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 이불 / 안 미숙
사람이 가고 이불장이 되었다
걱정이 생기면 엄마처럼 꼭 안고
한숨 깊이 자고 일어난다
무서운 일을 당했을 때
머리끝까지 눌려 쓰면 불안을 잠재워
한밤중에 스르르 발목을 당겨
섬뜩한 기운 속으로 내모는 악몽도
지그시 눌러 재워주지
착한 사람은 멀리 가서도 온기를 보낸다
삶을 반듯하게 개켜
남은 이의 마음 위에 올려놓았다
기억을 타면 추억이란
솜이불 한 채 새로 지어지고
부풀어 오르는 빈 날들
홀로 견디던 시간이 훈훈하게 돌아간다
난 자리가 풍경을 완성한다
어떤 이불은
생각만으로도 고약한 냄새가 진동한다
한 번 펴보았을 뿐인데
검은 손이
죽어서도 숨통을 짓누른다
끝내 가져가지 않는 무거움
누가 주워가라 한 길에 끌어다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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