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시를 쓰고 있는 동안 최문자 내가 시를 쓰고 있는 동안 하나님은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너는 도시보다 더 더러워졌고 나는 슬픈 습관이 생겼다 도시 가생이 조그만 패랭이꽃들 몇 번씩 말라죽었다 살아나고 다시 살아나는 사이 나는 여전히 입 꼭 다물고 소소한 시만 썼다 오늘은 시 말고 흰 꽃 하나를 바라보자 꽃은 얼마간 하얗게 살아있을 것이다 오래 살 것처럼 늘 푸르렀던 꽃가지를 그리며 꺾이면 너처럼 나처럼 살아지는 줄도 모르고 내가 시를 쓰고 있는 동안 내가 할 수 없는 일들이 생겼다 그것들과 이별해 버렸다 나에게 처음 있는 죽음이 생겼다 최문자 시인 서울 출생. 198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사과 사이사이 새』, 『파의 목소리』, 『우리가 훔친 것들이 만발한다』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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