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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지혜

선사들의 선문답(마조. 임제. 조주)

작성자박법종|작성시간10.02.06|조회수2,730 목록 댓글 0

선사들의 선문답

 

 

마조편

1>

남악회양(南岳懷讓)이 마조를 처음 보았을 때,

그는 마조가 한 눈에 법기(法器)임을 알아보았다.

회양은 좌선하고 있는 마조를 찾아가 물었다.

"대덕(大德)은 무엇을 얻을려고 좌선을 하는가 ?"

마조가 대답하였다.

"불성(佛性)을 얻으려 합니다."

그러자 회양은 부근에 있던 기왓장 하나를 집어 들더니

마조 앞에서 갈기 시작하였다.

마조가 물었다.

"기왓장은 갈아서 무엇에 쓰실 겁니까 ?"

회양이 대답했다.

"거울로 쓰려고 하네."

이에 마조가 빈정거렸다.

"그런다고 기왓장이 거울이 되겠습니까 ?"

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회양이 일갈했다.

"기왓장이 거울이 될 수 없다면 좌선으로

부처가 되겠는가 ?"

마조가 물었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

회양이 말했다.

"소가 수레를 끌고 가는데 수레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수레를 다그쳐야 하겠는가, 아니면 소를

다그쳐야 하겠는가 ?"

마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회양이 다시 말했다.

"그대는 좌불(坐佛)을 흉내내고 싶은 것인가 ?

아니면 좌선(坐禪)을 배우고 싶은 것인가 ?

만일 좌불을 흉내내고 싶다면, 부처는 정해진

모양새가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 그리고 좌선을 배우고

싶다면, 선이란 결코 앉거나 눕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라. 법은 영원히 계속 이어질 뿐, 결코 머무는

적이 없다. 좌불을 흉내내는 것은 곧 부처를 죽이는 것이다.

앉음새에 집착하면 정작 깊은 이치에는 이를 수가 없다."

 

2>

회양으로부터 법(dharma)의 의미에 대해 가르침을

듣고 난 후, 마조는 더할 나위 없이 달콤한 감로수를

마신 기분이었다. 그는 스승에게 큰 절을 올리고 나서

다시 물었다.

"마음가짐을 어떻게 하면 무상삼매(無相三昧)에 이를 수

있겠습니까 ?"

회양이 말했다.

"그대가 내면의 지혜로 가는 길을 개척하고 있는 것은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다. 내가 그 법의 요지를 말해주는

것은 마치 하늘이 내려주는 단비와도 같은 것이다.

그대는 가르침을 받고 있으니 반드시 도(道)를 보게 되리라."

마조가 다시 물었다.

"도는 색깔과 형상이 아닌데 어떻게 그것을 볼 수

있겠습니까 ?"

회양이 말했다.

"심지(心地)의 법안(法眼)은 능히 도를 볼 수 있다.

무상삼매도 마찬가지다."

마조가 물었다.

"거기에도 성주괴공(成住壞空)이 있습니까 ?"

이에 대해 회양이 답했다.

"이루고(成), 파하고(壞), 모으고(聚), 흩어진다는(散)

관점에서 본다면, 진정으로 도를 보는 것이 아니다.

자, 나의 게송(揭頌)을 들어보라."

"무심(無心)의 땅이 품고 있는 여러 씨앗은

단비 올 때 한결같이 싹터 오르네.

삼매의 꽃은 형태와 색깔이 없으니

피고 짐이 또다시 있을 리 있겠는가 ?"

 

마조는 이에 문득 개오(開悟)하고 마음속에 초연함을 느꼈다.

이후 제자로서 십년을 시봉(侍奉)하니, 나날이 그 깨달음이

깊어 갔다.

 

3>

어느 날 마조가 강서(江西)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스승이 계신 곳을 들렀다. 마조가 향을 사르고 엎드려

절하자, 회양은 이런 게송을 읊었다.

"나는 그대가 집에 가지 않기를 충고한다.

그대가 간다 해도 도(道)는 움직이지 않는다.

옆집에 사는 늙은 여인은 그대의 어린 시절 이름을 부르리라."

마조는 스승의 충고를 받아들여 다시 태어난다 해도 집에는

가지 않기로 맹세했다.

그후 오직 강서(江西)에만 머물렀는데, 사방에서 제자들이

모여 들었다.

 

어느날 대매(大梅)라는 승려가 처음으로 마조를 친견하고

나서 물었다.

"부처란 무엇입니까 ?"

마조가 말했다.

"현재의 이 마음이 곧 부처다(卽心是佛)."

이 말을 듣고 대매는 문득 깨달았다. 이후 그는 대매산으로

돌아가 몇 년이 지나도록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어느 날 마조는 한 승려를 보내 그를 시험해 보도록 했다.

승려가 대매에게 물었다.

"도대체 마조 스님께 무슨 말씀을 듣고 깨달음을

얻으셨습니까 ?"

대매가 말했다.

"현재의 이 마음이 곧 부처라는 말을 들었지."

"그런데 요즘 들어 마조 스님의 말씀이 좀 달라지셨습니다."

"어떻게 달라졌단 말인가 ?"

"이제 마조 스님은 이 마음 자체는 마음도 부처도 아니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非心非佛)."

대매가 말했다.

"그 늙은이가 사람을 헷갈리게 만드는 짓을 언제나 그만둘까?

그가 아무리 '비심비불(非心非佛)'을 말한다 해도 나는

오로지 '즉심즉불(卽心卽佛)'일 뿐이다.!"

승려가 돌아와 마조에게 사실을 이야기하자 마조가 말했다.

"매실이 다 익었구나!"

 

4>

 

어느 날 백장(百丈)이 마조를 시봉(侍奉)하여

산보를 나갔다.

그때 돌연, 머리 위로 들오리 떼가 날아 올랐다.

마조가 물었다.

"이 것이 무엇인가 ?"

백장이 말했다.

"들오리입니다."

"어디로 갔는가 ?"

"그냥 날아가 버렸습니다."

그러자 마조가 느닷없이 백장의 코를 잡아 비틀었다.

백장이 고통을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마조가 말했다.

"날아가 버렸다고 ? 그들은 처음부터 여기에 있었다 !"

그 순간 백장이 문득 깨달았다.

 

이튿날 마조가 법당에 올라 법좌에 앉았다.

이윽고 대중이 다 모이자 백장이 돌연 몸을 일으켜 자리를

걷어 버렸다. 그러자 마조는 곧 방장으로 돌아갔다.

백장이 그를 따라 들어갔다.

마조가 물었다.

"아까 내가 미처 설법을 시작하기도 전에 왜 자리를 걷어

버렸는가 ?"

백장이 말했다.

"어제는 스님께 코를 비틀려서 아파 혼났습니다."

"어제 너는 마음을 어디에 두고 있었는가 ?"

"오늘은 이제 코가 아프지 않습니다."

그러자 마조가 말했다.

"어제의 일을 잘 알고 있구나."

 

5>

마조에게는 세 명의 걸출한 제자가 있었다.

그들은 남전(南泉), 서당(西堂), 회해(懷海)로

스승과 특별히 친밀한 관계를 즐겼다.

어느날 그들은 마조를 따라 달맞이를 갔다.

마조가 물었다.

"이런 때는 무엇을 하는 게 가장 좋겠는가 ?"

서당이 먼저 말했다.

"공양에 좋은 시간입니다."

회해가 말했다.

"수행하기에 좋은 시간입니다."

남전은 아무 말없이 휙하니 옷깃을 떨치며 물러갔다.

마조가 서당지장(西堂智藏)을 돌아보며 말했다.

"경(經)은 장(藏)에 들 것이다."

(마조는 지장(智藏)의 이름을 가지고 농담을 하고 있다.

지장의 장(藏)은 바구니를 의미한다. 즉, 붓다의 말을

담아 갖고 다닐 수 있는 바구니라는 뜻이다.)

그다음 마조는 회해(懷海)를 돌아보며 말했다.

"선(禪)은 바다로 돌아갈 것이다."

(마조는 두 번째 농담을 하고 있다. 회해의 해(海)는 바다를

뜻하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마조는 결론을 내리듯이 말했다.

"오직 남전만이 물외(物外)에 초연하구나."

 

6>

 

마조는 제자들을 다룸에 있어 효과적인 수단을 찾아내는

뛰어난 재주를 갖고 있었다. 이것은 석공혜장(石鞏慧藏)과의

대화에서 잘 나타난다.

혜장은 원래 사냥을 업으로 생업으로 삼고 살아가며 승려와

마주치는 것을 꺼렸다. 어느날 한 떼의 사슴을 쫓다가 마조가

머무르는 암자를 지나치게 되었는데, 마침 밖에 나와 있던

마조와 마주쳤다.

혜장이 물었다.

"혹시 사슴이 지나가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까 ?"

이에 마조가 되물었다.

"그대는 누구인가 ?"

"사냥꾼입니다."

"그대는 활 쏘는 법을 아는가 ?"

"물론 잘 쏘지요."

"화살 한 대로 몇 마리나 맞출 수 있나 ?"

"화살 한 대로는 한 마리밖에 못 맞추지요."

"신통치 않군."

"스님은 잘 쏘십니까 ?"

"암 잘 쏘지."

"화살 하나로 몇 마리나 잡으십니까 ?"

"한 번에 떼거리 전부를 잡는다네."

"이도 저도 다 생명이 있는 것들인데, 그렇게 마구 잡아도

되겠습니까 ?"

그렇게 잘 알면서 왜 그대 자신은 쏘지 않는가 ?"

"저 자신을 잡으려 해도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습니다."

이에 마조가 말했다.

"그대는 영겁 동안 무명번뇌(무명번뇌)를 쌓아 왔다.

그러나 오늘, 그 끝없는 과정은 돌연 멈추었다 !"

혜장은 그 자리에서 화살을 꺾어 팽개쳤다. 그리고 출가하여

마조의 제자가 되었다.

 

얼마쯤 세월이 흐른 후, 혜장이 부엌에서 일하고 있는데

마조가 물었다.

"무엇을 하고 있는가 ?"

혜장이 말했다.

"소를 돌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돌보는가 ?"

"풀밭에 들어갔다 하면 즉시 고삐를 바싹 잡아당깁니다."

마조가 말했다.

"자네는 소를 돌볼 줄 아는군 !"

 

7>

약산유엄(藥山惟儼)은 율장학파(律藏學派)에서

불교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경전 연구에 조예가 깊었으며,

선에 입문하기 전까지 고행 수도 생활을 하였다.

그러나 그는 이런 것들이 궁극적인 목표가 될 수 없음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법(dharma)의 형식화를 넘어 진정한

자유와 순수성을 염원했다. 그래서 스승을 구하던 중,

석두(石頭)를 만나게 되었다.

약산유엄(藥山惟儼)은 처음으로 석두(石頭)를 친견하고

나서 물었다.

"삼승십이분교(三乘十二分敎)는 대강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근래 남방에서는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을 가르치고 있다고 들었는데, 저는

아직 그에 대해 아는 게 없습니다. 아무쪼록 자비를

베푸셔서 이에 대한 가르침을 주십시오."

석두가 말했다.

"긍정해도 소용없고 부정해도 소용없다. 또 긍정과 부정을

동시에 해도 소용없다. 자네라면 어찌 하겠는가 ?"

약산이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그러자 석두가 노골적으로 말했다.

"자네는 나와 인연이 없는 듯하니 마조 스님께 가 보게."

약산은 석두의 말에 따라 마조를 찾아갔다. 그는 공손하게

예를 올리고는 석두에게 물었던 것과 똑같은 질문을 했다.

마조가 말했다.

"나는 어떤 때는 그의 눈썹을 치켜 올려 눈을 깜박거리게

만든다. 또 어떤 때는 그가 눈썹을 치켜 올리거나 눈을

깜박거리도록 가만 놔두지 않는다. 어떤 때는 눈썹을 치켜

올리고 눈을 깜박거리는 자가 그이며, 어떤 때는 눈썹을

치켜 올리고 눈을 깜박거리지도 않는 자가 그이다.

그대는 이것을 이해하겠는가 ?"

이 때 약산과 마조의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 약산은 문득

깨달았다. 그는 마조에게 큰절을 올렸다.

마조가 물었다.

"무엇을 알았길래 절을 하는가 ?"

약산이 말했다.

"제가 석두 스님께 있을 때에는 마치 쇠소(鐵牛)에 매달린

모기 같았습니다."

"이제 그와 같이 깨달았으니 잘 지켜 보전하라."

약산이 마조의 곁에서 시봉(侍奉)하기 삼 년, 어느날 마조가

물었다.

"요즘은 무엇을 보고 있는가 ?"

약산이 대답했다.

"피부가 모두 벗겨져 나가고 오직 진실만이 남았습니다."

마조가 말했다.

"이제 자네가 얻은 것은 마음의 근본과 하나가 되었다.

그래서 손끝에서 발끝까지 그것이 닿지 않는 곳이 없구나.

이제 자네는 대나무 밧줄 세 가닥을 허리에 동여매고 아무

산이나 들어가 있게."

약산이 물었다.

"저보고 어떻게 하라고 산에 들어가라 하십니까 ?"

"그렇지 않다 ! 머물지 않고 계속 여행할 수도 없는 일이며,

여행하지 않고 계속 머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젠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곳으로 나아가고, 더 이상 할 수 없는 것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 위의 배처럼 이곳 저곳

떠다니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이곳은 자네가 영원히

머물 곳이 아니다."

 

8>

한 중이 마조 앞에 네 개의 선을 그었다. 위의 한 선은 길고,

나머지 세 개의 선은 짧았다. 그리고는 마조에게 물었다.

"한 선은 길고, 다른 세 선은 짧다고 말하는 것 외에 뭐라고

말씀하시겠습니까 ?"

그러자 마조는 땅바닥에 한 선을 더 그어놓고 말했다.

"이 선을 짧다고도 길다고도 말할 수 없다.

이것이 그 답변이다 !"

 

한 중이 물었다.

"달마가 서쪽에서 온 뜻은 무엇입니까 ?"

마조가 말했다.

"자네의 '뜻'이라는 말은 어떤 뜻인가 ?"

다시 중이 똑같은 질문을 던지자, 마조는 그를 한 대

쥐어 박더니 말했다.

"자네를 때리지 않았다면 제방(諸方)의 선지식이

나를 비웃을 것이다 !"

 

법회(법회)가 마조에게 물었다.

"달마가 서쪽에서 온 뜻은 무엇입니까 ?"

마조가 말했다.

"쉿 ! 목소리르 낮추고 좀더 가까이 오라."

법회가 가까이 갔다. 마조는 느닷없이 주먹을 한 대 먹이면서

말했다.

"여섯 귀로 상의할 일이 아니다. 내일 다시 오너라."

이튿날 법회는 법당에 들어가 말했다.

"오늘은 꼭 말씀해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마조가 말했다.

"저리 비켜라. 다시 기회가 있으면 법당으로 오너라.

그 때는 대중 앞에서 밝혀주지 !"

그 순간 법회는 문득 깨달았다.

법회가 말했다.

"그것을 증명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법회는 법당을 한 바퀴 돌고 밖으로 사라졌다.

 

9>

 

방거사(龐居士)가 마조에게 물었다.

"일체의 법(dharma)과 무관한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

마조가 대답했다.

"서강(西江) 물을 다 마시고 오면 그때 가르쳐 주지."

이말을 듣고 방거사가 문득 깨달은 바가 있었다.

그후 그는 2년 동안 마조의 절에 머물렀다.

 

마조가 말했다.

"모든 법은 마음에서 유래하며, 모든 명칭은

마음의 명칭이다. 실로 모든 법이 마음에서 생기나니,

마음이야말로 모든 법의 근본인 셈이다.

예를 들어 말하자면, 물 위에 비친 달 그림자는 그 모양이

여럿이지만 정작 달 자체는 하나인 것과 같다. 마찬가지로

물줄기는 여럿이지만 물이라는 본질에 있어서는 아무

차이도 없다. 수없이 많은 삼라만상이 있지만 공(空)

안에는 아무 차별도 없다. 도리(道理)를 설하는 이론은

많지만 자유자재한 지혜는 하나이다. 이처럼 모든 것은

하나의 마음에 근본을 둔다.

일체의 법 모두가 불법(佛法)이다. 갖가지 법이 나름대로

해탈(解脫)이며, 해탈은 진여(眞如)와 다르지 않다.

일상 생활 가운데 가고, 오고, 머물고, 앉고, 눕고 하는

모든 것이 신기한 일이다. 거기엔 시간의 흐름이

필요치 않다. 경에 이르기를 '어느 곳이나 부처 없는 곳이

없다'고 했다."

 

마조가 말했다.

"도를 닦아 익힐 필요가 없다. 오직 더러움에 물들지 않으면

된다. 마음이 생과 죽음, 행동을 꾀하는 것에 물들어 있다면

그것이 바로 더러움이다. 도를 이루고 싶은 마음이 있는가 ?

평상시의 이 마음이 바로 도이다.

평상심(平常心)은 일부러 짐짓 꾸미지도 않고, 옳고

그름으로부터 자유로우며, 취사 선택에 얽매이지 않고,

평범함과 성스러움을 구분짓지 않으며......

걷고, 서고, 앉고, 눕고 하는 일상적인 행동들,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이 모든 것이 도인 것이다."

 

10>

어느 날, 한 중이 마조를 친견하러 왔다. 마조는 땅바닥에

동그라미 하나를 그려 보이며 말했다.

"들어가도 맞고, 안 들어가도 맞는다.!"

이에 중이 서슴없이 원 안에 들어갔다. 마조가

그를 내리쳤다.

중이 말했다.

"저를 때리신 것은 옳은 처사가 아닙니다!"

마조는 주장자에 기대어 사라졌다.

 

방거사가 마조에게 물었다.

"물은 근육도 뼈도 없지난 만석(萬石)을 싣는 배라도

거뜬히 받친다고 합니다. 이것은 어떤 도리입니까 ?"

마조가 말했다.

"여기는 물도 없는데, 근육이니 뼈니 하는 것은

또 웬 말인가 ?"

 

어느 날, 은봉(隱峰)이 수레를 밀고 가는데, 마조가

다리를 뻗고 주저앉아 길을 가로 막았다.

은봉이 말했다.

"스승님, 다리 좀 거두어 주십시오."

마조가 말했다.

"한 번 뻗은 것은 다시 거두어 들일 수 없다!"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다시 되돌릴 수 없습니다!"

말을 마치자 은봉은 계속 수레를 밀고 나아갔다.

결국 마조는 다리를 다치고 말았다. 법당으로 돌아왔을 때,

마조는 도끼를 손에 들고 소리쳤다.

"아까 내 다리에 상처를 입힌 놈은 썩 앞으로 나서라!"

은봉이 망설이지 않고 앞으로 나서더니, 마조 앞에 고개를

들이밀었다.

그러자 마조는 도끼를 내려 놓았다.

 

마조는 수수께끼 같은 방식으로 급소를 찌르는데 결코

기회를 놓치는 법이 없었다. 심지어는 임종을 앞두고

중병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도 근황을 묻는 제자에게

유명한 대답을 남겼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일면불(日面佛), 월면불(月面佛)"

 

어느 날, 마조는 절 가까이에 있는 석문산(石門山)에

올랐다. 그는 얼마 동안 숲 속을 거닐면서 명상했다.

그러다가 동굴이 무너져 평평해진 것을 보고 동행한

시자(侍者)에게 말했다.

"다음 달, 나의 육신은 땅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는 산에서 돌아와 곧 몸져 누웠다. 다음 달인 2월 4일

그는 목욕을 마치고 결가부좌를 한 채로 입적(入寂)했다.

여든의 나이었다.

 

 

임제

1>임제는 '할'의 조사로 유명하다.

어느날 한 승려가 임제에게 물었다.

"불법(불법)의 대의는 무엇입니까 ?"

임제는 즉각 일갈했다. 그러자 그 승려는 절을 했다.

임제가 물었다.

"그대는 나의 이 일갈이 훌륭하다고 생각하는가 ?"

그 승려가 대답했다.

"들판의 도적은 완패했습니다."

임제가 물었다.

"어디에 나의 허물이 있는가 ?"

그 승려가 대답했다.

"또다시 범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습니다."

임제가 다시 일갈했다.

 

2>어느 날 임제가 말했다.

 

"나에게 오는 사람을 나는 단 한 사람도 잘못 보지 않는다.

상대가 어디에서 오는지 정확히 알아본다. 특정한 모습으로

오는 자는 마치 자기 자신을 잃어 버린 것과 다름이 없고,

특정한 모습으로 오지 않는 자는 끈도 없이 자기를 묶어

버리는 것과 같다. 언제 어떠한 경우라도 함부로 억측하지

마라. 이해를 했거나 못했거나 모두 잘못된 것이다.

 

나는 이것을 분명히 말한다. 세상 사람들이 제멋대로

나를 비난해도 상관없다."

 

선사는 또 말했다.

 

"한마디 한마디(一句)에 세가지 신비의 문(三玄門)을

갖추어야 한다. 또 그 신비의 문 하나하나가 세가지

정수(三要)를 갖추어야 한다. 바로 거기에 방편이 있고

작용도 있다. 그대들은 이를 어떻게 이해하는가 ?"

 

선사는 이 말을 마치고 법좌에서 내려왔다.

 

3>

어느 날 임제가 말했다.

 

"도를 닦는 벗들이여. 그대들은 옛 선사들이 말씀한

언구에 매달려, 그걸 진실한 길로 보면서 '이들 선지식은

훌륭하다, 나는 범부의 마음이니 어찌 그 고명한 선사들의

뜻을 헤아릴 수 있겠는가 ?'하고 말한다.

 

이 눈먼 바보들아 ! 그대들은 평생 그런 견해를 간직한 채

살아가면서 스스로 두 눈을 가리고 있다. 위대한 선사들만이

감히 붓다와 조사를 비방한다. 옛 선인들은 어딜 가더라도

사람들이 믿어주질 않아 추방되고 나서야 비로소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만일 그들이 가는 곳마다 인정받았다면 그런

사람들이 무슨 훌륭한 점이 있겠는가 ? 그래서 '사자가 한번

포효하면 여우의 머리통이 깨진다'고 말하는 것이다."

 

 

4>어느 날, 임제와 보화(普化)가 한 시주(施主)의 집에서

베푼 공양에 참석하고 있었다.

 

임제가 말했다.

 

"머리털 하나가 큰 바다를 삼키고 한 알의 겨자씨가

수미산(須彌山)을 담는다고 하는데, 이는 신통하고 묘한

작용인가, 아니면 근본바탕이 그렇기 때문인가 ?"

보화는 밥상을 걷어차 엎어 버렸다.

임제가 소리쳤다.

"너무 거칠구나 !"

보화가 반박했다.

"여기가 어디라고 거칠다 세련되다 떠드십니까 ?"

 

5>

다음날, 임제와 보화가 다시 공양에 참석하고 있었다.

임제가 물었다.

"오늘 공양은 어제에 비해 어떤가 ?"

보화가 또 밥상을 걷어차 버렸다.

임제가 말했다.

"훌륭하긴 한데 너무 거칠구나 !"

보화가 말했다.

"이 눈먼 작자야 ! 불법에 무슨 거칠고 세밀함이 있다고

떠드는가 ?"

임제가 혓바닥을 내밀었다.

 

 

6>

 

임제가 운암(雲岩)의 제자인 행산(杏山)에게 물었다.

"무엇이 빈 터의 흰 소인가 ?"

행산이 응답했다.

"움-머, 움-머."

임제가 말했다.

"자네 벙어리인가 ?"

행산이 말했다.

"스님께서는 어떠십니까 ?"

임제가 말했다.

"이 짐승아 !"

 

임제가 한 비구니에게 물었다.

"잘 왔는가, 잘못 왔는가 ?"

비구니가 소리쳤다.

"할!"

그러자 임제가 주장자를 집어 들고 외쳤다.

"다시 말해 보아라. 다시 말해!"

비구니가 다시 '할!' 했다.

그러자 임제는 그대로 후려쳤다.

 

임제가 낙보(樂普)에게 물었다.

"예로부터 한 사람은 몽둥이(棒)을 쓰고, 한 사람은

고함(喝)을 질렀다.

어느쪽이 진실한가 ?"

낙보가 말했다.

"둘 다 진실하지 못합니다."

임제가 말했다.

"그러면 진실한 것은 무었이냐 ?

낙보가 바로 '할!'하고 고함을 질렀다.

그러자 임제가 후려쳤다.

 

7>

임제가 봉림(鳳林)을 방문했다.

봉림이 말했다.

"바다 위를 비추는 달은 하도 밝아서 그림자가 없는데,

노니는 물고기가 제 스스로 속는구나."

임제가 말했다.

"바다에 비친 달이 그림자가 없다면 어찌 물고기가

속는단 말인가 ?"

봉림이 말했다.

"바람부는 것을 보고 물결이는 것을 아니, 물을 가늠하여

작은 배에 돛을 올린다."

임제가 말했다.

"홀로 비추는 둥근 달 아래 강산은 고요한데, 나 홀로

크게 웃는 소리가 천지를 놀라게 하는구나."

봉림이 말했다.

"세 치 혀를 가지고 천지를 꾸미는 것은 임의대로 하되,

지금 현재에 맞는 한 구절을 일러 보시오."

임제가 말했다.

"길에서 검객을 만나면 칼을 바치되, 시인이 아닌

사람에게는 시를 보이지 마시오."

 

 

8>

임제가 금우(金牛)를 찾아갔다.

금우는 임제가 자기의 절에 오는 것을 보고는 주장자를

가로 뉘여 막고서 문에 걸터앉았다.

임제는 손으로 주장자를 세 번 두드리고 방에 들어가

제일 상석에 앉았다.

금우가 들어와 임제를 보고는 말했다.

"주인과 손님의 만남에는 각별한 예의가 있는 법인데,

그대는 어디에서 왔기에 이리도 무례한가 ?"

임제가 말했다.

"노화상께서는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

금우가 막 입을 열려고 하는데 임제가 그대로 후려쳤다.

금우가 넘어지는 시늉을 하지 임제는 다시 한번 후려쳤다.

금우가 말했다.

"오늘은 내게 이득이 없구나."

후에, 위산이 앙산에게 물었다.

"이 두 큰스님 중에 이기고 진 사람이 있느냐 ?"

앙산이 말했다.

"이긴 자는 철저히 이겼고, 진 자는 철저하게 졌습니다."

 

 

9>

 

임제가 말했다.

"나는 마음 바탕의 법(心地法)을 설한다. 이 마음 바탕의

법은 능히 자유롭게 범부의 경지에 들어가고 성인의

경지로도 들어간다. 만일 그대들이 지어낸 진(眞)과 속(俗),

범부와 성인의 구별로써 진속범성(眞俗凡聖)의 세계에

차별적인 이름을 붙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잘못이다. 이 진속범성이 '참사람'에게 이름을

붙일 수는 없다.

도를 닦는 여러 벗들이여 ! 잡았으면 그대로 쓸 뿐 결코

이름을 붙이지 말아야 하니,

이를 일러 '깊은 뜻(玄旨)'이라고 한다."

 

 

자신의 생애를 마감하기로 작정했을 때, 임제는 가장 깨끗한

가사를 입고 자리에 바로 앉아서 운집한 제자들에게 말했다.

"내가 가고 난 다음에 나의 정법안장(正法眼藏)이 없어지지

않도록 하라."

수제자인 삼성(三聖)이 나와서 말했다.

"누가 감히 스승님의 정법안장을 없앨 수 있겠습니까 ?"

임제가 말했다.

"훗날 사람들이 너에게 정법안장에 대해 묻는다면 너는

뭐라고 대답하겠느냐 ?"

삼성이 바로 '할!' 했다.

임제가 말했다.

"나의 정법안장이 이 눈먼 당나귀에게서 멸해 버릴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

 

 

조주

1>조주는 남전선원(南泉禪院)에 처음 들어간 후,

승당(僧堂)에서 노두(爐頭)를 맡았다.

어느 날, 그는 승당 문을 잠그고 불을 피워 연기가

가득 차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불이야, 불이야 ! 살려 줘 !'하고 소리쳤다.

대중이 문 앞으로 달려가자 조주가 말했다.

"옳은 말을 내놓지 않으면 문을 열지 않겠다."

대중에게서 아무 응답이 없었다. 그런데 남전이 창문으로

열쇠를 던져 넣으니 조주는 즉시 문을 열고 나왔다.

 

2>조주는 심십년 동안 남전과 함께 지냈다.

그리고 깨달음을 얻은 후 조주는 관음원(觀音院)에서

삼십 년을 더 살았다.

한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방 굴뚝에서 연기가 일지만 나는 부질없이 바라보노라.

만두와 찐떡도 작년에 이별하였고

오늘 생각해 보니 공연히 군침만 도는구나.

불교를 생각함도 없이 한탄만 잦구나.

백 집을 뒤져봐도 좋은 사람 없어라.

찾아오는 사람은 오직 차를 마시겠다고 하는데

차를 마시지 못하면 화를 내고 가 버린다.

 

 

3>

한 승려가 물었다.

"스님께서는 세상이 무너져도 이 본성은 괴멸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본성'이란 무엇입니까 ?"

조주가 대답했다.

"5온(蘊)과 4대(大)이다."

승려가 다시 물었다.

"그것 또한 괴멸되는 것입니다. 괴멸되지 않을

이 '본성'이란 무엇입니까 ?"

조주가 대답했다.

"4대(大)와 5온(蘊)이다."

 

4>

한 승려가 조주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있었다.

조주가 물었다.

"어디로 가는가 ?"

승려가 대답했다.

"불법을 배우러 행각을 떠납니다."

조주가 말했다.

"붓다가 있는 곳엔 머물지 말고 붓다가 없는 곳은 재빨리

지나가라. 어느 누구에게도 불법을 전하려 하지 마라."

승려가 말했다.

"그렇다면 가지 않겠습니다."

조주가 말했다.

"안녕, 잘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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