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을 묵상하는 시 모음> 정연복의 ‘꽃과 구원’ 외
+ 꽃과 구원
꽃 앞에 서 있으면
내 마음도 꽃이 됩니다
하얀 꽃 앞에서
내 마음도 하얗게
한순간 밝고
깨끗해집니다.
꽃을 싫어하는 사람은
세상에 하나도 없습니다
아무리 악인이라도
꽃 앞에서는 선한 마음이 됩니다
아무래도 꽃은
구원의 통로입니다.
+ 구원
구원은 신비하지 않다
사랑이 구원이다
사람들 사이에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이 구원이다.
구원은 하늘로부터 오는 게 아니다
구원은 지상의 일이다
오늘 이 땅에서
사랑을 주고받는 것이 구원이다.
구원은 종교만의 일이 아니라
다분히 세속의 일이요
구원은 이 세상의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진다.
구원자는 전능한 초월자가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구원자다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구원자가 될 수 있다.
예수가 구원자라는 말은
그가 사랑을 완성했다는 뜻이요
완전에 가까울 만큼
사랑을 실천했다는 뜻이다
예수를 가만히 살펴보면
참사랑의 실체를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도 예수처럼 살고
예수처럼 사랑해야 한다
사랑은 끝없지만
우리에게도 사랑의 잠재력이 있다
너와 나, 우리 모두
사랑으로 구원자가 될 수 있다.
굶주린 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절망한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으로
우리는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
누군가의 구원자가 될 수 있다.
구원은 저 하늘에 있지 않다
바로 여기, 이 땅에 있다
우리 곁에, 우리 사이에
우리 안에 구원이 있다.
+ 구원
사람을 살리는 구원은
멀리에서 오는 게 아니다
구원자는 하늘로부터
은빛 구름을 타고 오지 않는다
구원은 바로
사람들 사이에 있다.
절망한 이들에게 보내는
한마디의 따뜻한 위로
슬픔에 젖은 이들에게 말없이
건네주는 손수건 한 장
지쳐 쓰러질 것 같은 이들에게
슬며시 대주는 어깨와 등
자책감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전하는
용서와 격려의 말
일상생활 속의
이런 작고 하찮은 것들이
죽어 가는 생명을 살리고
새 삶의 희망과 용기를 가져온다.
+ 구원
시들어가는 화초에
물을 좀 주면
새 생명같이
활기차게 되살아난다.
별것 아닌
한 바가지 물이
목마른 화초에게는
엄청난 구원의 선물인 거다.
구원은
십 원 빼기 일 원
하찮은 동전같이
작은 것이 구원을 가져온다.
+ 구원
이렇게 살아서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삶에 대한
깊은 회의감이 드는데.
너른 세상에
덩그러니 나 홀로인 듯
외롭고 쓸쓸해서
가슴속 눈물바다 되었는데.
삶의 기쁨과 즐거움
사랑의 행복에 젖어 드는
좋은 날이 내게도 찾아올까
의심의 구름 걷히지 않는데.
아기 손톱같이 작은 온몸
흠뻑 찬비에 젖고서도
살아 있어 참 좋다고
밝게 웃고 있는 들꽃 하나.
+ 구원에 대한 묵상
구원은
하늘로부터 오지 않는다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구원의 선물은 없다.
인간의 구원은
사람들 사이에서 온다
서로 아끼고 사랑함으로써
사람들은 서로를 구원하는 것이다.
예수가 구원자라는 신앙고백의
행간을 잘 읽어야 한다
예수는 지상에서 살면서
사랑하는 일에 혼신의 힘을 다했고
그 사랑이 너무도 깊고 진실했기에
사랑의 신으로 고백되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사랑의 힘을 굳게 믿는 것이요
예수를 따른다는 것은
사랑에 목숨 바치는 것이다.
+ 구원에 대한 묵상
<죄와 벌>
<카라마조프의 형제> 등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은 소설로 유명한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한다”고 말했다죠?
이 말이 주는 감동도
적지 않지만
나도 한마디
감히 해보고 싶어요.
“세상 모르는
아가야
네 해맑은 웃음이
날 구원한다.”
+ 구원의 통로
구원은 사람을 살리는 일이요
사람이 사람답게 변하는 일인데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것은
참 다양하다.
성경을 통해 삶이 달라졌다면
그 사람에게는 성경이 구원의 통로
예수를 통해 사랑에 눈떴다면
그 사람에게는 예수가 구원의 통로
교회 생활을 통해 공동체 삶을 배웠다면
그 사람에게는 교회가 구원의 통로
기도 생활을 통해 진실한 삶의 길을 알았다면
그 사람에게는 기도가 구원의 통로
그러므로 기독교가 구원의 통로라는 주장도
나름대로 일리 있다.
하지만 기독교 바깥에도
구원의 통로는 얼마든지 있다
불교를 통해 삶이 변화된 사람들이 있고
또 다른 종교를 통해 그리된 사람들도 있다
따라서 기독교만이 구원의 유일한 통로라는
주장은 매우 편협하고 독선적이다.
종교만이 구원의 통로인 게 아니다
종교와 무관한 구원의 통로도 있다
한 송이 들꽃에서
생명의 신비를 깨닫는 사람들도 있다
한 그루 나무에서
삶의 참모습을 발견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철 변함없는 산에서
생활의 진리를 발견하는 사람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