것이다. 세계화(世界化)시대, 아태(亞太)시대에 中·日語의 기초(基礎)도 되는 漢字이기도 하다.

[한글과 漢字는 두 날개다.]라는 구호(口號)는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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