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누구예요?
빛은 일 초에 지구를 일곱 바퀴 반을 돈다고
소리의 속도도 못 쫓아오는 그는 일백 번도 더 돌 수 있지
비행기도 차도 없는 것이 손발도 머리도 없는 것이
빛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다니다니요
과거와 미래로 왔다 갔다 부지런을 뜨는, 가소롭다 못
해 안쓰럽기까지 하지 히말리야 설산의 수염 잡고 알레
스카의 빙판 굴러 미국 유타지방의 돌밭 사이를 지나다
가 엘로스톤의 그랜드 프래스매틱에 발을 담갔다가
남미의 융기된 로라이마에 우뚝 선다 싶으면
어느새 악마의 목구멍*에서 목욕을 즐기는 그
내 곁에 있을 땐 꿈속까지 간섭하는 것은 애교로 봐
도 천국에 안식을 누리는 가족과 친구를 소환하기도 하
고친절히 손 잡고 데려다주는 초능력자 온 천지사방을
누비면서 그도 때로는 피곤한지
컴퓨터 앞에선
곰솥이 다 타도
콕 처박혀 꼼짝도 않는
도대체 당신은 누구입니까?
나 말이요?
멀쑥하게 생긴 생각이란 놈
나 몰랐소?
* 이과수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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