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부러진 못 / 박상조
아마도 나의 긴 전생은 세상에서 가장
못을 잘 박았던 목수였던 게다
그러니까 못질을 좀 해본 사람들은 다 안다
나를 가장 아껴주고 사랑해주었던
나를 가장 아파했던 그 어디쯤
생각만 해도 목이 꽉 메는 그 어디쯤
그저 안부만 물어도 눈밑이 툭, 불거지는
저 가시 같은 어디쯤에
애당초 무슨 죄 같은 건 몰랐으니
시뻘건 불 속을 뛰어들었던 부나비처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철없이
청춘을 지고 또 지고서
그렇게 많은 불온을 짓고 또 짓고서
어느덧 지상의 모든 죄들이 집으로 돌아오면
그제야 덩그러니 눈앞에 보이는
늙은 집 한 채
이미 어머닌 내 안에 구부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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