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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漢字 어휘와 성어

임형석의 한자 박물지(博物誌) <712> 相驚伯有

작성자수일재|작성시간11.12.17|조회수219 목록 댓글 0

화가 김환영 2004년 작 '호랑이와 곶감' 삽화.

 

 

  相驚伯有(상경백유)는 본디 '백유 때문에 놀란다'는 뜻.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놀라 무서워하는 것을 가리키지만, 호들갑을 떤다는 뜻으로도 쓰는 한자 성어이다. 달리 自相驚擾(자상경요), 곧 저절로 놀라서 들까분다고도 한다. 伯有는 중국 춘추시대 정나라 사람. 본명은 良宵(양소)이고 伯有는 그의 또 다른 이름이다. 春秋左傳(춘추좌전)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정나라 사람들은 백유 때문에 놀랐다. 백유가 나타났다고 누군가 말하면 모두 달아나기 바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어떤 사람은 꿈에서 백유의 이런 말을 들었다고도 했다. 임자일에 나는 사대를 죽일 것이고 내년 임인일에 공손단도 죽일 것이다 鄭人相驚以伯有曰(정인상경이백유왈) 伯有至矣(백유지의) 則皆走(즉개주) 不知所往(부지소왕) 或夢伯有曰(혹몽백유왈) 壬子(임자) 余將殺帶也(여장살대야) 明年壬寅(명년임인) 余又將殺段也(여우장살단야)'.

  정나라 권력자 伯有는 公孫段(공손단) 子晳(자석)과 맞서다가 子晳의 조카 駟帶(사대)에게 죽었다. 사람들은 포악한 伯有를 평소 무서워했는데 죽어서 惡鬼(악귀)가 되었다는 소문이 돈 것이다. 伯有 세력의 무서운 보복을 헤아린 사람들이 겁에 질린 탓에 벌어진 해프닝이겠다. 여기 임자일은 기원전 535년 3월 2일이고 임인일은 그 이듬해 1월 27일. 駟帶는 과연 임자일에 죽었고 公孫段도 과연 임인일에 죽기는 했다. 예언이며 뜬소문이 일보다 먼저인지 일이 터지고 말을 맞춘 것인지 알기는 어렵겠다. 살아서도 골치였던 伯有가 죽어서도 사람들 꿈자리를 뒤숭숭하게 만든 것은 분명하다. '편안한 잠자리가 되라'는 자기 이름의 본래 뜻과 달리 말이다.

경성대 중어중문학과 초빙외래교수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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