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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사랑하는 일 / 피 재현

작성자淸掃 안미숙|작성시간26.06.10|조회수9 목록 댓글 0

손을 사랑하는 일 / 피 재현

손을 사랑해보자 마음먹었다
손을 사랑하는 일이란 왼손이 오른손을 잡아주는 일
자주자주 쓰다듬어주는 일
서로서로 감싸주는 일 바람 앞에 감추어주는 일
이 손으로 얼마나 자주 손사래를 쳤던가
이 손으로 얼마나 많은 인연들을 손 흔들어 떠나보냈던가
손을 사랑해보자 마음먹은 것은 좀처럼 낫지 않는 갈라진
내 손을 보고 친구가 구해다 준 오소리기름 덕분인데
잘 때마다 꼭꼭 바르라는 그 친구의 말 때문에
자기 전에 꼭 내 손을 들여다보고 왼손이 오른손에
오른손이 왼손에 오소리기름을 발라주고 쓰다듬어주고
살 부비며 신혼처럼 서로 살가워진 때문인데
문득 내가 악수를 싫어한다는 생각에 이르자
국회의원 출마한 사람처럼은 아니더라도
자주자주 누군가의 손을 잡고 그것도 덥석 끌어다 잡고
당신의 손을 사랑한다고 말할걸 그랬나
따뜻한 손은 따뜻해서 참 좋다고 하고 차가운 손은 오래 잡고
있을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굳은살이 박여 험악해진 내 손이 왼손은 오른손에게 미안하고
오른손은 왼손에게 미안해서 오래오래 쓰다듬다가
두 손 꼭 잡고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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